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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토막의 나무를 깎으며 나를 살리는 시간

남머루 작가

오래된 동네의 골목 안 골목, 낡은 집과 집 사이에 복도처럼 난 샛길로 찾아 들어갔다. 허리를 굽혀 낮은 문을 지나 몇 개의 계단을 내려가는 동안 은은한 풋내가 났다. 공간은 담갈색부터 암갈색까지, 켜켜이 쌓인 갈색의 스펙트럼으로 직조되어 있었다. 나무로 만든 것들과 그것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가득했다. 어지럽고도 가지런하게 정렬되어 있는 갈색의 공간. 그곳에서 남머루 작가를 만났다. 한 해의 끝자락이었다. 나무를 깎는 시간 남머루 작가는 나무살림도구를 만들고 나무를 매개로 사람들을 만나는 나무 작업자다. 그가 놀며 쉬며 일하고 만나는 공간인 우드카빙 스튜디오 ‘어제의 나무’가

진짜 나를 만나러 가는 길

여행으로 충전하는 법

글을 의뢰받고 주제를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여행으로 충전하는 법’. 가만, 내가 충전을 위한 여행을 떠난 게 언제였던가. 사업을 시작하고 일로, 출장으로 다닌 곳들은 있었지만, 오롯이 나를 위한 여행을 떠났던 게 전생의 일처럼 까마득했다.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전 인류의 발목을 부여잡기 전, 나는 방랑벽의 화신처럼 이곳저곳을 기웃댔다. 유독 추위를 싫어하는 탓에 겨울이면 계절을 거슬러 여름의 나라에 당도해서야 마음이 놓이곤 했다. 낯선 나라의 공기를 폐 속 깊이 들이마시며 얼마나 황홀했는지 잊고 지낸 것 같아 조금 착잡한 기분이 되었다. 여행을 위해 가방을 꾸리던

눈을 감고 잠시 멈추는 순간

뇌과학이 알려 준 좋은 쉼의 조건

뇌가 진짜 하는 일 강연할 때마다 청중들에게 질문하곤 한다. “뇌는 무슨 일을 할까요?” 그러면 열에 아홉은 ‘생각’이라고 답한다. 그러면 나는 또 이렇게 말한다. “뇌는 생각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랍니다.” 청중들은 잠깐 술렁이다가 이내 ‘뇌가 없는 사람’처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그렇다면 뇌가 진짜 하는 일은 무엇일까? 현대 뇌과학이 발견한 생명, 사람, 삶에 대한 새로운 생각은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우리는 모두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생명이 지속되려면 무엇보다 심장이 잘 뛰어야 하고 숨을 잘 쉬어야 한다. 또 외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