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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교차 속,
비로소 듣고 들리는 것

아트엘 <듣다> 프로젝트

스며들다 ‘듣는다는 게 대체 뭘까?’ 올해로 어느덧 4년 차에 접어든 아트엘의 <듣다> 프로젝트를 리뷰하기에 앞서, ‘듣는다’라는 것의 의미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았다. 듣는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감각 기관, 그중에서도 특히 청각기관을 통한 소리의 알아차림을 뜻한다. 그런데 만약 이 같은 일반적·사전적 의미 밖에서 듣는 행위를 사유해본다면 어떨까. 만약 듣기의 대상이 ‘소리’에 한정되지 않는다면, 만약 듣기의 이유가 ‘의미나 정보의 전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면, 만약 듣기의 방식이 귀를 비롯한 ‘청각기관’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들을 수 있을까. ‘듣기’라는 명사적 상태를 ‘듣는다’는 동사적 행위로 전환할 때에서야

종합에서 대체로, 감각의 새로운 가능성

예술 경험의 장벽을 넘어서

얼마 전에 나는 친구와 삼청동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에 다녀왔다. 나는 미술관에 다니는 건 좋아하지만 정작 작품을 감상하는 법은 잘 모른다. 최준도 아니면서 맘에 드는 작품 앞에서 할 줄 아는 말이 ‘어? 예쁘다’뿐인 나는 친구에게 놀림을 당하기 일쑤였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을 발견했다. 얼룩덜룩한 회색 바닥에 하얀색으로 헤드셋 모양과 QR코드가 있고, 그 위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이라고 적혀 있다. 쪼그려 앉아 사진을 찍고 있는 그림자가 보인다. 이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재난과 치유》(2021) 전시 중 한 작품 아래의 바닥을 찍은 것이다. 직원에게 문의한

각자의 방식으로 음악을 감각하기

배희관밴드 장애인을 위한 음악교실 <비비웨이브랩>

우리는 음악을 어떻게 감각할까. 청각을 통해 들리는 소리로? 오선지에 그려진 음표로? 음악을 처음 배우던 순간은 어땠는지 떠올려보자. 계이름과 악보 보는 법을 먼저 익히기도 하고, 혹은 악기를 다루는 손 모양을 통해 음악을 시작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같은 방법으로 음악을 감각하는 것은 아니다. 종종 그 사실을 망각하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음악을 감각하는 사람에게는 불친절한 방법으로 음악을 안내하기도 한다. 가령, 영화 속에서 음악이 나오는 순간을 떠올려보자. 비장애인은 영상 속에서 음악이 나오는 순간 즉각적으로 알아차리고 느낄 수 있겠지만, 청각장애인에게는 고작 폐쇄자막에 [음악] 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