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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이 함께, 꾸물거리며 꿈꾸다 보면

꾸물꾸물문화학교의 관계 맺기

지금 이 순간도 수많은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은 새로운 대상을 ‘발굴’하고 그들을 ‘연구’하여 프로그램 계획에 반영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명시적으로 보면 이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고민하는 예술가, 기획자의 입장에서 ‘대상’을 살피되, 그 ‘대상’을 둘러싼 주변, 환경과 관계 맺는 방식을 탐구하여 그 관점과 결과를 프로그램에 유기적으로 반영하라는 정책적 의도일 테다. 하지만 이러한 가이드라인은 사업계획서 속에 적용될 때 일종의 평면화된 대상에 대한 접근으로 치환되기도 하여 그 모순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설사 처음의 기획 의도는 달랐을지라도, 사업계획서에 ‘교육대상’으로 적시되는 순간, 가령 ‘생애주기별’ 같은 익숙한 정책 슬로건이나 용어가 곁들여져

누구도 외롭지 않은 도시를 위하여

부산문화재단 비전 2030 수립과 지속가능발전목표의 문화적 실천

부끄럽지만 이 지면을 빌어 고백한다. 광역문화재단 입사 8년 차 직원이지만 아직도 문화예술정책에서 자주 회자되는 언어들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지역성, 자생력, 선순환 구조’ 등의 언어는 내가 발 딛고 있는 땅과 삶에서 홀연히 떠 있는 것 같고, 내 직장이 뭐 하는 곳이냐고 묻는 친척들의 질문에 한 번도 속 시원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 이렇다 보니 ‘부산문화재단 비전 2030’ 수립 집필을 담당하면서 가장 큰 고민이 어떻게든 붕 떠 있는 문화예술의 정책 언어들을 시민에게, 아니 적어도 내 동료들에게라도 선명하게 전달되도록 바꿀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