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안에서 하나 되다

 

‘꽃 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한 소절의 박자도 놓치지 않기 위해 온 몸으로 율동을 보이는 이승옥 강사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는 2012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행사 중 노인복지관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앙코르, 내 청춘’, 그 특별한 무대를 위해 한창 리허설 중이었다. ‘앙코르 내 청춘’은 삶 속에서 문화예술을 즐기는 현장을 ‘게릴라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하는 무대다. 인근 주민들이, 지역 노인들의 합창과 연주를 감상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더불어 이런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건강한 몸과 마음을 보여주는 노인들 또한 자신감 상승의 만족감을 얻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음악’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행복이라는 교집합을 만들고 있는 이들을 지켜보노라면 잔잔한 감동이 느껴진다. 연주하는 음악은 단순한 트로트 멜로디에 불과할지 몰라도 그 어떤 ‘복잡하고, 수준 높은 음악’보다 위대하게 다가온다.

 

 

‘앙코르 내 청춘’ 프로그램의 취지와 의미

 

“어르신들의 연주가 차별화 된 것이 있다면 이들의 지나온 삶에 대한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긴다는 것입니다. 음악이나 표현이 흥겨워 때리고, 두드리고,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깊은 세월의 의미가 함께 하기 때문에 훨씬 감동스러운 거죠. 즉 음악 안에 자신의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요를 연주해도, 트로트를 연주해도 그들이 연주하는 음악의 가사들은 때론, 자신들이 삶을 통해 경험했던 것이기 때문에 깊이가 느껴지는 거죠. 이런 음악을 젊은 사람들에게 들려준다면 그들은 인생의 희노애락의 순간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승옥 강사는 ‘부모님으로부터 ‘음악’과 ‘가르침’이라는 두 가지 재능을 받은 것 같다’며 ‘그 재능을 살려 마치 놀이처럼 누구나 쉽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음악 수업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때문에 수업을 듣는 이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동요, 세계민요, 합창곡 등을 탐색하고 편곡을 하기도 한다.
약 2년간 수업을 진행하며 얻은 경험으로 미루어 연주를 하며 거동이 가능한 타악기, 핸드벨 등을 다루기 때문에 거리를 무대로 충분히 연주가 가능하다고 판단, 공연의 방법을 구상하고 본격적으로 연습을 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약 한 달 정도.

 

 

함께 나누고 즐길 때 감동은 배가 된다.

 

“어르신들은 처음에 악기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지시죠. 재미있는 악기를 하고 싶은 마음에 은근히 악기에 대한 경쟁 심리도 발동하는 것 같고요(웃음).”
사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승옥 강사 또한 마찬가지다. 디테일하게 설명을 해도 제자리걸음인 노인들이 있는가 하면, 시작부터 겁을 내고 포기하는 분들도 있었다. 그때마다 그는 ‘그런 분들에게는 다그치기 보다는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먼저’라고 한다.
자신의 재능을 통해 이웃과, 노인에게 삶의 즐거움을 나누고 있는 이승옥 강사를 보며 점차 노인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문화예술교육은 분명 또 다른 등불이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음악 안에서 많은 이들과 함께 어우러질 때, 그 음악이 가진 의미와 감동이 배가된다는 사실을 이승옥 강사는 이미 알고 있었다.

 

글_ 허소민 서울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