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컨대 나는 우리를 마구 물어뜯고 쿡쿡 찔러대는 책만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 만약 읽고 있는 책이 머리통을 내리치는 주먹처럼 우리를 흔들어 깨우지 않는다면 왜 책 읽는 수고를 하냔 말야? 책은 우리 내부에 있는 얼어 붙은 바다를 깰 수 있는 도끼여야 해” – P165, 프란츠 카프카

 

1. 현실적인 독서법

 

작가이자 문화평론가 박민영의 『책 읽는 책』은 책벌레가 전하는 ‘책 제대로 골라 제대로 읽는 지혜’에 대한 나름의 직관을 엮어 낸 책이다. 책을 가까이 하고자 하지만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제법 유익한 독서 안내자가 된다. 내게 좋은 책,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독서의 방침, 작가 인적 네트워크 독서법 등 정독과 완독만이 능사는 아니다 등의 주제로 실제로 책을 무조건 많이 읽는 것보다 체계적인 독서법에 대한 팁을 주고 있다.

 

좋은 말인데 절대 나는 실천 할 수 없는 자기계발서처럼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닌 실제로 책을 읽다 보니 이런 저런 요령들이 붙더라, 이걸 공유해 봐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글을 써나가고 있어 독서 초보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된다.

 

2. 마음으로 읽는 독서법

 

한편 고통을 잊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읽기 비법 전수자도 있다. 니나 상코비치의 『혼자 책 읽는 시간』! 그녀는 “The 365 Project”라고 이름 붙인 규칙을 정해놓고 독서를 하는데, 그 규칙이 재미있다.

 

※《The 365 Project》 규칙
 하나. 마흔여섯의 생일에 시작한다.
 둘. 읽은 책에 대해서는 모두 평을 남긴다.
 셋. 첫째 권을 읽고 다음날 첫 서평을 쓴다.
 넷. 어떤 저자의 것도 1권 이상은 읽지 않는다.
 다섯. 새 책, 새 저자의 책을 고른다.
 여섯. 좋아하는 작가의 옛날 책을 읽는다.
 일곱. 되도록 두께가 1인치(300쪽) 이하를 택한다.
 여덟. 언니와 내가 함께 읽을 만한 책이면 좋겠다.

 

언니를 병으로 잃은 슬픔으로 불면증에 시달리던 그녀가 400페이지짜리 소설 드라큘라를 읽고 처음으로 편한 잠을 자게 된다. 그 뒤로 1년간 365권의 책을 읽고 블로그에 서평을 올리게 된 것을 계기로 진행중인 프로젝트이다. 정신적 고통을 독서로 치유해 과정 속의 산물인 이 책에는 그녀 만의 북리스트와 따뜻한 서평이 함께 하고 있다.

 

3. 패턴으로 읽는 독서법

 

마쓰오카 세이코는 일본 최고의 독서가라고 불리운다. 그 역시 니나 상코비치처럼 매일 밤 한권의 책을 읽고 리뷰를 해 센야센사스(千夜千冊 http://www.isis.ne.jp)에 올리고 있다. 2000년도에 시작해서 이미 1,400권을 넘어섰다. 주말에는 쉰다. 이 리뷰들이 이미 7권의 책으로도 나왔다. 가히 다독왕이라 할 수 있는 그의 독서술을 책으로 묶은 것이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이다.

 

좋은 말인데 절대 나는 실천 할 수 없는 자기계발서처럼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닌 실제로 책을 읽다 보니 이런 저런 요령들이 붙더라, 이걸 공유해 봐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글을 써나가고 있어 독서 초보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된다.

 

4. 깨우침으로 읽는 독서법

 

우리에게 친숙한 고전 필독서를 모아서 권한 책도 있다. 인문학으로 광고한다는 박웅현의 신작 『책은 도끼다』는 ‘책 들여다보기’라는 주제로 진행된 강독회 내용을 책으로 정리했다. 다소 과격한 책 제목은 저자가 그 동안 읽은 책은 도끼가 되어 잠자는 내 두뇌 세포를 깨우는 역할을 했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책에서 다룬 북리스트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숙한 고전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내가 딱 좋아할 만한 혹은 좋아하고픈 책들이 선정되었다. 얼핏 보면 교양서 목록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요는 이 책들이 나에게 어떤 충격과 모험을 주었는가를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책을 깊이 읽어 내가 풍요로워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메시지이고 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시이불견 청이불문視而不見 聽而不聞. 제가 좋아하는 말입니다. 시청은 흘려 보고 듣는 것이고 견문은 깊이 보고 듣는 거죠. 비발디의 〈사계〉를 들으면서 그저 지겹다고 하는 것은 시청을 하는 것이고요, 사계의 한 대목에서 소름이 돋는 건 견문이 된 거죠. 〈모나리자〉 앞에서 ‘얼른 사진 찍고 가자’는 시청이 된 거고요, 휘슬러 〈화가의 어머니〉에 얼어붙은 건 견문을 한 거죠. 어떻게 하면 흘려 보지 않고 제대로 볼 수 있는가가 저에게는 풍요로운 삶이냐 아니냐를 나누는 겁니다.”

 

독서는 라이프스타일이다. 정답이 없다.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만큼 읽어도 무방하다. 따라서 이유도 다양할 수 밖에. 하지만 정말 책을 많이 읽는 사람에게 간단한 조언을 구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라 생각이 된다. 낯선 길을 떠나기 전에 그 지역에 익숙한 사람에게 길을 묻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 이니까. 위 소개한 책들이 최근 가장 눈길을 끄는 독서법 안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