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살고 있는 예술가와 교육자는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어떤 비전과 전략이 필요할까? 지난 1월 9일부터 약 4일간 서울과 대전에서 열린 제 41차 아르떼 해외전문가 초청워크숍은 영국 바비칸-길드홀연극음악대학(Barbican Guildhall School of Music & Drama, 이하 바비칸-길드홀)의 전문가들과 함께 이에 대한 답을 찾는 시간이었다. ‘예술가와 교육 – 창의적 학습모델 설계와 개발’을 주제로 바비칸-길드홀의 학습·참여부서 총괄디렉터 션 그레고리(Sean Gregory)와 창의학습부서장 제니 몰리카(Jenny Mollica), 그리고 약 40명의 참가자들과 함께한 워크숍 첫 날은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강연과 실습, 그리고 열띤 토론으로 인해 예정 종료시간인 오후 5시를 훌쩍 넘겨버렸다. 첫 날의 워크숍 요점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연결하기와 경계 허물기’가 아닐까 싶다. 예술, 교육, 창의성, 학습에 있어 경계 허물기 그리고 그 사이 사이에 필연적으로 담보되어야 할 주요 연결고리들에 대해 나누었던 그 날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함께 일하는 실천 공동체
영국의 바비칸(Barbican)은 런던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의 문화예술복합센터 중 한 곳이다. 이곳은 전문교육기관인 길드홀음악연극대학 뿐 아니라 콘서트홀, 극장, 갤러리, 영화관, 도서관, 아티스트 레지던시 이외에 상업시설과 민간거주시설까지 포함한 거대 복합문화단지다. 창의학습부서 총괄디렉터 션 그레고리는 이러한 바비칸의 요소들이 무엇에 뿌리를 내리고, 어떻게 진행되어 왔으며, 현재 무엇을 기반으로 미래의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를 소개하는 것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청중으로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바비칸의 비전이나 이를 뒷받침하는 세부 프로그램과 그에 따르는 전략적 특징보다도 이를 발표하는 이의 ‘자부심’이었다. 연출된 자부심이 아닌, 진심으로 자신이 속한 기관의 철학과 비전을 자랑스러워하는 그를 보며, 무엇이 그 긍지의 뿌리일까 궁금했다.
실마리가 그의 첫 발표 제목인 ‘함께 일하기: 바비칸, 길드홀 그리고 시티 오브 런던’에 있다고 생각이 든 것은 그의 강연이 중반부로 접어들기 시작했을 무렵이다. 바비칸은 시티 오브 런던(City of London)의 지원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수행기관과 이를 지원하는 행정기관이 갑을관계가 아닌 평등한 관계로 ‘함께 일하기’란 쉽지 않다. 그의 긍지가 이러한 수평적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분명해 진 부분은 그가 강연 중 인용한 영국 문화부의 독립보고서의 한 부분에서도 읽어 낼 수 있다.
“(런던시 내에 위치한) 별개의 (예술)기관들이 함께 협력하여 하나의 유기체로 다양한 교육활동을 제공함으로써 ‘실천 공동체(Community of Practice)’라는 가장 발전된 형태의 모델을 구현하고 있다. 특히 바비칸 센터의 고등 교육기관(바비칸-길드홀)이 중심이 되어 일궈낸 이러한 파트너십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이제 이 모델을 더욱 발전시켜 드라마, 연출, 무용, 낭송, 영화, 시각예술 등이 포함되어 계획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 대런 헨리 (Darren Henley), 영국 문화부 독립보고서
동일한 행정구역 내 위치한 타 예술기관과 바비칸, 그리고 행정기관인 런던시의 ‘함께 일하기’는 바비칸의 비전인 ‘경계 없는 예술(arts without boundaries)’을 단순 선전문구가 아닌 구체적이고 실천적 수행으로 승화시켰다. 예시로, 바비칸과 경쟁관계일 수 있는 사우스뱅크센터(Southbank Centre)와의 적극적 협업체계를 통해 중장기적 교육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는 점은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일 수 있다. 이러한 적극적 협업체계가 모델로 자리 잡으면서 ‘경계 없는 예술’이라는 비전이 단순히 장르적 초월을 떠나 지리적, 조직적, 경제적 관점에서 실천되고 있다는 현실은 조직 내 성원에게 자부심을 부여한다. 그리고 과정은 결과를 낳는다. 이러한 협업체계는 예술(창작)과 교육(학습), 예술가와 참여자 사이의 더욱 다양하고 유기적인 연계와 실험들을 가능하게 한다.
“‘함께 일하기’는 파트너십이 있어야 가능한 거겠죠.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연결고리를 맺어야 하고 예술과 교육 모두를 관통하는 그런 파트너를 찾아야 합니다. 또 창의적으로 상상력을 발휘를 해야 하며, 경제적인 측면까지 생각해야 되죠. 가장 중요한 것은 열린 마음으로 귀를 열어두고 상호존중 하면서 대화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션 그레고리
다양한 차원의 파트너십을 통한 ‘함께 일하기’의 또 다른 강점은 참여 지역민의 예술적 참여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게 한다는 점이다. 이는 예술교육을 제공하는 자의 입장에서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 발현의 기회를 더욱 풍부히 제공한다. 즉, 바비칸-길드홀이 추구하는 ‘함께 일하기’는 문화예술교육과 관련된 조직, 지역, 주체, 역할, 예술적 장르 모든 차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연결하기와 경계 허물기’의 환경적 필수조건이며 그 첫 번째 단계로 볼 수 있다.
왼쪽부터 바비칸-길드홀의 학습·참여부서 총괄디렉터 션 그레고리와 창의학습부서장 제니 몰리카
창의학습을 통한 예술가 양성과 역량강화
첫 번째 단계가 문화예술교육의 환경적 ‘연결하기와 경계 허물기’ 작업이었다면, 이어 발표한 창의학습부서장 제니 몰리카는 젊은 예술가와 청소년, 지역민 등 모든 잠재적 예술가들 위한 교육프로그램인 ‘창의학습(Creative Learning)’에 대해 소개했다. 예술교육의 사회적 확산을 이룰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로 바비칸-길드홀은 예술적 탁월함을 택했다. 여기서 ‘탁월’의 의미는 예술적 수월성을 넘어 혁신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한 새로운 관객과 참여자 구축은 바비칸의 비전과 함께 ‘연결하기와 경계 허물기’에 기인한다. BBC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어반(Urban), 힙합, 랩을 하는 아티스트들의 협연과 방송, 베를린 필하모닉 등 해외 예술단체를 초청할 시에는 바비칸과 사우스뱅크센터가 함께 주최하여 공동의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례가 대표적으로 다뤄졌다.
바비칸-길드홀의 창의학습팀 26명의 직원 모두는 창의학습 프로듀서(Creative Learning Producer) 내지는 큐레이터(Curator)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다. 이 직책의 명칭은 ‘연결하기와 경계 허물기’의 상징적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저는 이러한 직책이 가지는 의미가 상당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예술가가 끊임없이 창의적으로 무언가를 창작하듯이, 학습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것 또한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과정이라는 것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 제니 몰리카
여기서 ‘경계’라 함은 예술형태 또는 장르 간의 경계를 없애는 것도 포함되지만, 예술과 교육 간의 경계를 허무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또한 예술가와 프로그램 참여자 간의 경계를 허무는 것도 강조된다. 즉, 바비칸의 창의학습 프로그램은 참여하는 모든 이가 예술적 소속감을 느끼는데 주력한다. 이는 탁월한 예술가와 참여자 모두에게 영감을 주고, 현 세대 뿐만 아니라 미래의 예술가 양성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미래의 예술가’는 젊은 세대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평생에 걸쳐서 자신의 예술적 영감과 기술을 연마하고자 하는 사람들 모두를 지칭한다. 이러한 평생교육학적 관점이 바로 창의학습의 핵심임을 재차 강조했다.
바비칸-길드홀의 창의학습은 지역, 주민, 장르, 세대, 학교, 축제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바비칸 박스(Barbican Box)’는 젊은 층을 겨냥한 창의학습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바비칸 박스’를 통해 완성된 참여자들의 작품은 쇼케이스(showcase) 형태로 발표된다.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예술작품의 발표과정을 약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무대장치나 연출 등을 실제 전문 전시나 전문 공연을 준비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관심과 자원을 들여서 준비하고, 그것을 참여자들 역시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은 예술과 교육 간의 연결하기와 경계 허물기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바비칸-길드홀의 창의학습 프로그램의 특별한 점은 ‘크리에이티브 커리어(Creative Career)’라는 프로그램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크리에티브 커리어 프로그램은 예술가들에게 비즈니스 스킬을 연마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면 네트워킹, 창단 또는 창업, 펀드레이징, 자금 및 조직관리 등 경영과 행정기술을 연마하는 마스터 클래스를 운영한다. 전문가들의 강연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현재까지 9천여 명의 학생과 예술가들이 참여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학계에서는 2010년 이후부터 예술 기업가정신(Arts entrepreneurship)이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느끼는 괴리감은 여전히 크다. 영국의 경우, 바비칸-길드홀의 창의학습과정만을 통해 예술경영에 대한 교육을 받은 예술가들이 9천명에 이른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21세기의 예술가에게 필요한 주요역량 중 하나로 경영 그리고 기업가 정신이 세계적으로 논의 되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이러한 실천적 대응과 교육은 여전히 미약하기 때문이다.
“예술가는 리더일 뿐만 아니라 교육자인 동시에 조력자(Facilitatior)이기도 하고, 이것을 연출하는 경영자 또는 행정가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창작뿐만 아니라, 교육과 행정 모두를 중요하게 다루고 고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최고의 연기자가 되도록 노력을 하다가 배우가 안 되면 교육이나 행정을 해라’라는 식의 접근 방식이 아닌, 이 세 가지 모두가 다 중요하고 이 모두를 나의 전문적인 커리어로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시작했던 교육과정입니다.”
– 제니 몰리카
교육현장에서 필요한 예술가의 창의적 리더십
오후에는 션 그레고리의 진행으로 ‘창의성’을 주제로한 실습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음악적 요소들이 적극 활용된 프로그램은 아프리카 스와니 민속음악의 한 멜로디를 따서 새로운 형태로 만들어 내고 이를 합해 보는 방식, 한 명이 소리, 리듬, 몸짓 등 무언가를 시작하면 옆 사람이 나름의 해석과 즉흥창작(Improvisation)을 통해 변형시켜 다시 옆 사람에게 전달하는 방식 등이 사용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메시지는 무엇이 되었든 우리가 그것을 받아서 새롭게 만들어낸다는 점이었죠. 우리가 창작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예술작품이 되었든 무엇인가를 선보인 다음에는 그것이 어떤 형태로 돌아올 지 예상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죠. 그것이 어떤 형식으로 돌아오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새롭게 기여를 하는 것이 창의적 리더의 역할이라는 것을 이 활동을 통해서 비유적으로 보여드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션 그레고리
이 실습 프로그램은 어떠한 반응이 왔을 때 자신이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 즉 귀를 열고, 경청을 하고, 들어오는 반응이 무엇이든 거기에 적절히 대응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는지를 실험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실습 프로그램을 리드하는 자로서 참여자가 실수해도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을 매우 중요시 하며, 실수를 해도 괜찮고, 계속 진행할 수 있는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주입시켰다. 이러한 접근은 사실 모든 교육적 환경에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창의적 리더십은 성원들 사이에 실수를 통해서도 이러한 몰입과 과정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실수를 학습과정으로 연결시키고, 예술(창작)과 교육(학습)의 경계를 허무는 것은 필수다.
예술과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함께 고민하기
토론은 그룹별 토의와 종합토론, 질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그룹토의는 앞서 진행된 실습이 현재 자신의 역할과 연계해 볼 때 특별히 유용하다고 느낀 점과 그것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각 그룹에서 공통적으로 ‘창의성’을 몸과 행동을 통해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과 교육현장에서 참여자의 특성이나 개성을 재빨리 파악하는데 매우 유용할 수 있다는 의견 등이 나왔다. 다만, 학습현장에서 참여자의 동기나 관심이 매우 낮은 수준일 때 동기부여를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형식의 프로그램을 시도할 때 교육자로서 자신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이것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등이 질문되었다. 션과 제니는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와 참여자 모두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나 자신에 대한 신뢰와 ‘할 수 있다’라는 믿음이 있어야 되죠. 환경조성을 잘 하더라도 항상 변수가 있죠. 내가 어떻게 했는데 반응이 영 시원치 않거나 전혀 반응이 돌아오지 않거나, 아니면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 올 수도 있습니다.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나에게 있다’는 자신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죠.”
– 션 그레고리
“첨언을 하자면, 모두가 예술가가 될 수 는 없지만 모두가 창의적일 수는 있다 고 생각을 합니다. 그 믿음을 기반으로, 배움이라는 것, 학습이라는 것이 항상 선형적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학생 하나가 나의 활동에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아도 며칠 뒤에, 혹은 한참 뒤에 그 학생 안에 뭔가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고, 그 씨앗이 나중에 어떻게 해서든 커질 수 있는 것이거든요.”
– 제니 몰리카
또한 모두가 고민해야 하는 점으로 예술을 위한 예술도 중요하지만 그 외에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과 경제적인 지속성이 있는 예술 활동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도 논의 되었다. 이들은 예술가의 활동이 네 가지의 가치에 기인한다고 보는데, 예술적 가치, 교육적 가치, 사회적 가치, 경제적(비즈니스)적 가치가 그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가치 중 어느 하나가 더 우월하거나 하등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21세기의 예술가는 위의 가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자신의 정체성과 역량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조언은 매우 중요하다.
“모든 예술가는 홍보대사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창작을 할 뿐만 아니라, 예술가가 사회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고 어떠한 기여를 하는 지에 대해서 분명히 인식하고, 이것을 일반 대중들에게 알리며 널리 홍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죠. 다시 말하자면, 창작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하고 리드하고 교육하는 다양한 스킬을 현 시대의 예술가는 요구받고 있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션 그레고리
일반적으로, 입시를 거친 한국의 예술전공자 대부분은 대학을 마쳤을 때 한 가지 정체성만을 가진다. 예술가로서 자신의 전공 관련 기술과 지식만이 대학에서 다뤄지기 때문이다. 교육자로서,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확산시키는 활동가로서, 그리고 경제활동을 주체적으로 해 나갈 수 있는 기업가로서의 정체성은 사실 한국의 환경에서 예술전공자로서 획득하기 쉽지만은 않은 역량이다. 예술가로서만 확립된 정체성이 가진 단면에 대해 우리는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예술 이외에 이러한 주요한 가치들을 차선책으로 설정하게 한다는 점이다. 즉, ‘예술하다 안 되니 교육을 한다’는 관점은 많은 점에서 교육에 대한 다양한 실험과 교감 그리고 행위 자체에 대한 중요성을 저하시킨다. 이러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우리 모두는 경계를 취해야한다.
실상 교육하는 예술가 또는 예술가인 교육자에 대한 정체성과 역량에 대한 논의는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오래된 화두였다. 예술가로서 또는 예술강사로서의 활동도 결국 사회 안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인간 활동 중 하나로 본다면, 자신이 속한 사회 환경이 어떻게 변하고 있으며 무엇을 요구하는 지를 파악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자기이해, 그리고 사회에 대한 이해, 경영정신은 예술가로서 그리고 교육가로서의 정체성을 연결하고 그 경계를 허물어 나가는데 함께 수반되어야 하는 역량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앞서 소개된 바비칸-길드홀의 ‘함께 일하기’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부족하다. 이것은 사회적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역, 주체, 기관들이 함께하는 거버넌스적 협력체계는 정책적 관점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션과 제니, 그리고 40여명의 워크숍 참가자들과 함께한 첫 날의 논의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예술가로서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해야 하는 가를 바비칸-길드홀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그 날에 대한 이 짧은 기록이 부족하나마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예술가와 교육자 사이에 고민을 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아르떼 해외전문가 초청워크숍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2005년부터 총 40차에 걸쳐 해외 문화예술교육 전문가들을 국내에 초청하여 문화예술교육의 다양한 방법론과 사례를 공유해왔다. 2017년 첫 번째로 열린 41차 워크숍은 영국 바비칸-길드홀음악연극대학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1월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과 대전에서 워크숍을 개최하였으며, 이어 42차 워크숍에서는 호주 더 송룸(The Song Room)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노래에 대한 창의적 접근·교실을 위한 콘텐츠 탐구를 주제로 1월 16일부터 20일까지 서울과 대구에서 워크숍이 진행되었다.
김인설
김인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문화정책·예술경영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청소년문화포럼 편집위원, 한국문화경제학회 학술이사, 한국문화예술경영학회 국제교류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커뮤니티 아트, 문화예술교육, 예술치유, 문화거버넌스 및 네트워크로 예술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사회자본 및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가 주요 관심분야다.
insul.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