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를 고려하지 않는 문화예술교육 현장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화예술교육의 중심에 수요자가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아르떼 365]는 단지 ‘고객’의 소리를 듣고 반영하기 위함이 아니라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성장을 이끌기 위한 질문 중 하나로 ‘수요자’를 짚어보고자 한다. 수요자를 중심에 둔 문화예술교육을 이야기하기 위하여 전문가 좌담뿐 아니라 문화예술교육을 경험한 청소년과 청년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도 마련했다. 수요자의 입장에서 ‘삶과 연계된 학습’ ‘배움의 주체화’를 지향하는 문화예술교육은 무엇인지 돌아보자.
[기획 포커스]수요자 중심 | ① 전문가 좌담청소년 좌담 ③ 청년 좌담
청년을 문화예술의 수요자로 상정할 때는 어려움이 있다. 우선 대학생, 직장인, 자발적이거나 비자발적인 백수(?) 등 청년들이 처한 상황이 제각각이다. 또, 청년들에게 문화라는 것이 영상이나 웹툰 등을 스마트 기기로 시청하거나 SNS를 통해 정보나 일상을 공유하는 정도가 일반적이다. 마니아적 관점을 지니게 되거나 문화생산에 대한 관심을 지닌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지만, 그 주제와 형식이 너무 다양해서 일반화시켜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준 사회인으로서 자율권을 가진 존재라는 청년에 대한 기존의 인식과, 사회 진입이 장기화되는 등 자존감을 잃게 하는 청년들이 맞닥트리게 된 현실의 간극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 사이에서 공적인 영역에서 청년들에 대한 문화서비스는 오랫동안 공백 상태였다.
여기에 중소도시 이하로, 농어촌으로 갈수록 청년들을 수용할 수 있는 문화적 인프라, 관계망 자체가 협소하다는 지역적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 9월 5일 오후 7시, 부산 수영성 마을박물관에서 세 명의 20~30대 청년과 나눈 좌담은 이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청년세대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각 지자체마다 청년기본조례 등을 통해 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세대의 문화에 대한 정책적 대응은 충분했는가, 혹은 어떤 노력을 해왔는가에 대한 반성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혹 그 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면 어떤 방향으로 접근하고 노력해야 할 것인지 비어있던 논의의 진솔한 출발점 정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각자 소개를 부탁한다.
정자현: 대학생이고 영화 제작을 배우고 있다. 작년까지는 극단에서 활동하며 연기도 조금 했고, 최근에는 유튜브에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영상을 제작해서 올리고 있다. ‘KONG_JA콩자’인데 처음에는 뷰티 정보 관련해서 해보고 싶었는데 진입장벽이 높아서 일상을 담는 브이로그(vlog, 비디오 블로그-편집자주)로 시작했다. 어제 하나 올려서 8개 정도, 구독자는 70명 조금 넘었다.
정서원: 청소년 때부터 ‘배움과 실천의 공동체 <고치>’라는 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무슨 일을 하는 곳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함께 하고 있는 누구도 잘 대답을 못 한다.(웃음) 교육도 하고 문화기획도 하고, 올해는 마을 공동체 활동을 주로 하는 등 다양하다. 이번 여름에는 열 개의 대야에 물을 떠놓고 ‘만덕 열대야 축제’도 열었다. 문화예술, 문화기획을 중학교 때부터 접했는데, 대학의 전공은 경제다. 요즘은 공동체 활동을 어떻게 하면 지속할 수 있을까 고민이다.
강다이: 지역 마을 라디오제작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관심사는 지역, 마을 이야기, 글쓰기, 문화기획 쪽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인 배리어프리(barrier free)도 공부하고 있다. 교육을 받으면서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되는 영화에 대해 작업 하고 있다.
수요자라는 말이 너무 딱딱한데 편안하게 말하자면, 교육을 포함해서 문화예술 관련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사람 혹은 그런 프로그램이나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이전에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았는가?
정자현: 2012년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예술가 이모삼촌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부산의 다양한 예술가들도 만나고,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친구들도 만나게 되었다. 이후에 금정예술공연지원센터에서 진행된 문화기획자 아카데미에 유일하게 청소년으로 참여했다. 그렇게 만나게 된 인연으로, 지금은 없어졌지만, 청소년 문화기획/교류 단체인 ‘스튜디오 54’에서도 활동하고, 극단에도 3년 정도 있었다. 그 외에는 축제에서 일부 프로그램 진행에 참여하거나 관람하는 정도, 겉핥기식으로 이것저것 했던 것 같다.
정서원: 가장 최근에는 평생학습 쪽에서 진행되고 있는 ‘우리 마을 기획가 양성과정’에 참여했다. 작년에는 ‘청마루’라고 청년들이 마을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한 강좌 겸 워크숍에 참여했었고, 지역아동센터 강사들의 워크숍을 청강해서 듣기도 했다. 나무닭움직임연구소에서 진행한 국제 환경연극 프로젝트, 프리마켓, 청소년 축제, 문화 다양성 행사 등에 협력 단체나 부스 운영으로 참여해봤다.
강다이: 저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최근에 문화예술에 관심이 생겨서 프로그램을 찾아 듣고 있어서 간극이 조금 있었다. 10여 년 전 대학생 때는 국제교류재단 등에 자원봉사로 참여하는 정도였고, 최근에는 소리로 하는 오디오라든지 글을 쓴다든지 하는 것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프로그램을 찾아 듣고 있다. 문화기획 관련 강좌나 프로그램은 (어떻게 접근할지) 막막한 상황에서 일을 어떻게 시작하고 완성할 것인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관심을 가지고 수강하고 있다.

강다이 , 정자현, 정서원
개별 프로그램마다 다르겠지만, 정보를 주로 어디서 얻는지? 또 참여를 결정하는 동기나 이유는 무엇이었나?
정자현: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학교 알림판을 통해서였고, 그 외에는 웹상에서 대외활동 관련 플랫폼, 신문기사를 주로 봤다. 그렇게 해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서는 사람들을 알게 되고 그들이 또 소개를 해주거나 추천해줘서 참여했다. 심각하게 고민해서 결심한다기보다 이걸 하면 재밌을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된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다른 사람들과 만남의 장을 가지면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도 큰 동기인 것 같다.
정서원: 지인들이 주로 문화예술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분들을 통해서 먼저 제안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청년문화라든지 프로젝트마다 페이스북 페이지가 생겨서 ‘좋아요’를 눌러 놓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보는 것으로 주로 정보를 얻는 편이다.
프로그램이 궁금해서 간 적은 별로 없었다. 주로 그런 프로그램을 기획한 사람, 연관된 사람이 궁금해서 갔었다.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커서 그 사람은 어떻게 가치를 담아 연결을 만들고 풀어내는지를 알고 싶었다. 단체 내에서도 매 순간 배우고 있어서 교육프로그램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 청소년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내공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아서 도움이 되는 강좌들도 좀 듣게 되는 것 같다.
강다이: 10년 전에는 관심 있는 사이트에 일일이 들어가거나 지면 광고를 보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SNS가 활발해서 관련 정보를 모아서 보여주는 곳이 많은 것 같다. 대학생들의 경우는 대학 게시판을 보는 경우도 있는 것 같고,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 간에 그룹 채팅방이 생기면 그곳에서 정보를 얻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배리어프리라든가 라디오 등은 실용적인 목적으로 제작 과정이나 기술이 알고 싶어서 배웠다. 글쓰기나 문화기획 관련 프로그램은 실제 활동을 하고 계신 분들이 궁금하기도 하고, 최근의 트렌드도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참여했다. 그전에 뭔가를 같이 해보다가 즐거운 경험이 쌓이면, 그 사람들 때문에 이번에도 재밌을 것 같아서 따라가는 경우도 있다.
참여했던 교육이나 프로그램에서 받은 영향이 있다면?
정자현: 축제에서 작은 역할을 맡아서 마켓 같은 데 참여했는데, 제가 만든 묵밥을 드시면서 행복해하는 것을 보면서 ‘내가 뭔가를 하는 것에 사람들이 기뻐하는구나!’ 하는 소소하지만 큰 기쁨의 감정을 느꼈다. 극단에서 공연할 때도 관객의 눈을 보면 울컥하기도 한다. 행복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청소년 시기에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소감문 발표에서 전국 2등을 한 적이 있다. 그전까진 성적도 저조하고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는데, 전국 2등 소식을 듣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내가 해냈다’ 외쳤다.(웃음) 그러면서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데 크게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정서원: 청송 국제 환경연극 프로젝트, 광주프린지페스티벌 아시아마임캠프가 인상 깊었다. 청송에서는 밀양 송전탑 할머니들 이야기를 연극으로 풀어냈다. 되게 무거운 주제인데, 탈을 움직이고, 밀양 송전탑 실루엣이 보이고, 토끼를 든 사람, 나비를 든 이끔이들이 관객들을 이끌어 장소를 옮겨주는데, 그 순간순간이 감동이었다. 그때 문화예술이 뭔지 조금 느낀 것 같다. 무거운 주제라도 거부감 없이 공감하고 스며들게끔 해주는 게 문화예술인가 싶었다. 저도 그런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한편 광주 아시아마임캠프는 새로운 영역이었다. 고치에서의 활동은 함께 모여서 좌담 같은 형식으로 많이 진행 했었는데, 마임은 말없이 표정과 동작을 보게 되는 점이 인상깊었고, 그렇게 관객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요즘은 어떤 것을 보더라도 흘려버릴 때가 많잖나. 하지만 마임은 순간의 표정과 감정을 들여다보는 경험이었다.
강다이: 다양한 분들을 많이 만났다. 현직 공연종사자부터 학술적으로 접근하는 분까지, 다양한 연령대 분들이 모이니까 재밌었다. 여행을 좋아해서 일부러 다른 지역의 스토리를 찾아서 듣거나 하는데, 프로그램을 통해 내가 살고 있는 마을과 지역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난해하고 고리타분한 지식을 습득하는 방식이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수영구에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화장실이 있다든지, 시장에서 할머니가 파는 음식이 몇 대째 이어지고 있다는 등 그런 이야기와 정보를 잘 전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시기에 따라서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가 달라지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주변 청년들을 봤을 때 세대적인 특징이라고 할만한 것이 있는지?
정자현: 저는 문화예술은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여자든 만드는 사람이든 내가 재밌지 않으면 갈 이유도 없고 할 이유도 없다. 청소년 시기에는 전반적인 것에 관심이 있었다면 지금은 연극, 영화, 유튜브 등 조금 더 주목하는 장르나 내용으로 폭이 좁혀지는 것 같다.
제 주변 친구들은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수요가 거의 없다. SNS로 소통하는 시대이다 보니 사진이 예쁘면 ‘예쁘다, 잘 찍네’ 정도이고, 유튜브에서 게임방송 보는 정도가 일반적인 문화 활동이다. 또, 학과 활동에만 치중되어 있고, 외부 활동은 거의 없다. 자기가 자취하는 지역에서 문화행사가 있어도 잘 모르고, 오늘 인터뷰하고 있는 수영성 마을박물관 같은 장소도 전혀 모른다. ‘어 여기서 이런 것도 하네’ 이러면서 자세히 보지는 않고 쓱 지나간다.
정서원: 중학교 때부터 문화예술 하는 사람을 만나면서 여럿이 함께 만들어가는 모습에 따뜻함을 느끼기도 하고, 이렇게 살면 재밌을 것 같기도 했다. 다양한 삶의 방식의 가능성을 발견했고 새로웠다. 이런 자극도 반복되어서 그런 건지 고등학교 때는 조금 지루했다. 프리마켓이든 연극이든 대부분의 행사가 다 비슷하게 느껴졌다. 대학 와서는 문화예술이라는 게 도대체 뭘까, 나는 왜 계속 이 주변을 서성이고 있는 걸까,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특히 어떤 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것인지가 궁금하다. 요즘에는 의미와 가치보다는 내 능력을 보여주고 인정받기 위한 행위가 더 많은 것 같고, 비판적인 시선이나 진지한 고찰은 부족한 것 같다. 아주 단순한 능력을 키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뭔가를 만들 때 어떤 의미까지 함께 전해지는 문화예술이면 좋겠다.
저는 이런 고민을 하고 있지만, 또래 친구들은 거의 관심이 없다. 아예 자기와 다른 영역이고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한번 경험해보면 충격이나 감명을 받는 경우가 많다. 경험 자체에 대한 문턱이 높은 것 같다. 관찰자로 쓱 보고 지나가는 입장이 되면 세심하게 보기도 어렵고, 교류가 이뤄지기도 힘들다. 눈 마주칠 정도의 계기가 주어져야 할 것 같다.
강다이: 예전에는 문화예술을 거창하고 어려운 것으로 느꼈다. 하지만 요즘은 유튜브 검색만 해도 웬만한 건 많이 배울 수 있다. 접근이 쉬워진 만큼 쉽게 소비되는 게 아닌가 싶다. 사람들이 얕은 내용만 보고 다 알았다고 생각하게 되는 단점도 있는 반면, 비용이 적게 들여도 다양한 문화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스마트 기기 중심의 라이프스타일과 여가문화가 형성되다 보니, 아무래도 수요도 웹툰, 팟캐스트, 유튜브 등에 대해서 더 높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문화예술 관련 교육이나 워크숍 등을 직접 기획한다면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가?
강다이: 보편적인 정보들은 검색해서 쉽게 알 수 있다. 그래서 소수가 참여하고 기간도 좀 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싶다. 지금은 자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어 하니까 웹툰 기획 제작 아카데미 같은 프로그램은 금방 마감되는 것 같다. 또, 팟캐스트처럼 1인 미디어 같은 것, 글쓰기나 자기 책 만드는 것도 예전에 비해서 쉬워져서 소소하고 다양한 것들을 담아낼 수 있는 프로그램 기획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상 또한 여러 세대가 폭넓게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좋지만 특정 세대에 집중한다든지, 주제를 깊이 파고들어 그 영역에서 성취감을 느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해지면 좋겠다.
정자현: 다른 1인 미디어 하시는 분들의 일상을 보면서 ‘재밌게 산다’ ‘나도 이렇게 재밌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언젠가 보게 되면 추억이 될 거라는 생각도 있다. 3주 전에 찍은 것도 다시 보면 그런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요즘에는 이런 미디어 활동 자체가 포토폴리오가 되거나 취업과 연계될 가능성도 높은 것 같다. 이것 자체가 제 경쟁력이 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청년이나 사람들도 1인 미디어를 통해서 본인의 경쟁력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아직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문화예술도 이런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고 알려질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정서원: 청년 관련 네트워크 프로그램들이 많은데, 주제를 던져 놓고 모으기만 하고 끝났다. 그런 방식의 프로그램은 안 좋은 것 같다. 저는 지금까지 많은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기능적인 것을 강조해왔다고 생각한다. ‘나는 요즘 무엇이 고민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에서 시작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개인의 일상적인 삶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소통하면서 사회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경험을 문화예술로 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 같다.
소비로서의 여가문화와 창작자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공적인 영역에서 ‘문화 수요의 대상’으로서 보편적인 청년을 상정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낯선 일이다. 이번 좌담을 통해 보편적인 청년을 이야기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파악되는 몇 가지 특징을 남겨본다.
첫째, 청년들이 경험할 수 있는 문화예술 관련 프로그램들이 단순한 향유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보다는 문화기획, 미디어, 창작 등 기술의 증진이나 전문가로의 이행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많다.
둘째, 미디어 환경을 비롯한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일상 속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팟캐스트, 유튜브 등 미디어에 관한 수요가 자주 거론된다.
셋째, 문화예술 향유에 적극적인 청년층이 얇은 반면, 이미 관심을 가지고 있는 청년들은 향유자를 넘어선 문화생산자의 특성을 함께 지니고 있다.
안 그래도 팍팍한 청년들의 삶에 문화예술 관련 공적인 서비스조차 일자리나 기술을 염두에 둔 실용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더불어, 미디어 등을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발현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하거나 향유와 생산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부분에서는 그나마 그 속에서 자기표현이나 실현의 숨 쉴 창구가 되고 있겠다는 생각이 교차한다. 정교하게 전개되지는 않았지만 재미, 감동, 관계, 가치 등 문화예술을 고민할 때 돌아봐야 할 것들이 이미 청년들의 말 속에 있다. 다만 수요자로서의 청년이라는 상(像)은 그동안 충분히 고민되지 않았고, 따라서 청년들의 삶과 이야기를 충분히 듣지도 못했다. 자칫 이 과정에서 청년을 주체가 아닌 수요의 대상이라는 좁은 틀에 가두지 않았으면 한다.
사진_현수(사진작가)
박진명
박진명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 지역문화실장. 예술가와 지역운동가 사이쯤의 문화기획자.
motwj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