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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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낯설고도 아름다운 미장센

오늘부터 그린㉔ 그림책에 담는 환경 이야기

나는 왜 환경문제를 그림책으로 계속 이야기하고 있을까? 어느 날 문득 스스로 질문을 던져 보다가 과거를 되짚어 보았다. 어릴 적 살던 지리산은 울타리 없는 놀이동산이었다. 시간마다 계절마다 풍성한 자연이 만든 놀잇감들로 지루할 틈 없는 시절이었다. 그 자연 속에서 놀면서 관찰하고 형상화하고 감정이입을 하곤 했다. 신기하게도 자연스럽게 자연 안에 패턴이 보였다. 이것과 저것이 닮았고 어떤 것은 전혀 다른 것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자리 곳곳에서 제 할 일을 다 하는 것이 보였다. 극한의 심심함을 느끼다 보면 자연스레 관찰에 깊이를 느끼게 된다. 자연 곳곳을 자세히

‘요나’는 고래일까, 우리일까?

오늘부터 그린⑫ 지구와 다름없는 나를 위하여

아마도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언저리였을터다. 공연장에서 마주한 동료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안톤 체홉도, 셰익스피어도 훌륭해. 그러나 나는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땅에 대한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어. 창작하는 사람으로서 이제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더러는 끄덕였고 더러는 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리고 몇몇은 “당연해!”라며 손을 맞잡았다. 그렇게 ‘콜렉티브 지구숨숨’이 탄생했다. 그림 없는 그림책 <요나이야기> 프로그램에 참여해 어린이 작가들이 만든 작품 나와 고래, 그리고 요나 나의 스쿠버 다이빙은 순전히 고래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다이빙 용어로 50깡(50번)의 다이빙을 했지만 (아직도

폭풍우가 오기 전에, 함께 탈 배를 짓자

오늘부터 그린③ 짓다

두 개의 섬 아이슬란드 작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은 『시간과 물에 대하여』 서문에서 ‘기후변화’라는 단어가 대다수 사람에게는 “백색잡음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인간의 인지를 뛰어넘는 거대한 문제 앞에서 우리는 생각보다 그 안의 많은 소리를 부정하거나 넘겨짚고 있을 수 있다. 우리는 대부분 해수면이 얼마나 상승했는지, 멸종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알지 못하고 매일을 살기 위해 애쓴다. 『그림자의 섬』에 등장하는 테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도 아마 그랬을 것이다. 기나긴 악몽 끝에 왈라비 박사를 찾아간 그는 이런 결론에 마주한다. “당신, 테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 씨는……멸종되었습니다.” – 다비드 칼리, 『그림자의 섬』 중 다비드 칼리와

반 걸음 앞에서, 묻고 발견하고 보태기

김성미 예술강사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그동안 겪어보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뜻밖의 쉼 속에서 삶의 시선을 고쳐볼 시간이 주어지기도 했고, 늘 대기하거나 대안을 궁리해야 하는 번거로움 속에서 그동안 일상적으로 대해왔던 일이나 감각의 소중함을 상기하기도 한다. 대부분 영역에서와 마찬가지로 만나는 것이 핵심이었던 문화예술교육 현장도 좌충우돌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팬데믹 시기를 통과하기 위한 지원사업이나 정책은 요란해 보였지만 결국 온라인과 소규모, 연구로 집약되었던 것 같다. 그 느슨한 방향성은 결국 어떻게 만나고 방법을 찾을 것인가의 물음을 현장에 돌리는 일에 다름 아닌 것 같다. 코로나에 대한

누군가 알아보고 말 걸어준다면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아고, 예뻐라! 어디서 이렇게 예쁜 사람이 왔쪄?” 호수공원 벤치에 앉아있는 어르신들은 만개한 벚꽃을 볼 때보다 더 감탄한다. 세상에 온 지 2년 채 안 됐을 것 같은 아이는 어르신들의 찬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 그러고 나서는 머리만 까딱 움직여서 나름의 작별인사를 한다. 바람결에 실려 아이보다 먼저 다른 벤치에 도착하는 달짝시큼한 냄새. “아이고야, 너무 예쁜 똥강아지네!” 일행 없이 혼자 앉아있던 어르신은 박수까지 치며 환하게 웃는다. 아이는 팔을 벌린 어르신에게 보들보들한 몸을 잠깐 맡겼다가 뺀다. ‘빠빠이’를 하고 자박자박 걸어가는 아이는 사람을 발견할 때마다

[경남 센터] 2019년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 ‘고마운 내 인생, 쓸만한교’ 참가자 모집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경남정보사회연구소는 50+ 세대가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쉽게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생애주기에 맞춘 문화예술 체험을 통해 삶이 예술로 행복해지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2019년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 ‘고마운 내 인생, 쓸만한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지난 2018년에 이어 ‘season 2’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50~64세 직장인 및 은퇴자를 대상으로 디제잉, 그림책 제작, 놀이, 밴드 활동 등 총 4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방송인 김혜란이 강사로 참여하는 ‘오늘부터 삶을 디제잉하다(경남정보사회연구소)’부터 조각 및 작곡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나의 발견, 그림책으로 엮다(중앙평생학습센터)’, ‘50플러스 밴드놀이 숲에서 시를 만나다(사림평생학습센터)’까지, 각

[제주 센터] 2018 문화예술교육 활동가 양성 심화과정 연수 참가자 모집

제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는 문화예술교육 활동가(기획자, 교육강사 등)를 대상으로 ‘2018 문화예술교육 활동가 양성 심화과정’ 연수 참가자를 모집한다. 참가 대상은 문화예술교육 현장 경험 3년 이상의 경력자이며, 20명 내외로 모집한다. 이번 연수는 유아 문화예술교육 실현을 위한 ‘그림책’ 장르 탐구를 통해 미적체험 교육요소와 창의적 교육방법에 접근한 심화과정으로 구성된다. 11월 29일(목), 30일(금) 양일간 예술공간 이아에서 전액 무료로 진행된다. 전일 참가를 원칙으로 하며, 연수 80%(10시간) 이상 수강자에 한해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명의 이수증을 발급한다. 모집 기간은 11월 23일(금)까지이며, 제주문화예술재단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선정 결과는 11월 26일(월) 개별 연락할 예정이다.

책과 음악, 예술로 숨쉬기

독자참여 ‘예술교육 탐구생활 1탄’ 선정작

글과 그림을 통해 다양한 주제를 표현하는 그림책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읽는 재미를 선물한다. 만화 캐릭터를 생각나게 하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그림책 『눈물바다』(서현, 사계절, 2009)에는 억울함, 서러움, 외로움, 후련함 등 아이들이 경험했을 상황과 감정이 담겨있다. 이런 그림책이 음악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책을 읽으며 문득 그림책 속 인물의 감정과 음악이 맞닿을 수 있는 지점이 궁금했다. 그림책과 음악이 만난 문화예술교육 ‘그림책 음악극’은 그렇게 하나의 질문에서 탄생하게 되었다.

공간을 다르게 경험하는 네 가지 방법

상상력을 깨우는 공간

누구에게나 특별한 공간 경험은 필요하다.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신비감, 환희, 두려움, 편안함, 쓸쓸함 같은 일상과 다른 느낌을 온몸으로, 때로는 편안하게, 어떤 때는 소름끼치게 느낄 수 있었던 공간은 어떤 곳들이었을까? 나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니 아무도 없는 새벽 거리, 텅 빈 예배당, 폐허가 된 아파트 현장, 지하 방공호, 한강 다리 밑, 영등포역, 교회의 종탑, 교회 지붕, 옥상이 떠오른다. 이외에 공간과 장소를 다르게 경험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방울방울 퐁! 퐁! 퐁!

방울방울 퐁! 퐁! 퐁!

2015 인문예술캠프 ‘달빛감성’

깊은 여름 강원도 인제에서 맞이하는 인문예술캠프 ‘달빛감성’ 두 번째 날 아침이다.
고즈넉한 만해마을길을 다섯 가족들이 줄을 지어 걷고 있다.
오리처럼 쑤욱 내민 그들의 입에서는 비눗방울이 방울방울 피어오르고 있다.
우스꽝스러운 종이 왕관도 쓰고 있는 그들은 지금 비눗방울 묵언수행 중이다.
말없이 걸으며 모든 생각을 비눗방울에 담아 하늘로 날려 버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