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끝에서 새 길을 튼다

2021-2022 문화예술교육 결산과 전망② 2022 도전과제

코로나19 감염병이 전 세계에서 유행한지 벌써 2년여 시간이 흘렀다. 비대면·비접촉으로의 전환은 사회 전반에 디지털 가속화를 불러일으켰고, 그동안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도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여 대안을 모색하고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다. 한편으로는 만남과 감각의 소중함이 대두되면서 지역과 생활권 문화예술에 관한 논의와 담론이 형성되었고, 예술과 기술, 인간과 동물, 생태와 기후환경, 소수자 공존에 관한 고민은 문화예술(교육)의 본질과 공공성에 관한 질문으로 확장되어 갔다. 2021년을 마무리하며 그동안 [아르떼365]가 필자로, 인터뷰이로 만났던 전문가들과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변화에 적응하며 고민하고 실천했던 한해를 되짚고 새해를 전망하며 각자의 다짐을 들어보았다.   ①

지구의 오늘에 함께 기여하는 액션!

탄소중립을 선언한 영국 피그풋시어터

탄소중립극단(carbon-neutral theatre company)을 단체명 앞에 내세우는 연극단체가 있다.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피그풋시어터(Pigfoot Theatre, 이하 피그풋)이다. 헤티 혹손(Hetty Hodgson)과 비 유데일-스미스(Bea Udale-Smith)가 공동예술감독으로 이끄는 피그풋은 지구에 해를 끼치지 않는 방식으로 기후에 관한 공연을 만들고 있다. 작품 안에서 전기를 스스로 생산하며, 재활용품을 이용해 무대 세트를 만든다. 작품을 계획할 때부터 작품을 구성하는 모든 재료의 공연 후 쓰임까지 고려하며, 모든 과정에서의 탄소 발자국을 계산하고 기록한다. <How To Save A Rock> ⓒEd Rees | [이미지출처] 피그풋시어터 페이스북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극단의 도전 과연 가능한 일일지

새로운 꿈을 꾸듯,
예술의 기운을 전합니다

2022년 예술가의 새해 소망

구지민 방영경 이승연 이영연 최제헌 [아르떼365]는 임인년(任寅年) 새해, 문화예술(교육)에 바라는 바와 예술적 소망을 이미지로 전달하는 ‘연하장’을 기획했다. 각자의 현장에서, 각자의 매체로 전달하는 시각 이미지는 긴 텍스트로 이뤄진 글과는 또 다른 감동과 아이디어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그간 [아르떼365]에서 필자로, 인터뷰이로, 사례의 주인공으로 함께 했던 시각 예술가 5인이 건네는 새해 인사는 오픈소스로 독자가 직접 출력하여 연하장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 사과파이 | 구지민 2022년, 예술교육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닿기를. 지속가능한 삶을 탐구하는 실용적인 교육이 되기를. 길어지는 팬데믹 속에서 사람을 사랑하는 힘을

비대면-초연결, 새로운 시대의
첫 장을 열며

2021-2022 문화예술교육 결산과 전망① 2021 이슈와 평가

코로나19 감염병이 전 세계에서 유행한지 벌써 2년여 시간이 흘렀다. 비대면·비접촉으로의 전환은 사회 전반에 디지털 가속화를 불러일으켰고, 그동안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도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여 대안을 모색하고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다. 한편으로는 만남과 감각의 소중함이 대두되면서 지역과 생활권 문화예술에 관한 논의와 담론이 형성되었고, 예술과 기술, 인간과 동물, 생태와 기후환경, 소수자 공존에 관한 고민은 문화예술(교육)의 본질과 공공성에 관한 질문으로 확장되어 갔다. 2021년을 마무리하며 그동안 [아르떼365]가 필자로, 인터뷰이로 만났던 전문가들과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변화에 적응하며 고민하고 실천했던 한해를 되짚고 새해를 전망하며 각자의 다짐을 들어보았다.   ①

어제와 오늘을 새기고 이어갈 문화예술교육의 내일

지역이 만들어가는 문화예술교육⑧

문화예술의 지방분권 흐름이 거센 와중에, 지역이 주체가 되는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지역화의 흐름과 더불어 지역이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문화예술교육의 의미를 짚어보는 ‘지역이 만들어가는 문화예술교육 포럼’이 7월부터 11월까지 광역과 기초단위에서 매달 릴레이 방식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포럼은 문화예술교육 사업의 지방 이양 논의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17개 광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기초문화예술교육 거점이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공감하며 마련하였다. 이 포럼의 주요 논의내용을 바탕으로 지방분권 시대 문화예술교육 지역화에 관한 주요 이슈를 짚어본다. 2021년 문화예술교육은 문화자치 분권, 지역화 시대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출발부터 이제까지

금쪽같은 문화예술공간
“문세권에 삽니다”

평범한 일상을 반짝이게 하는 동네 예술공간

좀처럼 꺾이지 않는 코로나19 상황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이유로 문화예술과도 거리를 두어야 할까. 각자의 생활 반경에서 소중하게 자주 찾는 다양한 공간을 공유하고자 지난 11월 2일부터 진행한 ‘금쪽같은 우리 동네 문화예술공간’ 설문조사에서는 [아르떼365] 독자들이 전국 각지에 있는 130개 문화예술공간을 추천해주었다. 이렇게 가볍게 마실 나가듯 찾아가 예술로 마음을 채울 일상 속 문화예술공간이 근처에 있다면 다 함께 모이지 못해도 마음만은 풍성해지지 않을까? 그중에서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는 책방과 도서관부터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예술행사가 벌어지는 지역문화회관, 산책하며 작품도 감상할 수 있는 야외

“준비물은 마음을 열 용기!”

5인 5색 문화예술교육 참여 후기

2021년의 문화예술교육은 어땠을까?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와 일상의 무게를 지탱하느라 고단했을 참여자에게 문화예술교육은 어떤 영감과 힘을 주었을까? 연령대도 직업도 사는 곳도 각기 다르지만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다섯 명을 서면 인터뷰로 만났다. 예술을 통해 일상의 변화를 느끼고 새로운 경험을 나누었던 ‘5인 5색’ 생생한 참여 후기를 들으며 문화예술교육이 우리의 삶에 어떻게 스며들어야 할지, 더 많은 사람과 더 깊이 만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 <경자씨와 재봉틀> [사진제공] 이경아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문화예술교육

살아있는 식물 그림을 그리는 법

흙의 예찬② 생명력을 기록하기

기억 속 모든 모과나무를 떠올리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모과차를 마셨다. 일주일 넘게 딱딱한 모과를 채 썰어 모과청을 만들고 있다. 덕분에 평소 먹지 않던 모과차를 요즘 매일 마시게 되었다. 혼자서 다 먹을 수 없을 만큼 많은 모과가 집에 쌓여 있는 이유는 곧 모과를 그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최대한 많은 열매를 관찰하려면 줍거나 얻은 모과로는 부족해 농장에서 상자 가득 샀다. 길이와 폭을 재거나 색을 비교하는 등 외형을 관찰하는 일은 끝났고 열매 안에 씨앗이 어떻게 배열되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모과를 매일 잘라보고 있다. 절단면에 보이는

위기 속 새로운 문을 여는
기술활용 문화예술교육

[해외리포트]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예술교육

예술과 기술의 융합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문화예술교육에서 끊임없이 논의되는 주제이다. 특히, 영국 창의문화교육재단(Creativity Culture & Education, CCE)에서 2002년부터 운영한 범국가적 문화예술 프로젝트인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쉽(Creative Patnership, CP)’ 정책에서도 강조되었으며, 우리나라 역시 예술과 기술의 융합에 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그러나 이에 대한 담론과 실험이 실제화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발생한 코로나 팬데믹 이후 현실적 필요가 작용하였다. 해외에서도 이와 같은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시각예술 수업에서는 전통적인 기초를 배우는 것과 동시에, 연필이나 붓으로 종이에 그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컴퓨터로 창작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더불어, 코로나

거대한 전환의 설계도 속에서
문화적 진지를 구축하라

사회변혁과 교육 대전환

우리는 지금 일제 강점기, 분단, 전쟁, 가난, 군사독재를 뚫고 오늘의 G7, IT 강국으로 떠오른 대한민국, BTS로 상징되는 문화강국, 그리고 촛불 민주주의의 모범국으로 부상한 대한민국을 만나고 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대한민국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어두운 나라의 이미지도 갖고 있다. 이렇게 ‘극에서 극까지’ 이른 양면적·이중적 성취는 그만큼 성공 피로도와 자기 착취도가 극도에 이르렀다는 증거이다. 자살율 OECD 1위, 산업재해 사망률 1위,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비용 지출 3-4위권, 청소년의 학업 흥미도 최하위권, 기후악당 4대국 중 하나이고, 1인당 비닐 사용량 최대, 미세먼지

개인의 고통을 넘어 사회 구조의 문제가 되도록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나는 지난 20년 가까이 신문기자로 일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듣고 글을 써왔다. ‘권력자’들의 얘기는 최대한 기록에 남김으로써 그들 자리에 값하는 책임성을 묻고 ‘사회적 약자’의 얘기는 그들의 목소리가 사회에 들릴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하지만 늘 미진함을 느꼈다. 상당 부분은 나의 능력 부족 때문이고, 내가 글 쓰는 매체가 가진 짧은 호흡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더 어려움을 느꼈던 인터뷰이는 ‘사회적 약자’였다. 신뢰 관계 형성 없이 불쑥 그들 삶에 끼어든 나의 접근이 무례하거나 시혜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신경

각자의 빛나는 구슬을 꿰는 연결고리

어쩌다 예술쌤⑦ 학습모임 꾸리기

무모한 열정만 가지고 예술가, 그리고 예술교육가로 활동을 시작하여 무엇이든 해보는 ‘무한도전’을 한지도 어느덧 열 손가락을 접고, 다섯 손가락이 더 접히는 해가 흘렀다. “오늘 만난 오늘이쌤입니다. 오늘! 상상 가득한 재미난 연극여행을 함께 떠나요!” 이 인사말로는 속사포 랩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프로젝트로 다양한 참여자를 만났고, 그 시간은 차곡차곡 쌓여 나에게 ‘빛나는 구슬’이 되었다. (나는 어릴 적 구슬을 정말 좋아해서 소중한 것 하면 구슬이 떠오른다) 그러나 해가 가며 수많은 프로젝트를 반복적으로 수행해가며 지쳐간다고 느낀 나에게 더는 구슬이 채워지지 않았고 가지고 있던

주민의 삶을 비추는 창작소의 불빛

울산 북구예술창작소

나의 유년 시절을 보낸 이곳 울산 북구 염포는 조선 세종 때에는 일본과 교역을 담당하던 삼포 개항지 중 한 곳이었고 근대 이후 자동차 산업과 조선업이 들어오면서 현재는 우리나라 자동차·조선산업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염포는 노동을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이주민이 터를 잡아 뒤에는 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공장을 바라보며 위에서 보면 산과 공장 사이 기다란 꼴로 독특한 형태의 마을을 이뤘다. 마을 끝자락에는 염포의 여느 집들과 마찬가지로 공장을 바라보고 있는 시각예술 레지던스 공간인 ‘북구예술창작소’가 있다. 어릴 적 친구를 기다리던 그 골목에 이런 멋진 공간이

골목에서, 동네와 지역에서,
서로를 연결하는 실험

지역이 만들어가는 문화예술교육⑦

문화예술의 지방분권 흐름이 거센 와중에, 지역이 주체가 되는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지역화의 흐름과 더불어 지역이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문화예술교육의 의미를 짚어보는 ‘지역이 만들어가는 문화예술교육 포럼’이 7월부터 11월까지 광역과 기초단위에서 매달 릴레이 방식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포럼은 문화예술교육 사업의 지방 이양 논의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17개 광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기초문화예술교육 거점이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공감하며 마련하였다. 이 포럼의 주요 논의내용을 바탕으로 지방분권 시대 문화예술교육 지역화에 관한 주요 이슈를 짚어본다. 「문화예술교육 지원법」이 제정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설립된 게 2005년이니 광역을 거쳐 기초단위에서

지도 위에 변화를 그린다

시민이 함께 만드는 ‘참여형 지도’

코로나19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표시해 알려준 ‘코로나 알리미’, 주변 편의점의 마스크 재고를 알려주는 ‘마스크 알리미’, 이 두 사이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지리정보시스템(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GIS)을 이용하여 시민이 주도적으로 만든 사이트라는 점이다. ‘구글 교육자그룹’에 참여한 교사들은 시민이 직접 방문한 곳의 마스크 재고 현황을 입력할 수 있는 ‘마스크 지도’를 제작하기도 했다. 시민의 참여로 축적된 데이터는 때로 정부나 지자체가 갖기 어려운 새로운 시각과 관점을 보여준다. 시민이 직접 나서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참여형 지도’를 소개한다. [사진출처] 아임소시오 홈페이지 메르스 확산지도[사진출처] 메르스 맵 페이스북 집단지성으로

한 가지 정답보다 열 가지 방법 찾기

김설아 학교 예술강사(연극 분야)

문화예술교육은 사회적 의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을까. 공연예술가이자 예술교육자이기도 한 김설아 예술강사는 자신의 삶도, 예술교육의 방식도 하나의 정해진 방법을 따르기보다 열 가지의 새로운 방법을 찾아 세계를 확장하고 도전하는 데 꽤 적극적이다. 창작활동과 예술교육 활동을 병행할 동지들과 만나 2020년 ‘예술단체 삼따’를 창단하기도 했다. 다양한 대상을 만나 드라마 과정을 통해 학습이 아닌 문화예술 경험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활동을 하는 김설아 예술강사를 아주특별한예술마을·보편적극단 연출가이자 문화예술교육자로 활동하는 권지현 연출이 만나 창작과 문화예술교육 활동에 관해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세계를 확장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