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6일(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진흥원 내 11층에 위치한 문화예술교육 정보관(A.Library)(이하 A.Library)를 8월부터 문화예술교육자 및 일반인에게도 개방하게 됨에 따라 이를 기념하는 오픈식을 진행한 것이다. 진흥원 내부 시범운영 후 시민들에게 첫 모습을 드러낸 공식 행사에 아르떼365가 다녀왔다.

문화예술교육 정보관 ‘A.Library’ 오픈식 개요
■취지: 정보관 외부 개방을 기념, 대내·외 이용자 유입을 위한 정보관 인지도 제고
■일시: 2017년 8월 16일(수) 오후 2시~5시
■장소: 진흥원 청사 11층 내 문화예술교육 정보관(A.Library)
■ 주요 일정:
-1부(14:00~15:30): 정보관 주요 공간 안내 및 소개, 개인별 정보관 투어
-2부(15:30~17:00): 한상연 작가와 함께하는 ‘우리는 모두 예술가다’ 강연, 질의응답
1부: 누구에게나 열린 문화예술교육 소통의 장
이날 문화예술교육 관계자들 70여 명이 모여 문화예술교육 정보 공유 및 소통의 장이 마련돼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행사는 1, 2부로 나뉘어 1부는 진흥원 및 기관 관계자, 2부는 사전 신청을 완료한 일반 참여자 중심으로 진행됐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 A.Library 외부 개방을 축하하는 참석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참여자들은 A.Library 입구에 설치된 방명록에 축하 메시지를 작성하는 한편, 정보관 내부를 둘러보거나, 서가를 거닐며 문화예술교육 관련 자료를 살펴보기도 했다.
A.Library 외부 개방 기념 오픈식의 막이 오르고, 주성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이하 원장)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주성혜 원장은 “문화예술교육 정보관 ‘A.Library’는 문화예술교육 관련 자료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공간이다. 그동안 진흥원 발간물뿐만 아니라 지역센터 등 관계 기관들의 자료를 총망라해 수집하고, 전문서적을 충분히 완비하려 노력해 왔다. 앞으로 더욱 새롭게 거듭나 진흥원은 물론, 문화예술교육 관계자, 관련 기관 및 단체, 매개자들이 미래의 문화예술교육을 위해 함께 공부하고 궁리하는 장으로 거듭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A.Library는 지난 2016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청사가 마포구에서 상암동 YTN 뉴스퀘어 건물로 이전 이후 문을 열 준비를 시작하였다. PC, 멀티미디어 장비 구입 등 공간 구성을 마친 뒤 도서관리 프로그램(IRUS) 등을 도입해 전자도서관을 구축하였으며, 분실방지 시스템 등 외부 개방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하게 되었다.
진흥원 이현정 사서는 “A.Library가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있는 다양한 지역주민, 회사원뿐만 아니라 지역 곳곳에 있는 문화예술교육 관계자들까지 문화예술교육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지식 문화의 장이 되길 바란다.”며 외부 개방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2부: A.Library 저자와의 만남 <우리는 모두 예술가다>

2부에서 진행된 A.Library 저자와의 만남 <우리는 모두 예술가다>에서는, 한상연 작가와 함께 ‘자유를 위한 문학과 예술’이라는 주제로 강연이 꾸려졌다. 한상연 작가는 ‘문화예술은 삶을 풍요롭고 즐겁게 하는 놀이이고, 문화예술교육은 놀이를 함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라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먼저, 한상연 작가는 트리스탄 차라(Tristann Tzara)의 ‘다다이즘 시 쓰는 법’을 낭독하며 좌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다이즘 시를 쓰는 법’은 ‘신문을 들어, 가위를 들어’라는 구절로 시작해 말미에는 ‘그럼 넌 무한정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감수성을 가졌지만, 무지한 대중은 이해하지 못하는 작가가 될 거야.’라고 끝맺음하는 8행 정도의 시다.
참여자들이 고개를 갸웃하자 한상연 작가는 “우리 마음속에는 시를 진지하게만 대하려는 습관이 깔려 있다.”며, 시가 삶에 대해서 표현하려 노력하는 산물일 수는 있지만, ‘놀이’로 이어져야 우리의 감수성을 직접 자극하여 시인과 시의 새로운 관점을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노동으로부터 해방되는 시간의 경험을 의미한다. 시뿐만 아니라, 문학과 예술에서 우리가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하는 진지한 성찰은 언제나 ‘삶의 기쁨’과 ‘자유를 늘리는 방향’이어야 정당하다는 내용으로 강연을 이어갔다.
그 다음으로 화면에 흑백 톤의 이미지가 한 장 띄어졌다. 한 남성이 의자에 앉아 토끼로 보이는 동물을 품에 안고 있는 이미지로, 참여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한상연 작가는 청중들을 향해 그림 속 남성의 행동에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이 이미지는 1965년 한 사설 화랑에서 전시된 요셉 보이스(Joseph Beuys)의 <죽은 토끼에게 어떻게 그림을 설명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퍼포먼스다. 퍼포먼스는 제목 그대로 요셉 보이스가 죽은 토끼를 안고 ‘무언가’를 속삭이듯 토끼의 귀에 대고 그림을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관객들은 요셉 보이스가 죽은 토끼에게 무엇을 얘기하는지 모른다.
한상연 작가는 이 작품을 두고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예술과 문화에는 ‘삶과 존재에 대한 사랑과 긍정’이 결핍돼 있다고 역설했다. 요셉 보이스의 <죽은 토끼에게 어떻게 그림을 설명할 것인가?>라는 작품은 계산적이고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데 익숙한 현대인에게 예술이 주는 행복과 즐거움의 의미를 설명하기보다, 차라리 죽은 토끼에게 설명하는 편이 쉽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이날 소개된 주요 예시인 ‘다다이즘 시 쓰는 법’과 <죽은 토끼에게 어떻게 그림을 설명할 것인가?> 작품을 통해 한상연 작가는 예술과 문학에는 절대적인 기준이나 규칙, 틀이 정해져 있지 않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의 저서 『우리는 모두 예술가다』의 내용처럼 인간은 처음부터 놀이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고 예술가의 자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가능성을 되찾는 일, 즉, 노동으로부터의 진정한 해방을 통해 놀 줄 아는 사람이 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 회복의 단계는 첫 번째, 제멋대로 만드는 법부터 배우고 두 번째, 자신에게 강요하는 틀을 깬 다음 세 번째, 타인의 고유함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 단계를 거쳐 비로소 우리가 모두 즐겁게 ‘노는’ 예술가로 회복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작가의 강연이 끝난 후 참석자들의 질문이 쇄도했다. “놀기가 문화와 예술이라면 놀기 행위는 또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라는 물음부터 시작해 “우리 세대는 제대로 놀아본 경험이 없다. 그런데 교육현장에서 어떻게 노는 법을 가르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어 “유익한 강연이었다. 더 좋은 기획으로 후속 강연을 A.Library에서 개최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등 A.Library의 ‘저자와의 만남’ 프로그램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도 이어졌다.
한상연 작가는 “이론적으로 정형화시킬 수 없을 만큼 각자의 개성이 다양하다.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훌륭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어떤 틀을 만들어놓고, 틀대로 예술을 규정하다 보면 다양한 개성들을 발휘할 수 없다. 유희로서의 예술을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A.Library 외부 개방 기념 오픈식이 종료된 후에는 참여자들이 A.Library의 문화예술교육 관련 서적 및 자료를 살펴보며 행사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각자가 지닌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포착되었다.
한상연 작가가 “문화예술은 삶을 풍요롭고 즐겁게 하는 놀이이고, 문화예술교육은 놀이를 함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다”라고 역설하고, 주성혜 원장이 “문화예술교육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논의의 장으로 거듭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듯이, 새롭게 태어난 정보관에서 많은 예술가,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들의 꿈이 피어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정보관 이용 안내
정보관은 문화예술교육 관련 전문서적, 발간물, 저널, 비도서 등 약 9,000여 점의 관련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전문 도서관이다. 이용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점심시간 오후 12시~1시)다. 최소 1일 전 이메일(hellohj27@arte.or.kr)로 사전신청을 해야 이용할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 정보관‘A.Library’이용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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