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2018-2022)』을 발표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이해 증진”을 ‘수요자 중심 교육 다각화’ 관점에서 추진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인력 양성, 콘텐츠 개발, 정책연구 사업 등을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을 문화예술교육 맥락에서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연구가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계획이 수립되기는 했지만, 4차 산업혁명을 문화예술교육 정책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이러한 정책적 관심이 수사학에 머물지 않고, 구체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문화예술교육이 갖는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왜 문화예술교육인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문화예술교육의 접근은 기본적으로 성찰, 표현, 소통, 관계성, 회복과 치유 등 문화예술교육의 특성과 가치에 바탕을 둘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문화예술교육 가치는 다음 세 가지 차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인식 차원이다. 문화예술교육은 국민들로 하여금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이고,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을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해석과 성찰의 과정 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주체적, 창조적 대응 차원이다. 문화예술교육은 국민들로 하여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체적, 창조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할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창의성, 참여와 소통, 협력과 공유, 그리고 융합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론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치유적 차원이다. ▲인공지능의 인간 노동력 대체에 따른 인간 노동 환경의 변화 ▲기계화된 인간 ▲4차 산업혁명 사회에 대한 부적응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문화격차 ▲가상적 생활 중독 문제 ▲개인화에 따른 관계성 회복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은 이러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간적, 사회적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과 문화예술교육 정책 방향
① 4차 산업혁명 리터러시 강화 및 전문 인력 양성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증강현실, 가상현실 등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현재 문화예술교육 인력들의 경우, 4차 산업혁명 기술에 대한 인식 역량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여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역량 모두 낮다고 볼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 강사로 참여하든, 기획자로 참여하든, 문화예술교육 인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문화예술교육자는 소통과 협업 과정에서 활용되는 기술과 그 기술의 맥락적 의미를 이해할 때, 핵심기술을 문화예술교육 과정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문화예술교육 인력정책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리터러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연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융합 리더십을 갖춘 문화예술교육 기획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필요가 있다.
② 융합적 혁신과 네트워킹 기반 문화예술교육 생태계 구축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과학기술은 예술의 재료와 도구 기능에 한정되지 않고, 예술과의 융합을 바탕으로 새로운 예술을 구성하는 핵심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인공지능 예술가의 출현 ▲예술과 과학기술의 융합 ▲예술가와 인공지능의 협업 활동 ▲가상공간에서의 문화예술 활동 ▲빅데이터 기반의 예술창작 및 경영 활동 ▲가상 세계에서의 문화예술 활동 ▲문화예술 체험 미디어의 다양화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반 예술콘텐츠 확대 등이 전망되고 있다. 새로운 기술 및 미디어는 예술 창작 및 예술 경험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ICT) 분야 전문가들과 예술가의 협업, 예술가와 소비자의 예술 협업, 예술 분야 전문가와 비예술 분야 전문가의 융합 활동 등 과학자, ICT 전문가, 소비자, 타 분야의 전문가 등과의 다양한 예술 협업 활동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앞으로 문화예술교육 정책은 새로운 문화예술교육 생태계 체계에서 융합적 혁신과 네트워크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융합적 혁신과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새로운 유형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및 콘텐츠가 개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③ 문화예술교육 콘텐츠 연구 개발 체계 구축
4차 산업혁명과 연관된 문화예술교육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 학습자뿐 아니라 콘텐츠가 개발되어야 한다. 특히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을 생활처럼 사용하는 세대-편집자 주), 인공지능 원주민, 아이젠(iGen, 1995년 이후 태어나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세대-편집자 주) 등 4차 산업혁명과 친밀한 집단들을 중요한 문화예술교육 정책 대상 집단으로 설정하고, 이와 연관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아동 및 학교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서 4차 산업혁명과 연관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적극 개발되어야 한다.
실험성, 다양성, 포용성의 가치를 담아야
한편 4차 산업혁명과 연관된 문화예술교육 콘텐츠를 개발할 때는 실험성, 다양성, 포용성(inclusiveness)의 가치를 중요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실험성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과 문화예술교육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체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프로그램의 성과보다는 실험적인 과정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는 경험을 수행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다양성은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증진하여 다양성과 혁신성이 총체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포용성은 사회적 소외계층의 접근성과 참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앞으로 이러한 문화예술교육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R&D Lab 활성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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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학순
현재 가톨릭대학교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문화비즈니스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문화정책개발원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한국예술경영학회 회장,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창의적 문화사회와 문화정책』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과 파트너십』 등이 있다.
hsyim@catholic.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