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소통'

최신기사

삶을 배우고 꿈을 응원하는
전환의 시간

드라마 <나빌레라>가 일깨운 노인 문화예술교육

“할아버지, 무용수가 되기에 너무 늦었다는 거 알고 있죠? 그런데 발레가 왜 하고 싶어요?” 스물세 살의 발레리노 채록은 발레를 배우겠다며 다짜고짜 찾아온 칠순의 노인 덕출이 영 이해되지 않는다. 이 스튜디오에선 오디션을 몰입해 준비해야 하니 문화센터에서 편하게 배우시라 몇 번을 에둘러 거절했는데도 할아버지는 물러섬이 없다. “곱게 늙어야지, 이게 뭐 하는 짓이냐고!” 덕출이 숨겨놓은 발레복을 발견한 아내는 남편의 눈앞에서 발레복을 갈기갈기 찢어버린다. 자식들도 거세게 항의한다. 집에서 TV를 보시고 엄마랑 등산이나 다니시지 왜 남사스럽게 발레냐며 그러다 다치시면 우리가 고생 아니냐며 뜯어말린다. 평생 가족을 위해

미래 문화·예술교육을 향한 대전환

2021년 2월 문화예술교육 정책 동향

1. 「제2차 지역문화진흥시행계획 비교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 발간 (‘21.1.8.)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제2차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20.2.)에 근거하여 수립된 광역시도의 제2차 시행계획의 내용을 파악하고, 기본계획과 시행계획 간의 연관성 분석 및 향후 계획 실행에 필요한 추진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고자 「제2차 지역문화진흥시행계획 비교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특히 2차 기본계획의 자치, 포용, 혁신 관점에서 2차 시행계획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이슈를 분석하고 실행에 필요한 추진체계 마련에 구체적인 방안 제언을 담았다. 연구 범위는 연구 시작 시점에 제출된 16개 광역시도의 2차 시행계획(경북 제외)이며, 그중

온택트에서 예술의 본질을 탐구하다

2021년 문화예술교육을 말하다③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문화예술교육 분야 역시 큰 도전의 시간을 보냈지만, 그와 동시에 근본적인 질문이 이어지고 관점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제 새로운 10년을 만들어갈 2021년을 열며 [아르떼365]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연속 좌담을 통해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변화와 전환을 모색하고 새로운 도전 과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① 아르떼365 편집위원      ② 학교‧사회 예술강사      ③ 교육연수센터 신규 코스워크 개발자 좌담 개요 • 일 시 : 2021년 1월 12일(화) 오후 6시 • 장 소 : 온라인(Zoom) •

일상 속 문화예술교육 경험을 위한 거점의 역할

문화예술교육 전용 시설, 성남 꿈꾸는 예술터를 개관하며

2020년 12월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구)영성여자중학교 자리에 성남 ‘꿈꾸는 예술터’가 지역 거점형으로 개관했다. 문화예술교육 전용시설 지원사업으로 2019년 전주 팔복예술공장에 꿈꾸는 예술터 ‘팔복야호예술놀이터’가 문을 연 이후 두 번째로 개관하는 성남 꿈꾸는 예술터는 생활 SOC 사업의 일환으로 성남 지역 내 유휴 공간을 문화예술교육 전용시설로 조성하여 지역민에게 창의융합형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기존 학교 공간을 융합형 콘텐츠 개발을 위한 생태계 구축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지역 예술교육의 새로운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이 글은 성남 꿈꾸는 예술터 개관과 함께 학교, 지역사회,

멈춤, 전환,
전혀 새로운 시대를 향하여

2020-2021 문화예술교육 결산과 전망①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계절이다. 올해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사상 초유의 팬데믹 사태가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고, 문화예술(교육) 분야 역시 큰 위기와 도전에 맞닥뜨렸다. 코로나19 뿐 아니라 올해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 주목했던 이슈는 무엇이 있을까? 또한 다가오는 2021년을 준비하며 고민을 나눠야 할 주제와 과제는 무엇일까? 2020년을 마무리하며 그동안 편집위원으로, 필자로, 인터뷰이로 [아르떼365]가 만났던 전문가들과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하고 변화에 대응하며 최선을 다했던 한해를 되짚고 새해를 전망해보았다.   ① 2020년 이슈와 평가  ② 2021년 도전 과제 연결되고

‘우리’를 도모하는 오늘의 방식

이모저모 도모소 〈슬로우슬로우 탭탭-지팡이 탭댄스〉

“일정 시대”에도, “6.25 사변”에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100세 인생 시대에 머지않아 그 높다란 산등성이의 9부 능선에 도달할 필자의 조모는 요즘 들어 자주 “징역 같은” 매일에 대해 수화기 너머로 토로한다.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 격상이 곧 일상의 기준을 시시각각 정립하는 과정 속에서, 조모는 직접 대면에 대한 거리낌을 상쇄하고자 얼마 전 오랫동안 써오던 2G 폴더폰을 고화질의 영상통화가 가능한 스마트폰으로 바꿨다. 덕분에 울퉁불퉁하게 솟은 곳들을 눌러야만 누군가에게 가닿을 수 있던 감각을 매끈한 평면 위에 놓인 불분명한 경계의 터치감으로 전환하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

더 깊어지고 진해지는 감정의 교류

마당극패 우금치의 비대면 시대 생존기

명칭의 힘이었을까? 무거운 이름값은 그들이 섣불리 후퇴하지 않고 끝까지 ‘항전’하게 했는지도 모른다. ‘우금치’, 우리나라 연극, 마당극 계의 결코 작은 이름이 아니다. ‘우금치’는 공주에서 부여를 넘어가는 고개 이름으로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농민군과 친일 관군이 최대 격전을 벌인 역사적인 곳이다. 마지막까지 항전하다 죽었던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이어받아 민족문화로 꽃을 피우자는 그 사명과 가치는 마당극패 ‘우금치’를 여전히 충청도에 묶어두고 있는지도 몰랐다. 30년, 적지 않은 세월이다.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끼기’ 딱 좋은 시간이다. 서울의 ‘자장’이 예술판에도 강력하게 작동되었을 테고, 문화예술의 불모지인 지역에서 무언가를 일군다는 것은

품어서 하나의 숲을 만들 듯,
공생하는 예술

박李창식 문화살롱 공 대표

박李창식은 터와 사람을 만나는 퍼포머(Performer)다. 그의 몸과 일련의 예술 활동은 이런저런 연기적 조건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향해 열려있는 ‘공(空)’과 같아 어느 하나로 고정되지 않은 잠재성이기도 하다. 그는 마치 예술을 통해 무주상보시(無主相布施)를 실천하듯 공동체 안에 이미 내재된 가치와 사랑을 발견하려 애쓰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힘들어도 힘들지 않은 사람이다. 왜냐하면 지난한 예술의 여정에서 마주한 사람들의 삶, 가는 곳곳 구구절절한 터의 역사, 그 자체가 커다란 선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외부인이자 내부인으로 공동체와 뒤섞여 조금 더 나은 삶을 꿈꾸었고 애씀과 실천을 통해 변화를 경험했다. 순례하듯

끊어진 맥락을 찾아 다시 처음으로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영화 (Nostalghia, 1983) 끝부분에는 주인공 고르차코프의 촛불의식이 나온다. 8분 30초 동안 이어지는 이 무의미해 보이는 롱테이크 장면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은유와 상징이 가득한 이 장면을 지금 우리의 문화예술교육 맥락에서 다시 떠올려본다. 우리는 무엇으로 어떻게, 어디에서 언제 다시 시작해야 할까. 『스스로 서서 서로를 살리는 교육』(현병호, 민들레, 2020) 『청소년을 위한 철학교실』(알베르 자카르, 동문선, 1999) 교육은 만남, 소통, 사건이다 교육은 곧 만남이다. 교육의 장에서 학생과 교사, 부모는 만난다. 서로 알게 되고 존중하면서 함께 자란다. 눈빛을 교환하고 표정을 살피면서 몸짓과 말에서 드러난

지금 바로 그 곳에서,
새로운 싹 틔우기

제5회 국제예술교육실천가대회(ITAC5) 프리뷰

오는 9월 14일(월)부터 제5회 국제예술교육실천가대회(The 5th International Teaching Artist Conference, ITAC5, 아이택5)가 열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나라별 이동은 고사하고 지역 내 만남도 조심스러운 지금,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열리는 ITAC5는 디지털 컨퍼런스로 전면 전환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시공간의 물리적 제약이 허물어지게 되면서 장거리를 이동하지 않아도 전 세계에서 모이는 예술교육자들과 밀접한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ITAC5는 세심하고 촘촘한 기획 과정을 거쳤다. ITAC5의 중심 프로그램인 19개국 64명 발제자가 참여하는 60여

포용, 화해, 공존을 위한,
현실을 대면하는 힘을 찾아서

ITAC5 사전프로젝트 <추후공지: 지연된 현실>

2020년의 ‘뉴노멀(New Normal)’은 동의와 예견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시작되었다. 전혀 익숙해질 것 같지 않은 괴이쩍은 새 일상에 적응했다 싶은 순간, 일상의 안도와 방심을 등에 업고, 이 질병은 우리 사이의 가장 느슨하고 취약한 곳을 파고 찌른다. 그 술래잡기에서 지친 사람들은 일상의 결핍을 위로받고 싶어 하고, 멈춤과 격리의 시간에도 창의적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예술가들 역시 현실을 마주하는 법을 자습(自習) 중이나, 무용이나 연극 같은 공연예술의 타격감은 더욱 깊다. 멈춤과 재개, 지연과 취소, 예정과 추후 통지, 통보와 권고사항이라는 롤러코스터를 매일 탄다. 무력감과 언러닝 사이, 연대와

지금 여기, 건강한 욕망의 조화를 위하여

조미자 진접문화의집 관장

생활문화와 문화예술교육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쉽게 구분이 안 된다고 투덜거리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사실은, ‘생활문화’라는 개념이 정책에서 전면화되면서 생기는 혼란이 상당하다. 자칫 생활문화가 동아리와 집단성만을 강조하는 것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 공동체의 결속을 이끌어내면서도 개인을 지우지 않는 강력한 모델이 있다. 얼핏 모순되는 말처럼 느껴지지만, 조미자 관장과 진접문화의집이 오랫동안 견지하고 지켜온 태도다. 진접문화의집을 전국구 스타로 만든 ‘나와유’ 축제에서 보여준, 부침개 한 장을 나누는 과정에서 개인의 선택과 움직일 공간을 보장하면서도 커뮤니티의 조화를 잊지 않는 균형감각은 생활문화와 문화예술교육을 업으로 삼는 이들에게 두루 탐구대상이 될만하다.

자연과 이웃을 생각하는 도시의 삶

도시 생태계에서 함께 살기

갑자기 찾아온 ‘거리 두기’의 삶은 생태계의 보전과 공동체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다. 한편, 2018년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후로 ‘여가(餘暇)’를 바라보는 관점과 즐기는 방법도 점점 달라지고 있다. ‘일과 일 사이의 휴식 시간’에 지나지 않았던 과거 여가 생활과 달리 오늘날의 사람들은 ‘삶의 시간’을 회복하는 것에 집중했다. 소비 중심이 아닌 가치 중심으로서의 여가 활동으로 도시에서 사람과 자연, 동물이 함께 공존하기 위한 변화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지속가능한 지구의 삶을 위해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세계시민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아프다는 것, 그리고 돌본다는 것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동물들 가운데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앓고 지낸다. 우리가 수많은 병에 걸리지만 일정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 ‘덕분’이다. 그리고 점점 늘어나는 수명 때문이다. 문명이 고도화되고 과학이 발달할수록 신체의 괴로움을 견디어야 하는 시기가 길어진다. 그만큼 병원에 몸을 맡겨야 하는 상황에 자주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의료진은 환자의 치료에 최선을 다한다. 전문적인 지식과 기법 그리고 첨단 장비도 동원된다. 그런데 그 시스템은 우리의 건강을 제대로 보살펴주고 있는가. 『아픈 몸을 살다』(아서 프랭크, 봄날의책, 2017)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김영옥, 메이, 이지은, 전희경,

자연 속에서 사색하며 예술 누리기

도시를 벗어난 문화예술공간

최근 아웃도어 매출이 크게 오를 정도로 등산과 캠핑이 인기를 얻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실내 활동과 모임을 자제하면서 인적이 드문 자연으로 향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등산과 캠핑 이외에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다른 활동은 없을까?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에 자리 잡은 서점, 미술관, 박물관 등 문화예술 공간을 소개해본다. 전원 속에서 즐기는 책방 스테이 경기도 양평 용문산으로 가는 길목, 자가용 없이는 가기 어려운 전원주택 단지 속에 한 서점이 있다. 누가 이곳까지 책을 사러 올까 싶지만, 예약제로 운영하는 책방은 8월까지 이용 예약이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
순환과 연결을 위하여

생태예술네트워크 ‘조율’

근대적 사상의 근간이 되어온 것은 인간중심의 이분법적 사고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인간과 비인간을 나누는 이분법적 잣대로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복잡성과 위기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의 지구적 전염병 확산도 그 예가 될 것이다.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성찰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중 하나로 주목받는 것이 행위자-연결망 이론(Actor-Network Theory)이다. 인간과 비인간은 끊임없이 관계를 맺어 왔고, 그 이질적 연결망 속에서 삶을 영위하고 역사와 문화를 이어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질적 연결망 속에서 각 개체의 지속적인 상호공존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어느 하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