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고 경험하는 문화예술교육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가진 교사, 장학사, 예술강사, 문화예술교육 정책관계자라면 「학교 문화예술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주목해보자. 본 조사는 학교 문화예술교육의 기초 통계를 확보하고, 관련 정책 및 전략 수립을 위해 전국의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실 기존에도 학교 문화예술교육 관련 통계가 일부 있었으나, 산발적이거나 단발성으로 진행된 조사가 대부분이었고, 학교의 문화예술교육 현황을 연차별로 세밀히 다룬 연구는 드물었다. 이러한 한계를 개선하고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지난 2014년부터 교육과정 안팎의 문화예술교육 현황을 파악하고 분석함으로써, 학교 문화예술교육 정책추진의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기초통계를 확보해 가고 있다.
본 조사의 체계는 크게 ‘교육과정 내의 문화예술교육’과 ‘교육과정 이외의 문화예술교육’으로 구분되며, 이 밖에 ‘문화예술 관련 외부 지원사업’등의 현황을 교급별, 지역별, 학교 규모별로 살펴보고 있다.
먼저 ‘교육과정 내의 문화예술교육’은 ▲예술교과 운영 현황(음악교과 내 국악수업 시수 비율, 체육교과 내 표현활동(무용)수업 시수 비율) ▲창의적체험활동에서의 문화예술교육 현황 ▲중학교 자유학기제에 따른 문화예술교육 현황 ▲현장체험학습 관련 문화예술교육 현황 등을 파악했다. ‘교육과정 이외의 문화예술교육’은 ▲자율동아리 및 토요 동아리, 방과후학교에서의 문화예술교육 현황을 살펴보았다. 2016년 9월 초부터 10월 중순에 걸쳐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11,563개교를 대상으로 조사되었고, 이 중 총 9,524개교가 참여하여 82.4%의 응답률을 기록하였으며, 주요 연구결과는 아래와 같다.
학년 올라갈수록 예술교과 감소, 표현활동(무용)은 특히 여중․여고에서 활발하게 운영
2016년 ‘음악교과 내 국악수업의 시수’ 평균비율을 살펴본 결과, 초등학교 28%, 중학교 19.1%, 고등학교 9.6%로 조사되었다. 교급이 높아질수록 국악수업의 시수가 감소하였는데 그중에서도 고등학교 1학년(15%)에서 3학년(5%)으로 올라갈수록 국악수업의 비율이 확연히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체육교과 내 표현활동(무용)수업의 시수’ 평균비율은 초등학교 15.4%, 중학교 10.6%, 고등학교 4.8%로 집계되었다. 표현활동(무용) 수업은 장르의 특성상 성별의 영향이 컸는데, 전체 중․고등학교 평균에 비해 여자 중학교(15.5%) 및 여자 고등학교(10.5%)에서 보다 활발하게 운영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16 초·중·고 예술교과 운영 현황

(단위:%)

중학교 자유학기제에서 가장 많은 문화예술교육이 이루어진 분야는 음악
지난 2016년은 학생의 소질과 끼를 키우고 행복 교육을 지향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되는 해였으며, 문화예술교육이 확대되는 토대가 되었다. ‘자유학기제에서 가장 많이 운영된 문화예술교육 분야’는 음악(78.3%)이었고, 세부분야로는 뮤지컬의 참여가 높았는데 학생들이 만든 결과물을 무대에 올릴 수 있어서 활발히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중학교 자유학기제 문화예술교육 분야별 운영비율

(단위:%, 복수응답)

중·고등학교는 창의적특색활동 내 문화예술교육의 비중 감소
2016년 ‘창의적특색활동* 내 문화예술교육 운영 비율’은 초등학교 61.2%, 중학교 35.9%, 고등학교 33.1%로 나타났으며, 2015년과 2016년의 데이터를 비교해 볼 때 초등학교를 제외하면 중․고등학교의 문화예술교육 비중은 다소 줄었다. 그 이유는 교사, 장학사 등 문화예술교육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FGI(Focus Group Interview)에서 언급된 내용을 참고해볼 수 있다. FGI에 참여한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학교에서 창의적특색활동의 일환으로 문화예술교육을 운영할 수 있으나, 사회적 이슈에 따라 편성해야 할 과목(안전, 보건, 정보통신, 통일 교육 등)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문화예술교육의 비중이 감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창의적특색활동 내의 문화예술교육은 줄었지만, 이 외에 교과수업 중 ‘융합수업’이나 ‘중학교 자유학기제’ 등으로 문화예술교육이 새롭게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창의적특색활동은 창의적체험활동 내 자율활동 종류 중 하나로 단위학교 재량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

2015~2016년 창의적특색활동 내 문화예술교육의 비율

(단위:%)

전체 동아리 수는 증가한 반면, 문화예술동아리 수는 유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전체 동아리(창의적 체험 활동, 자율동아리, 토요 동아리) 수’는 아래 그림과 같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 이유는 자율동아리 수가 전체 동아리 수 상승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비예술분야인 영어‧수학 등의 학습동아리가 활발해진 것도 전체 동아리 개수 증가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연극반, 미술반 등의 문화예술동아리 수는 큰 변화가 없었다. 그 원인은 상대적으로 타 동아리와 달리, 문화예술동아리는 이미 개설되어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에 큰 변동 없이 유지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2014~2016년 초·중·고 동아리 평균 개수

(단위:개)

방과후학교의 전체 운영율은 감소한 반면, 소도시는 활발한 문화예술교육 진행
3개년의 ‘방과후학교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운영 비율’ 및 ‘프로그램 평균 개수’를 살펴본 결과 아래 그림과 같이 유사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지난 2016년 중학교의 방과후학교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개수는 평균적으로 약 3.7개로 조사되었지만, 도시가 작은 읍면지역과 학생 수가 400명 이하의 작은 학교에서는 각각 약 4.3개와 약 4개로 평균보다 참여율이 다소 높았다. 이에 대해 문화예술교육 전문가들은 대도시보다 소도시에 속한 학교는 학생들이 개인지도 및 학원 등 사교육의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에 방과후학교에서 운영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좀 더 활발히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2014~2016년 방과후학교 문화예술교육 운영 현황
예술특색사업은 모든 교급에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
최근 학교에서는 학생의 개성을 존중하고 창의성 증진을 위해 문화예술, 스포츠,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특색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예술을 집중해서 장기적으로 배울 수 있는 ‘예술특색사업(예: ‘1학생 1악기 교육 사업’ 등)의 운영율‘을 살펴본 결과, 아래 그림과 같이 모든 교급에서 3년간 꾸준히 상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요인에 대해 교육현장의 전문가들은 학교 자체 예산 외에도 지자체, 중앙정부 및 교육청 에서 지원하는 예산이 점차 확대되면서 학생들이 일상에서 예술을 체험하고 문화 감수성 함양을 하는 데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2014~2016년 예술특색사업 운영율

(단위:%)

지금까지 학교 교육과정 안팎에서 아동․청소년들이 배우는 문화예술교육의 실태를 살펴보았다. 주요결과를 요약하면, 교급이 올라갈수록 예술교과 수업과 사회적 이슈에 따라 창의적특색활동에서의 문화예술교육의 비중은 다소 감소했다. 그러나 중학교 자유학기제 도입으로 학생들이 문화예술교육을 접할 수 있는 저변이 확대되는가 하면 중앙정부, 지자체, 교육청 등에서의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예산 지원이 확대됨에 따라 학생들이 보다 예술을 풍부하게 경험하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3개년의 시계열 데이터를 기초로 학교 문화예술교육 현황을 교급별, 지역별, 학교규모 등 다각적인 요인에 따라 분석함으로써 문화예술교육의 흐름과 경향을 볼 수 있다. 본래 실태란 ‘크게 변화되지 않더라도 꾸준히 그 현장을 포착하는 것에 의미를 찾는다’라는 뜻을 가진 만큼, 올해에도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조사체계의 큰 틀은 유지하되 문화예술교육 현장과 환경에 보다 밀착시켜 학교 문화예술교육의 활성화 수준까지도 가늠해 보는 연구를 고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교에서 운영하는 문화예술교육의 동향을 읽고, 미래 문화시민으로 성장할 아이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정책추진의 탄탄한 근거로 활용되길 바란다.

사진 없음
소지영_정책연구팀
soji23@art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