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관점에서 본 예술교육의 중요성과 가치평가 

경제발전과 교육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대회 2일차 분과회의로 개최된 워크숍 ‘경제와 예술교육’에서는 좌장 리트바 미첼(Ritva Mitchell)의 진행으로 경제학자인 동덕여대 최병서 교수와 서울디지털대 김용주 교수 순으로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으로서의 예술교육과 창의력, 문화예술교육의 비시장 가치에 대한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토의는 경제학자와 예술인들의 팽팽한 시각 차이를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미국에서 불거진 금융위기가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면서 경기침체라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는 문화와 예술을 통한 위기 극복이라는 주제로 활발한 대화를 전개하는 중이다. 예술교육은 특히 지식기반 산업이 주를 이루는 현대사회에서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예술에서 비롯된 창의력, 현대 경제의 매우 중요한 역할

 

최병서 교수는 “최근 경제학자들은 예술 및 예술교육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문화예술이 경제발전에 중대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이는 문화예술 활동들이 이전보다 더욱 많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를 뜻한다고 밝혔다.

20세기가 제조산업(Manufacturing Industry) 중심으로 남성적인 힘이 중요한 사회였다면 21세기는 문화산업(Cultural Industry) 중심으로 여성적인 감수성이 중요한 사회로 변모했고, 최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의 품질이 표준화된 현대사회의 소비자들은 패셔너블한 제품을 선호하며 품질보다는 디자인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세련된 감수성과 창조적 아이디어가 더욱 중시되고 있다는 설명했다.

특히 IT와 지식 기반 산업은 더욱 혁신적인 사고방식과 상식을 깨는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며 혁신을 통해 급속한 성장을 이룬 구글을 훌륭한 사례로 소개했다. 또 모차르트와 고갱, 빌 게이츠를 예로 들며 문화예술에 대한 부가가치 창출에 대해 설명했다.

“예술에서 비롯된 창의력은 현대 경제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제 우리는 창의력과 자유로운 사고의 잠재력을 비옥하게 하는 예술교육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예술적 감각과 상상력 개발을 위한 예술교육에 투자로 축적된 인적자원은 창의력의 원천이 될 수 있으며 전체 경제의 생산성을 높여준다”고 주장했다.

예술교육과 경제와의 메커니즘을 연구할 때 창의력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측정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이것을 어떻게 경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라고 전했다. 측 창의성 같은 인덱스 같은 것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산업사회에서 국가의 경제력이 국민총생산(GNP)이 결정했다면, 정보화사회에서는 국민문화총생산(NCP, National cultural productivity)이나 창의성 지수(CI, Creative Index)가 경제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예술교육 중심의 공공 정책은 한 국가의 경제적 발전을 위한 훌륭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저평가된 문화예술 가치 재조명 위한 경제적 관점에서의 연구 필요

 

김용주 교수는 최근 새로운 예술과 문화교육을 평가하는 지표 개발을 통해 저평가되고 있는 문화예술에 대한 가치를 재조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가치는 경제적 가치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치를 뜻한다. 반면, 눈에 보이지 않아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것은 비경제적 가치를 뜻하는데 문화예술가치가 여기에 해당한다. 실제는 비경제적 가치가 경제적 가치보다 훨씬 더 크지만 가치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은 탓에 문화예술교육 가치가 저평가되었다는 것이다.

“발리에 여행을 간다고 하면 여행가는 가치 외에 발리에서 쉴 때의 즐거움이 있다. 발리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얼마의 비용을 갔느냐에 따라서 시장경제를 추정할 수 있지만 거기서 휴양을 하면서 얻은 즐거움은 가치평가가 이루어지 못해 경제적 가치가 저평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가치평가가 이루어져 단기간의 이익이 보장되는 경제사업에는 엄청난 금액을 투입하면서,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문화예술사업의 비용을 투자하지 못하는 것은 문화예술교육의 가치평가에 대한 연구결과가 적은 이유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문화예술교육은 어떤 경제적 가치가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한 평가방법을 위해 두 가지 대안 중 한 가지를 선택하는 연구방법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드라마 교육의 경우 사교육인지, 공교육인지, 퀄리티가 좋은지, 낮은 지, 1주일에 몇 시간의 교육이 이루어지는지, 요금의 차이가 있을 때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에 대해 측정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실제적으로 시장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라 거짓으로 답변할 우려가 있고, 여러 가지 바이어스에 노출될 수 있다는 단점이 지적되지만 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연구방법이라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경제적 이익은 측정하지 않으면 모르기 마련이다. 이렇게 문화예술교육의 경제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저평가되고 있는 경제적 가치를 끌어올림으로써 정부의 예산을 문화예술교육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논리와 문화예술의 내재적 가치에 대한 팽팽한 이견

 

두 발제자의 발표가 끝나고 종합토론 시간에는 문화예술교육을 경제적 가치로 평가해야 한다는 경제학자의 관점과 정량할 수 없는 창의력까지도 측정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는 문화예술인의 관점이 맞부딪치며 팽팽한 논쟁이 펼쳐졌다.

예술가로서 사회에 끼치는 영향, 예술활동을 하면서 갖는 즐거움, 예술을 가르치면서 받게 되는 비용 등을 측정하는 방법과 관련해 상당히 오랜 시간 담론이 이어지자 사회를 맡은 리트바 미첼은 측정하지 못하는 것에서는 보완 방법을 찾아보고, 측정도구가 없어서 계량이 어려울 경우에는 정부 입안 담당자와 대화의 방법으로 설득하는 방안을 찾아보자며 토의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