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빠르게 급변하고 있다. 더불어 우리 삶의 양상도 변해간다. 그 속에서 함께 변화해야 할 가치와 변치 말아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로서 어떤 생각과 태도로 이 흐름을 맞아야 할까. 사회·정치·경제·문화·환경 등 거대한 세상의 변화 흐름 속에서 [아르떼365] 독자들은 무엇으로부터 영감을 받고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 ‘세상의 변화에서, 힘이 되어준 ○○○은?’이라는 주제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독자 참여 이벤트를 진행했다. 2019년 9월 3일부터 29일간 총 177명이 참여한 만큼, 책, 영화, 음악, 전시, 공연 등 정말 다양한 콘텐츠를 추천해 주었다. 그중 변화의 시대를 함께 해 줄 몇 가지 처방을 추천의 말과 함께 소개한다.
치유와 회복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주변의 우울을 관찰하고 받아들이고 손 내밀며 자신의 우울을 돌보는 데 도움이 되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기분부전장애를 가진 저자와 정신과 전문의와의 12주간의 대화를 엮은 책이다. 지난해 9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병원의 도움을 받은 환자가 2012년 58만 8천 명에서 2017년 68만 1천 명으로 15.8% 증가했다. 굳이 수치를 찾아보지 않아도 ‘사회적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우울증은 어느덧 우리 근처에 머무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예전에는 그것을 밖으로 꺼내 보이는 걸 금기시 해왔다면, 이제는 자신의 내면에 감춰둔 깊은 우울을 인정하고 꺼내 보일 수 있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사회에서 ‘소유는 적게, 삶은 풍요롭게’를 지향하며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을 찾아가는 부분이 치유와 회복에 가치를 두는 문화예술과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는 물건에 집착하던 한 출판 편집자가 미니멀리스트가 되면서 얻게 된 변화를 기록한 책으로 미니멀 라이프 열풍을 주도한 베스트셀러이다. 미니멀 라이프는 바쁘고 복잡한 현대인의 일상에서 간결함과 단순함을 추구하는 덜어냄의 미학을 통해 진정으로 얻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창조성과 상상력

  • 『아티스트 웨이』

  • 『빨강 머리 앤』
“내면에 갇혀 있는 창조적인 힘이 마음껏 움직일 수 있도록 의식 속에 길을 터준다면 쳇바퀴 도는 삶 속에서도 창조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아티스트 웨이』는 사람의 내면에는 창조성(아티스트)이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나를 위한 12주간의 창조성 워크숍’이라는 부제대로 창조성을 일깨울 수 있는 다양하고 신선한 방법을 제시한다. 매일 아침 의식의 흐름을 적는 모닝 페이지와 아티스트 데이트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자신 내부에 잠재하고 있는 창조성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우리 삶이 그 자체로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앤이 지닌 상상력이야말로 문화예술의 중요한 요소이며, 지금을 넘어 미래를 살아갈 힘이다”
『빨강 머리 앤』은 캐나다 소설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1908년 출간한 소설로 고아 소녀가 농장을 운영하는 남매에게 실수로 입양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풍부한 상상력과 솔직함을 지닌 앤은 어린이·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까지 전 세계 독자들이 사랑하는 캐릭터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원작의 긍정 아이콘에서 나아가 페미니스트로서의 면모를 부각한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로 시대를 넘나들며 사랑받고 있다.
변화에 대응하는 예술가의 태도

  • 『이갈리아의 딸들』

  • 『반 고흐, 영혼의 편지』

  • 비틀즈 《애비 로드(Abbey Road)》
“성에 대한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사회의 흐름을 읽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갈리아의 딸들』은 남성과 여성의 성 역할 체계가 완전히 뒤바뀌어 여성이 사회를 지배하는 가상의 세계 이갈리아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이 책은 피지배 계층의 성(性)은 언제나 부당한 억압에 착취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젠더 이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언론계뿐만 아니라 기업과 학교에서도 젠더 감수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늘어나고 있다. 시대가 변해가면서 개인의 가치관과 인식에도 많은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
“그림에 대한 고흐의 열정과 예술에 대한 신념, 삶에 대한 철학 등 그의 이야기가 예술 선배로, 때론 인생 선배로 전하는 말 같아 작업을 시작하기 전 각오를 다질 때 큰 도움이 되었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는 1872년 8월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빈센트 반 고흐가 동생 테오와 주고받은 편지를 묶은 책이다. 이 책은 우리가 그에 대해 알고 있는 생과 작품에서 더 나아가 그의 불안하고 흔들리는 내면과 예술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37년의 짧은 생애 동안 극적인 삶을 살면서 강렬한 작품을 남긴 반 고흐의 삶과 예술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그들의 신념과 메시지, 도전정신을 떠올리며 트렌드에 발맞추기보다 자신의 신념과 사상을 가지고 좀 더 책임감 있는 메신저가 되어야 함을 느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유행은 더 빨리 흘러간다. 문화예술 역시 시대의 흐름과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그럴수록 자신의 신념과 철학을 잃지 않아야 한다.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이자 비틀즈의 최고의 명반이라 불리는 《애비 로드(Abbey Road)》는 올해 발매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포맷으로 기념 앨범이 나올 정도로 많은 이들의 추종을 받고 있다. 비틀즈의 노래가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는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그들의 신념과 메시지, 도전정신 그리고 지금에도 유효한 세련됨이 아닐까.
이 외에도 영화, 전시, 책, 뮤지컬, 연극,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가 추천되었다. 독자들의 추천 콘텐츠를 살펴보며 거대한 세상의 변화 흐름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각자의 처방전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세상의 변화에서, 힘이 되어준 ○○○은?
영화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보헤미안 랩소디> <서치> <쇼생크 탈출> <쓰리빌보드> <알라딘> <어바웃타임> <예스터데이> <위대한 쇼맨> <인터스텔라> <인턴> <죽은 시인의 사회> <지상의 별처럼> <토이스토리4> <파드레 파드로네> <판도라> <해리포터 시리즈> 등
책 : 『1984』 『82년생 김지영』 『90년생이 온다』 『duty free』 『Ways of Seeing』 『공부열전』 『국가란 무엇인가』 『그리스인 조르바』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나를 채우는 인문학』 『도덕경』 『리스본행 야간열차』 『몬테크리스토 백작』 『몰입』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부의 추월차선』 『부족의 시대』 『사피엔스』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해』 『서양미술사』 『선물』 『신과 함께』 『아주 작은 목표의 힘』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너에게』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가』 『열한 계단』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 『오베라는 남자』 『있는 그대로 참 소중한 너라서』 『자존감 수업』 『제3의 물결』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지혜를 읽는 시간』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체 게바라 평전』 『총균쇠』 『탈무드』 『핑』 『해골왕』 등
뮤지컬 : <라이온 킹> <레베카> <맨 오브 라만차> <명성황후> <마리앙투아네트> <엘리자벳>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쏘왓> <정글라이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지킬앤하이드> 등
그밖에 : 연극 <친정엄마>,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징비록>, 문화예술교육 체험, 전시나 박람회, 축제, 영화제, 누군가의 댓글, 여행, 유튜브 등
이미지 출처 : 교보문고
성효선
프로젝트 궁리 _ 성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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