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언제까지 성장하는 걸까?
소아•청소년기 뇌 발달의 특성

 

우리는 대체로 20세를 전후해 성장이 멈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보통 사춘기 때 급격히 자라다가 20세쯤부터 거의 자라지 않는데, 많은 의사들은 키 크는 비법이 사춘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말하며 그 시기를 건강하게 보내기를 강조한다.
그렇다면 ‘뇌’는 언제까지 성장하는 걸까? 언제 가장 많이 발달하는 걸까? 보통 뇌 발달은 임신기 1단계, 0-3세 시기 2단계, 10-13세 시기 3단계를 거치며 성장한다. 10대의 뇌에 대해 연구된 것에서 가장 놀랄만한 사실은 뇌가 매우 유연하다는 것이다. 10대의 뇌는 이미 다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아직도 변화하는 중이라고 한다. 뇌 발달 3단계인 10-13세 시기에는 뇌 회로의 효율적 구조화를 위해 불필요한 시냅스를 이차적으로 제거한다. 즉, 생애 초기 발달과정에서 뇌의 일부분이 혹시 잘못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아동•청소년기에 재구성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뇌 발달의 완성 시기 이전, 특히 10-13세 시기에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뇌의 다양한 부위를 자극하면 고른 뇌 발달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뇌 과학, 신경심리학, 사회과학적 방법론 통합
문화예술교육의 효과 분석을 위한 융합적 접근 시도

 

이러한 기대 아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서울대학교병원(소아청소년정신과 김붕년 교수 연구팀)은 문화예술교육 전후의 인지기능 및 뇌 구조적, 뇌 기능적 변화를 측정하는 연구가 국내외적으로 아직 미비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문화예술교육의 효과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연구를 기획하기 시작하였다. 2013년 추진된 〈융합적 접근을 통한 문화예술교육 효과분석 연구〉는 문화예술교육이 뇌가 유연하게 발달하는 아동‧청소년기에 행동의 변화뿐 아닌 근본적인 뇌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시작된 연구 사업이다. 이 연구는 뇌 과학적, 신경심리학적, 사회과학적 방법론을 통합한 융합적 접근을 통하여 기존의 설문조사 및 행동관찰 정도의 효과성 연구가 갖는 한계점을 보완하고, 문화예술교육의 효과에 대한 뇌 생물학적 기반을 밝히고자 시도되었다.

 

〈2013 융합적 접근을 통한 문화예술교육 효과분석 연구〉는 음악(뮤지컬), 미술, 무용 등의 통합적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아동 중 부모님과 본인의 동의를 받은 만 11세 전후의 30명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 시행 전과 후의 임상척도 및 신경심리학적, 뇌 영상학적(fMRI)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영역에서의 문화예술교육 효과를 측정하였다.

 

연구를 통해 보는 문화예술교육 효과성 영역

〈연구를 통해 보는 문화예술교육 효과성 영역〉

 

각 영역별로 정량적 효과를 분석한 결과 사회성, 정서, 인지 등의 분야에서 문화예술교육 실시 전후의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무엇보다 문화예술교육이 아동의 우울감을 감소시키는 것에 특히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정서적 영역의 아동우울척도가 실시 전 20.58점에서 실시 후 9.50점으로 평균 11점이나 감소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사회성, 인지적 기능의 향상도 확인이 가능했으며 행동평가척도를 통해 주의력, 반항행동 등을 호전시키는데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 문화예술교육이 내재적(정서, 인지 등) 문제뿐 아니라 외현적(비행, 공격성 등) 문제 감소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영역 측정도구 사전 사후
사회성 사회기술향상체계-평정척도 134.96 145.07*
공감능력 척도 90.81 94.27
정서 아동우울척도(CDI) 20.58 9.50*

인지

인지적 충동성(오경보 오류) 61.79 56.38*
시작주의력: 집중력 결핍정도 63.17 56.38*

행동

행동장애척도(DBDS) 4.44 3.48*
반항행동 5.00 3.89*

문화예술교육, 특정 뇌 영역 발달에 직접적 효과 있어

 

또한 아동들의 뇌 변화를 측정해본 결과, 문화예술교육이 아동의 생각이나 행동뿐 아니라 특정 뇌 영역의 발달에 직접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분석 결과 문화예술교육은 뇌 기능이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며 또한 기억력과 판단력, 공감 등과 관련된 뇌 백질의 MD값이 감소함으로써 기억력, 판단력, 공감 및 정서의 향상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문화예술교육이 특정 뇌 부위 발달을 증진시켜 해당 영역의 뇌 기능을 촉진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참여자의 문화예술교육 이후 뇌 피질 두께의 변화
참여자의 문화예술교육 이후 값의 변화

① 참여자의 문화예술교육 이후 뇌 피질 두께
(Cortical thickness, CT)의 변화
② 참여자의 문화예술교육 이후
mean diffusity(MD)값의 변화

 

※ 왼쪽 그림에서 빨강-노랑 영역이 문화예술교육 이후 증가된 뇌 영역임. 정상적으로 뇌 피질은 태어나면서 청소년 시기까지 그 두께가 증가한 후 다시 서서히 감소되는데 뇌 피질 두께가 아동 청소년 시기에 비정상적으로 감소되어 있으면 해당 영역의 뇌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함.
※ 뇌 백질의 MD값의 감소는 백질의 연결성이 촘촘해진다는 것으로, 신경세포 간의 의사소통이 활발해짐을 의미함. 오른쪽 그림의 파란색 영역이 문화예술교육 이후 MD값이 유의미하게 감소된 뇌 부위임.

 

 

중요한 것은 문화예술교육을 받은 아동들의 뇌의 변화와 심리적‧행동적 변화를 측정한 정량적 효과성 간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즉,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뇌의 변화에 따라 심리정서 및 행동상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아래 그래프는 뇌의 변화와 인지기능, 비행행동 간의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표01
표02

③ : 문화예술교육이 이 부위의 뇌피질 성숙과 발달을 가져오며, 이러한 변화가 교육 후 인지적 충동성의 감소와 관련됨을 의미 ④ : 문화예술교육이 측두두정영역의뇌백질 연결성을 증가시키며, 이러한 변화가 교육 후 비행행동 감소와 관련됨을 의미
피질두께(Corticla thickness)의 증가와 인지기능 향상간의 상관관계 MD의 감소(=뇌연결성 증가)와 비행점수 감소 간에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

 

본 연구는 연구에 참여한 아동 수가 적고 통제집단과의 비교분석을 실시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지니고 있다. 향후 충분한 수의 참여자를 통해 연구를 보다 심층적이고 안정적으로 설계하여 연구 결과의 정확한 객관성과 타당성을 확장해 나가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과학적 접근을 통해서도 확인된 문화예술교육의 효과
더 많은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기를

 

삶의 변화를 이끄는 문화예술교육 현장들이 우리 주변에서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실제 수업에서 일어나는 참여자들의 놀라운 변화는 문화예술교육이 지속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도 하다. 본 연구는 이미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는 문화예술교육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과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연구 결과는 뇌 발달이 진행 중인 아동‧청소년에게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연구를 통해 살펴본 문화예술교육의 놀라운 효과.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나기 위해 어떻게 이끌어줘야 하는지, 본 연구가 그 해답을 찾아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자료  
서울대학교병원. “2013 융합적 접근을 통한 문화예술교육 효과분석 연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글_ 정책연구팀 박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