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교육진흥원’)에서는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삶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하고 수요자 중심의 문화예술교육 정책 수립을 위해 ‘내가 만드는,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교육’ 정책제안 공모를 2019년 11월 8일(금)부터 21일간 진행했다. 이번 공모에 정책제안형 61건, 아이디어 제안형 129건으로 총 190건의 제안서가 도착했다. 심사 결과 최우수상 3건, 우수상 3건, 장려상 11건, 입선 107건(정책 제안 19건, 아이디어 제안 88건)으로 총 124개 팀이 선정되었다. 국민들이 보내준 정책제안은 정책적 배경에 대한 이해와 자신만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현재의 문화예술교육 정책에 대한 해결점을 찾고자 고민한 흔적이 엿보였다. 선정작 중 인상적인 제안 몇 가지를 소개 한다.
나, 우리가 함께 만드는 문화예술교육
최우수상으로 선정된 <나만의 아르떼>는 교육진흥원의 교육 프로그램을 수요자가 직접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강좌를 개설하도록 하는 수요자 중심의 문화예술교육 다각화 방안이다. 이는 교육 프로그램을 선택함에 있어 수요자가 원하는 주제의 강좌, 희망 지역, 희망 강사, 희망 시간대를 고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었다. 이 프로그램을 적용할 경우, 지역 간 문화 불평등을 해소하고, 프로그램 시간 선택의 자유를 누리며, 아카데미 프로그램의 다양화를 통해 정형화된 문화예술교육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또 다른 최우수 선정작 <수요자가 기획하고 실행하는 문화예술교육> 역시 공급자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 수요자 중심의 관점과 요구를 반영한 문화예술교육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제안이다. 수요자가 기획 과정에 참여하여 수요자의 삶과 밀착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도출할 수 있는 ‘우리 스튜디오(Our Studio)’를 제안했다. 이 프로그램은 각 생활권역 내 지역 사람들이 접근성이 좋은 공간과 이를 운영할 예술가를 포함한 운영단체를 선정하고, 운영단체와 지역 사람들이 모여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 교환하고 프로그램화하여 운영하는 방식이다. 프로그램의 전 과정을 지역의 공간과 문화예술교육 수요자 중심으로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는 기대효과를 나타냈다.
마지막 최우수 선정작 <움:창작스튜디오>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학교 내 유휴공간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공간 활용이 제대로 되지 않고 폐교 이후의 활용에만 집중하고 있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제안이다. <움:창작스튜디오>는 학교를 단일 기능의 교육공간에서 나아가 지방자치 활성화의 시작점이자 학교-커뮤니티 간 상생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에게 학교의 유휴 공간을 활용한 창작 공간을 저렴한 임대료로 제공하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 제안은 학생들의 일과시간에 사용되지 않는 공간에 대한 활용도를 높이고 학내 구성원과 주민들에게 문화예술 활동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또한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가 커뮤니티의 구심점으로서 기능을 회복하게 되면, 지역의 학령인구가 점차 줄어 폐교가 결정되더라도 다기능 교육 및 자치활동 시설로서 유지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예술가들에게 저렴한 임대 작업 공간을 제공하고, 그로 인해 지역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는 효과를 기대할만하다.
소외 없이, 모두가 주인공인 문화예술교육
우수작으로 선정된 <혁신도시 신(新)문화소외계층의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방안>은 지방균형발전 정책에 의해 생겨난 혁신도시로 이주하게 된 청년들의 문화 소외 현상에 주목했다.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과 연계하여 선주민 외 이주 청년들의 수요를 반영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개설을 제안하였다. 제안자는 새로운 도시에 새로운 주민이 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육 활성화가 실행되면 지방 청년인구 문제 해결과 함께 공공기관 주도의 문화예술 지원을 기대해볼 수 있으며 지역 문화예술인의 활동 무대와 교류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장려상으로 선정된 <예술 방앗간>은 신중년에 주목했다. 현재 교육진흥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생애전환 문화예술 학교’를 분석하여 문화예술교육이 지역 내 신중년의 문화 형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여겨 지역 문화재단과 지역 신중년 예술가(주강사), 신중년 보조강사(참새 선생님), 신중년 문화예술교육 학습자를 연계하는 지역 예술자원의 선순환 시스템을 제안했다. <예술 방앗간>은 주강사, 보조강사, 학습자가 모두 신중년으로 이루어져 있어 학습자에 대해 더욱 면밀한 분석 및 프로그램 설계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신중년 예술가가 문화예술교육 교수자로 활동하게 됨으로써 경제 효과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 이 제안은 신중년의 사회적, 심리적 문제를 완화하고 사각지대에 있는 신중년이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국민정책제안 공모 결과
수상구분 제안명
최우수상 Our Studio (우리 스튜디오)
프로그램 펀딩‘나만의 아르떼’
교내 유휴공간을 활용한 예술가‧마을연계 예술교육프로그램,‘움:창작스튜디오’
우수상 혁신도시 新문화소외계층의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방안
아픈 역사(Sick History)의 치유를 위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필요성
미래 문화예술교육 디딤돌 ‘온라인 아트클래스’ 플랫폼 및 시스템 구축
장려상 빈촌집을 문화적인 공간으로 활용
오후를 여는 클래스(찾아가는 직장인 클래스)
앎이 삶이 되는 문화: 시민들의 손으로 만들어가는 SDGs 박물관
내 몸과 마음이 자유로워지는 시간
일상을 위한 추상 – 여성‧성소수자 청소년을 위한 미디어아트 교육
지역 청소년을 위한 특별한 문화예술 공간 개방 STARS 프로그램 운영 방안
문화예술로의 숲 ‘예술‧마을 교육가(강사) 플랫폼’
창작에 기반을 둔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자발적 관심과 대국민 수요 확대
문화예술교육사의 전문역량 강화를 위한 공유 인프라 강화 정책
지역 예술자원의 선순환‘예술방앗간’
언어생활의 약자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이 외에도 공모의 성격과 목적에 걸맞게 연령과 소속이 다양한 참가자들이 많았다. 특히 1990~2000년대생 청소년·청년층의 참신하고 흥미로운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정책 제안도 많았다. 또한 젠더, 환경, 혐오 등 사회 이슈와 문화예술교육을 연계한 주제들도 눈에 띄었다. 예를 들어 국가가 40세 이상에게 무료 건강검진을 하는 것처럼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 쿠폰’을 발급한다던가, 음식을 배달하듯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패키지 아이템으로 만들어 배송’하는 아이디어 등 참신하고 새로운 제안이 제시되었다. 더불어, 현대사회의 주요 이슈를 반영한 ‘나홀로족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밀레니얼 세대와 기성세대의 소통을 돕는 ‘시간여행 서점’, ‘공기정화용 문화예술작품을 공유하는 동네문화공간 활성화 방안’ 등 실제 현장에 적용 가능성이 엿보이는 제안들도 있었다.
제안 내용은 크게 교육대상, 교육주제, 교육방식 셋으로 나눌 수 있었다. 교육대상으로는 청년, 부모(30~40대), 신중년, 노인, 이주민, 문화 소외계층 등으로 나누어져 있었고, 교육주제로 4차 산업혁명, 환경, 지역(동네, 마을), 농사 등이 주를 이루었다. 교육방식으로는 수요자 중심, 이동식 문화예술교육, 유휴공간 활용, 온라인 플랫폼 활용 및 개선으로 나누어졌다.
처음 실시한 이번 대국민 정책제안 공모를 통해 정부 정책과 제도에 관한 생각을 발전시켜 실제 개선으로 이어지길 희망하는 국민이 보다 많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국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재능이 상향식으로 이어져 실제 정책으로 발전되는 성과사례가 나올 수 있길 바란다.
프로젝트 궁리
정리 _ 프로젝트 궁리 성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