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안 부르고 별명을 지어서 부르니까 훨씬 더 친근하고,
동생들과도 차이를 느끼지 않아요.
학교와 학년이 달라도 서로서로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거 같아요.”
슈가_원곡고 유승원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국경없는마을 RPG를 만나는 네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국경없는마을 RPG에 참가했던 고잔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포자, 니모, 낙타, 까치, 슈가, 돌도끼!! 이 신기한 이름의 주인공들을 지금부터 만나보시죠!
 
 
“토요일에 학교 안가서 좋아요. 그런데…”
 
2012년 3월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본격적으로 주5일 수업제가 도입되었습니다. 그동안 우리 친구들은 토요일을 어떻게 보냈을까요? 고잔고 2학년 학생들에게 매주 토요일 학교에 안 가는 것이 어떤지, 무엇을 하며 토요일을 보내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질문을 하자마자 입가에 미소를 띠우며 정말 좋다고 하는 아이들! 하지만 이내 곧 학교에 가지 않기 때문에 늦잠을 자거나, 그냥 집에서 쉬거나, 오후에는 도서관 혹은 학교나 학원을 가기 때문에 토요일이 평일과 다를 게 없다며 무료함을 토로 합니다.

 
 
그러나 여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국경없는마을 RPG>에 참여하며 토요일이 달라졌다고 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생활뿐만 아니라, 생각까지 달라졌다고 하는데요. 그럼 국경없는마을 RPG가 고잔고 2학년 학생들의 생각과 생활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그 속으로 들어가 보도록 할까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국경없는마을RPG>에 참여한 1,2,3기 친구들 6명을 만나 물어보았습니다!

 
Q. 아니, 도대체 어떤 점이 좋다는 말씀이신가요? ◎.◎?
 
1기_포자(유현지) “원래 토요일에 아무것도 없으면 늦게 일어나게 되는데, 일찍 일어나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처음에는 원곡동이 같은 안산이지만 외국인들도 많고 해서 무서운 곳이 아닐까하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런 곳이 아니더라고요. 꿈다락을 하며 재미있게 놀다 보니, 다른 나라 문화를 익힐 수 있었어요.”
 
2기_니모(김은환) “평소 학교에서 할 수 없었던 일들이고 따로 시간을 내더라도 하기 힘든 일인데, 정말 좋은 경험을 한 거 같아요. 또 제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게 해줘서 좋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나중에는 토요일이 기다려지더라고요. 다음 날 지각하지 않으려고 금요일 저녁에 일찍 잠자리에 들려고 노력도 했었어요.”
 
3기_돌도끼(최혜진) “제가 잠이 많이 부족해서 주말이 되면 항상 늦잠을 잤었는데, 늦잠을 자게 되면 생활패턴이 힘들어져요. 그런데 꿈다락에 참여하니 늦잠도 안자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더라고요. 그리고 학교에서 대부분 앉아있는 것에 비해 액티브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풀려요.”
 
 


 
Q. 오~ 재미있겠군요.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1기_포자(유현지) “미션 중에 인도네시아 음식점을 찾아가서 그 곳의 음식을 먹는 게 있었어요. 사실 인도네시아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 쉬운 경험은 아니잖아요. 그 때 처음으로 동남아시아 음식을 먹어봤는데, 충격을 많이 받았었어요. 고기가 아니라, 콩을 고기처럼 먹고, 음식소스에는 땅콩소스가 다 들어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땅콩향이 너무 강하고, 낯설어서 먹지 못했었어요. 그래도 나중에는 양고기도 먹고, 다른 것도 맛있게 먹었어요.”
 
2기_니모(김은환) “한번은 선생님께서 집에 있는 물건 하나를 가져오라고 한 적이 있었어요. 저는 무슨 활동을 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집에 있는 멋없는 모자를 가지고 왔었죠. 그런데 외국인과 물물교환을 해오라는 거예요. 다른 친구들 보니까, 전통의상도 받고, 외국인들이 좋아하며 바꾸는데, 제 모자는 인기가 없었죠. 그래서 속상했었는데, 어느 음식점에서 외국인이 자기도 자기 나라 모자가 있다고 하면서 바꿔주시는 거예요. 너무 신나서 집에 와서 엄마, 아빠한테 자랑하고, 지금도 제 옷걸이에 걸려있어 방에 들어가서 보면 생각나고 기분이 좋습니다.”
 
3기_돌도끼(최혜진) “미션 중에 ‘숨은OO찾기’라는 게 있었어요. 원곡동 내에 숨은 무언가를 찾는 거였죠. 그걸 찾아서 디카로 찍고, 나중에 5장의 사진을 골라 스토리텔링을 하는 거였어요. 사실 처음에는 숨은 그 무언가가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정말 많았어요. 오히려 5개의 사진을 고르는 게 힘들었어요. 요즘에 안 보이는 다방도 많이 있었고, 일반 상점에서 팔지 않는 오리나 닭 등의 동물 내장 같은 것도 있었고요. 또 발상의 전환을 해서 저희가 숨고, ‘숨은 돌도끼 찾기’ 이런 식으로도 재미있게 응용 했어요.”
 
Q. 음…그렇다면, 혹시! 재미만 있고 배울 것은 없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워요! +_+
 
1기_낙타(최현진) “미션을 수행하면서 원곡동 주변을 돌아봤어요. 안산에 살면서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었거든요. 이곳에서 다른 나라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무엇을 먹고 사는지 알게 되었고, 의사소통 하면서 그들의 인사말을 배울 수 있었어요. 그리고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도 많이 없어졌어요.”
 
2기_까치(이성민) “미션 중에 외국인들한테 몸으로 표현해서 퀴즈를 내는 게 있었어요. 그 때 문제가 ‘화장실이 급해요’였는데, 여자친구들을 시킬 수가 없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했는데, 처음에 못 맞혔지만, 세 번째에는 맞혔었어요. 이런 걸 하다 보니까 외국인들도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얼마나 답답하고 힘이 들었을까 싶어 배려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기_슈가(유승원) “미션 중에 다른 나라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많이 해봤어요. 그렇다고 다른 나라 말을 익혔다 이런 것은 아니지만, 다른 문화를 접촉하는 방법을 배우는 거 같아요.”
 
 

 
이곳에선 놀면서 배운다.
어떤 것을 배우는데?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삶을!
어떻게 배우는데? 창의적인 활동을 하면서!
창의적인 활동? 훗, 우리는 매주 Mission Complete!
 

국경없는마을 RPG는 안산 원곡동 다문화거리에서 진행되는 지리적 특징뿐만 아니라 롤 플레잉 게임과 미디어를 통한 체험이라는 요소가 결합하여 매주 아이들은 각기 다른 미션을 가지고 타문화를 체험하게 됩니다. 즉, 체험과 경험을 통해 ‘다문화사회’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죠. 타문화에 대해 간단한 시청각교육을 받아오던 친구들은 그래서 매주 닉네임을 부르며 미션을 수행하는 이 시간이 신이 나는 모양입니다.
 
 
국경없는마을 RPG에 바란다!
 
매주 토요일, 포자, 니모, 낙타, 까치 모두 원곡동에 오는 동안 무슨 미션을 할지에 대한 기대를 품고 왔었다고 합니다. 현재 3기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돌도끼와 슈가도 매주 토요일을 기다린다고 하구요. 그래서인지 6명의 친구 모두 안산지역에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국경없는마을 RPG 홍보가 잘 되어 다른 많은 친구들도 이곳의 프로그램을 경험했으면 좋겠다고 연신 이야기합니다.
 
1기_낙타(최현진) “우리나라 학생들한테만 다문화가 이렇다 이해하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다문화 아이들이 우리나라 아이들과 같이 팀을 나누고 미션을 같이 수행하면서 경험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그러면 다문화교육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2기_까치(이성민) “1대1 멘토링처럼 외국인친구 한 명이랑 직접 연결해서 연락도 자주 하고, 제가 그 친구한테 한국생활에 대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으면 더 좋을 거 같아요.”
 
3기_슈가(유승원) “우리나라에서 느낄 수 없는 것들을 더 많이 느껴보고 싶어요. ‘안산 원곡동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한다’가 아닌, 진짜 외국에 나간 것처럼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요.”
 
 


 
고잔고 2학년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이들이 국경없는마을 RPG를 통해 다 같이 어울려 사는 글로벌 사회를 꿈꾸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과 외국문화에 대한 인식개선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는 이들에게서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MISSION COMPLETE!!
 
 
 
 

리포터전영은

글 | 꿈다락 리포터 _전영은

미술관과 극장에서 시간 보내는 걸 좋아하는 나.
모든 사람이 문화예술로 소통하게 하는 것이 나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