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서 주로 쓰이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즉, ‘협력’이라는 뜻의 이 말은 지명도가 높은 둘 이상의 브랜드가 손을 잡고 새로운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기법으로 이제는 아주 흔한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콜라보레이션이 문화예술교육의 영역에도 중요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예술가가 다른 예술가와 협력해 공동의 작품을 만드는 기존의 방식에 머물지 않고 관객들, 아이들을 작품 속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공동 작업을 통해 새로운 참여형 예술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중요한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으니까요. ‘콜라보레이티브 아트(collaborative art)’의 확장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술교육 분야로 확장된 콜라보레이티브 아트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같이 살펴볼까요?

유명 작가와 아이들의 합작품 ‘셔츠에 그린 미래’
인도 작가 하르샤(N. S. Harsha)가 ‘대단한 여행(Charming Journey)’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2월 4일부터 6월 11일까지 일본 모리 미술관에서 전시를 열었습니다. 그는 전시를 열 때마다 아이들을 위한 워크숍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번 워크숍은 ‘미래(future)’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작가는 100명의 아이들과 함께 워크숍 과정에서 만든 작품을 실제 전시의 일부로 걸었습니다. 현역 유명 작가와 아이들이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그것이 예술적 경험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하르샤와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는 아이가 보입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걸까요? 하르샤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상상하는 ‘나의 미래’를 그리게 합니다.

아이들은 미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어른용 셔츠에 그림을 그리고 그렇게 자신이 상상한 미래가 담긴 와이셔츠를 입고 행진을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와이셔츠에 그린 그림은 벽에 걸려 작품으로 전시됩니다.
아이들의 ‘미래’는 미술관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태어났습니다. 뭉클한 공명을 주는 게 예술교육의 목표 중 하나라면 이렇게 자신의 작업이 어엿한 작품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야 말로 소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히로시와 초대받은 이들의 예술작품
히로시 후지(Hiroshi Fuji)는 사회가 소중히 여기지 않는, 그러니까 필요 없는 존재로 여기는 것들을 특별한 존재로 바꾸는 작업을 주로 진행하는 예술가입니다. 그는 자신의 스태프와 학생들, 그리고 자원한 사람들과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하여 작품을 만듭니다. 그의 작품은 항상 사회, 공동체 및 환경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불필요한 것은 없다’라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는 지금까지 전 세계의 1,000개가 넘는 지역에서 시민들과 함께 5,000건 이상의 작품을 함께 만들었습니다.
그가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일단 히로시는 같이 작품을 만들 사람들을 모집하는 초대장을 아이들과 학생들, 성인들에게 보냅니다. 그 초대장에 응답하게 되면 협업이 시작됩니다. 새로운 참여형 예술의 형태입니다.

또한 이렇게 모인 사람들은 폐기물과 재활용, 환경에 대해 끊임없이 토론합니다. 그리고 어떤 재료를 사용할지도 토론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재료의 다양성과 조합에 대해 고민하고 깨닫습니다. 이런 과정들을 되풀이하면서 창의성과 의견조율 능력,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능력, 추진력 등 공동 작업의 효과를 경험하게 됩니다.

아이들끼리 완성하는 날개 깃털 벽화
콜라보레이티브 아트(Collaborative art)는 꼭 아티스트와 함께해야 하는 일은 아닙니다. 아이들끼리 할 수 있는 사례도 많습니다.

국제 거리 예술가이자 예술 공동체 소속인 캐시 스테판(Cassie Stephens)의 ‘날개 깃털 벽화’ 프로젝트는 색칠한 종이에 본을 대고 깃털을 잘라내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 전에 먼저 마음에 드는 색을 칠해야겠지만요. 그렇게 해서 깃털 하나 하나가 만들어집니다. 이 잘라낸 깃털을 날개로 하나씩 붙이는 작업도 해야겠죠. 같이 힘을 모아 작업을 하다 보면 느끼게 됩니다. 날개는 깃털로 이루어졌다는 것, 깃털 하나를 만들기에도 이처럼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그것이 모여 어렵게 날개가 완성된다는 것. 마지막에 날개가 완성되면 기쁨이 상당하리라 생각합니다. 이게 콜라보레이티브 아트의 기쁨, ‘함께 하는 기쁨’입니다.
이제 완성된 날개에 몸을 대고 날아오를 시간입니다. 함께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는 과정이라면 어떤 형태의 콜라보레이티브 아트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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