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바우쉬 두려움에 맞선 춤사위

이 책은 피나바우쉬가 죽기 전인 2005년, 유럽의 저명한 무용평론가 요헨슈미트가 쓴 책이다. 그가 묘사한 피나바우쉬를 읽으면서 진정한 예술 리더십이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독일 한구석의 소도시 부버탈이 임대해 준 초라한 소극장을 일약 현대무용의 중심지로 만든 피나바우쉬. 모든 무용수가 ‘피나 없이는 못 살아요.’라고 고백하게 한 주인공.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 피나를 체험하는 것 자체로 당신은 피나와 사랑에 빠지고 미움에 사로잡히게 된다.’고 이 책은 적고 있다. 개인적인 체험이야말로 피나바우쉬의 위대함을 알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의미다.

 

예술을 매체로 자신의 내연을 외연으로 확대해 보여 주고자 했던 아티스트. 그들은 누군가에게 나를 온전히 체험하게 하는 일에 골몰한다. 이 작업은 그 과정에서 동반되는 ‘환희의 수위’가 중요하다. 피나바우쉬는 이 작업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끌어 간 현대무용의 재창조자였다고 작가는 고백하고 있다.

 

개인적인 체험을 보편성의 범주에 포함하는 작업에 그녀는 익숙했다. 즉, 내가 느낀 것을 다른 사람이 철저히 공유하도록 표현할 수 있다면 그 역시 보편성을 획득하게 된다고 믿었다. 따라서 이 작업에 동원 되는 수단과 방법의 제한은 없어야 했다. 그녀가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무용으로 통합했다는 평가는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이런 그녀의 지향점은 문화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어 나누는 일에 집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이 책이 읽기 버거운 사람은 최근 빔 벤더스의 다큐멘터리 <피나>를 보는 것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