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나무, 돌에 사람의 온기를 더해
너른 돌 위에 단단한 소나무로 몸을 바로 세웠어.
양팔을 곧게 뻗어 뜨거운 불을 견뎌낸 흙 기와를 올렸지.
까만 머리 위론 파란 하늘이 얹혀졌어.
그리고 사람의 온기가 더해지자 비로소 한옥이 되었다고.
2016 문화예술 명예교사 ‘특별한 하루’는

명예교사로 위촉된 문화예술계 저명인사와 시민이 만나 함께 이야기하며 문화예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경험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문화예술 명예교사의 특별하고 독특한 창조성을 더 가까이에서 깊고 생생한 감동으로 만나게 된다. 그중 전통특화 프로그램은 우리 문화의 정체성, 전통문화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준비했다.

<한옥 스테이, 도심 속 한옥에서의 특별한 하루>는

서울 도심 한복판,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하룻밤 머물면서 명예교사와 함께 전통문화와 예술을 체험해보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첫날밤에는 최상일 명예교사(민요해설사, 전 MBC PD)와 함께 민요 이야기도 듣고 직접 노래를 지어 불러보는 <재미있는 토속민요 이야기>가 열렸다. 밤이 무르익자 마당에서 옥수수와 감자도 쪄먹고 가래떡도 구워 먹으며 다른 가족과 교류하는 시간도 가졌다.
둘째 날 아침에는 조인숙 명예교사(건축사사무소 다리건축 대표)와 함께하는 <한옥 이야기Ⅱ-남산골 한옥마을>로 남산골 한옥마을을 구석구석 둘러보며 한옥의 깊은 멋을 느껴보았다. 급격한 땅값 상승, 도시개발 등 저마다의 이유로 헐려 나갈 위기에 처했던 전통가옥을 1998년 남산골 한옥마을을 조성하면서 이곳으로 옮겨 짓거나(김춘영 가옥, 이승업 가옥, 민씨 가옥, 윤택영 재실) 복원하여(옥인동 윤씨 가옥) 보존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옥마을을 둘러보면서, 하늘과 땅을 잡고, 흙, 나무, 돌을 기본 재료로, 오랫동안 전해오는 기법에 따라 짓는 한옥의 요소를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아이들은 조인숙 명예교사가 준비한 깜짝 퀴즈를 맞히려고 안채, 사랑채, 문간, 담, 서까래, 대청, 누마루, 추녀, 처마 등 낯선 용어에도 눈을 반짝이며 귀 기울였다. 마지막으로 직접 그림을 그리면서 한옥이 가진 합리적인 구조와 아름다운 선을 표현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3학년 이승우 군 아빠는 “숙박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불편할 수 있다고 했는데, 오히려 정말 편안하게 하룻밤을 보냈다. 다른 가족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4학년, 6학년 두 자녀와 함께 왔다는 윤희영 씨는 “워낙 한옥을 좋아해서 가족들과 이런 곳에 자주 온다. 그렇지만 한옥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명예교사의 깊이 있는 설명을 들으며 살펴보는 경험을 하니 정말 특별한 하루가 된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오늘 참가한 가족들이 “남산골 한옥마을 개장 이래 이곳에서 잠을 잔 첫 손님”이라는 조인숙 명예교사의 말씀에 다들 큰 선물이라도 받은 듯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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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명예교사 ‘특별한 하루’ http://arteday.tistory.com/

조숙경
조숙경
글쓰기와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며, 따뜻한 마음과 생각이 담긴 그림책을 만들고 싶어 한다.
<오뚝이는 내 친구> <돌아와 악어새> <북극곰이 곰곰이> <한나도 우리 가족이에요> <야옹이 어디간다> <그날 무슨 일이 있던 걸까> <배탈 난 호주머니> <쑥쑥요가> 등의 그림책을 출간했다.
sasa5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