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사회에서 창의성이 중요하게 이야기되면서, 디자인 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왜냐하면, 디자인은 공학과 경영을 아우르며, 문화와 사회에 풍성하게 만드는 철학, 삶의 태도, 그리고 사고 체계로 그 잠재적 가능성이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이야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디자인을 문화 현상이나 활동으로 보고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디자인 교육은 여전히 문화예술교육의 관점에서 아름답게 만드는 미술 활동의 일부로 다루어지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도 디자인 교사의 수가 2012년 96명에서 2016년 164명으로 증가하고는 있지만, 전체 초·중·고 미술 교사 수에 대비하면 매우 적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 연구 및 KCP 도입은 매우 시의적절하며 필요한 연구였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교육 관점에서 디자인은 창의적 문제 해결의 사고능력(Treffinger, 1995)과 감성지능(Mayer, J.& Salovey, P. ,1997)을 복합적으로 계발하는 과정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미술교육과 구별되는 디자인 교육 프레임을 정의하고, 이를 기반으로 프로그램 개발, 교사와의 워크숍을 통해 현장 적용 가능성을 탐색하였다.
디자인 분야 과정 연구개발의 주안점
현재 학교 디자인 교육은 크게 3가지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일반 미술 교사가 담당하는 디자인 교육과 전문디자인 고등학교에서 디자인전공자 양성을 위한 교육, 그리고 문화예술교육으로의 디자인 교육으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디자인전공자 양성 교육은 조금 경우가 다르지만, 대부분 미술교육의 체계인 미적 체험, 표현, 감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창의적 사고체계로서 디자인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현재 상황에 적합하지 않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통합적 사고체계로의 디자인사고, 그리고 2016년 전면 시행되는 자유학기제를 앞두고 내실 있는 디자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은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팀은 ‘발견’, ‘정의’, ‘발전’, ‘전달’의 디자인사고의 더블다이아몬드 모델과 「학교 문화예술교육 교수-학습지도안 <디자인>」(2014) 연구의 ‘디자인 교육 방법 및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그림1]과 같이 네 가지 요소가 연계된 종합의 ‘통합/융합’을 추가하여 다섯 가지 디자인 교육 활동을 정의하였다. 또한, 디자인 대상과 주제가 사물과 이미지, 공간과 환경이라는 물리적 대상으로 존재하였으나, 최근 컴퓨터 기술의 발달로 웹과 뉴미디어, 그리고 사회, 문화, 정책 등의 무형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을 고려하여 전체 연구 프레임을 구성하였다. 현대 사회에서 디자인은 물리적 공간과 커뮤니티, 생산·유통·소비의 생산 시스템, 그리고 사회와 문화적 현상으로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관련성을 이해하고 미시적·거시적 관점으로 주제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해지고 있다.
  • 디자인 교육의 다섯가지 활동
[그림 1] 디자인 교육의 다섯 가지 활동
KCP 주요내용 및 운영
본 연구의 핵심인 ‘디자인 생각지도’ 프레임은 [그림 1]의 디자인 교육의 다섯 가지 활동을 X축, 교육의 대상과 주제를 Y축으로 하여 [그림 2]와 같이 구성하고, [표]에서 개발된 총 21개의 프로그램을 배치하여 완성되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가시적 결과물의 효과성을 고려하는 표현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디자인 사고과정에 기반한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디자인 생각지도’를 보면, 디자인 교육은 발견을 통해 발상하고 상상하는 과정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과 함께, 디자인은 우리 주변의 인간, 사물, 이미지의 탐색과 인식에서 출발하여, 주변 환경과 거시적 주제로 확장성을 가진다는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 디자인 생각지도 워크숍 주요활동/결과문
[그림 2] ‘디자인 생각지도’ 프레임에 기반한 교육프로그램과 워크숍 주요활동/결과물
<서울 어젠다 목표와 전략>
교육활동 프로그램
탐색과 체험을 통한 지각 · 디자인 교육 디자인
·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디자인 교육자의 역할
· 주변과 친밀해 지기
· 같은 표현, 다르게 표현하기
· 3D 조형 디자인: 석고풍선 올록볼록 형태놀이
발견과 인식을 통한 관찰 · Biomorphosis: 자연에서 배우는 디자인
· Kinetic Design
· 오감 활용 관찰: 촉감으로 관찰하기
· 멸종동물 캐릭터 디자인
발상과 상상을 통한 발상 · 소통: 문자와 놀자
· 골판지로 만든 플레이 하우스
· Hi-Cycle: Be a Conscious Consumer
· 시계에 대한 재해석
· 지각: 상상력의 날개
소통과 상호작용 및 감상을 통한 표현 · Mondrian 3D 구성
· Pop-up Card: 종이를 펼쳐 입체를 만들다
· 뚝딱뚝딱 만들자: 모바일 App 디자인
경험과 서비스를 통한 통합 · 미술 전시 개최해 봐요: 전시 디자인
· 미술교과서 품은 디자인
· 한 장면의 메시지: 크레이지 쇼윈도우
· UX/서비스 디자인 워크숍
[표] ‘디자인 생각지도’ 교육 프로그램
제안한 ‘디자인 생각지도’ 프로그램은 2016년 6월 25일부터 8월 27일까지 매주 토요일 8시간씩 80차시로 40명의 수강생들과 탐험하였다. 참여한 수강생들은 미술과 디자인 관련 전공자들로, 워크숍을 통해 [그림 2]의 오른쪽과 같은 다양한 활동과 결과물을 만들어 내었으며, 결과물은 8월 27일 두성페이퍼갤러리에서 전시하고, 프로그램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였다. 토론을 통해, 미술교육과 구분되는 디자인 교육의 방향성과 표현력과 창의적 사고력을 조화시키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루어졌다. 또한, 사후 개방형 심층설문을 통해 ‘가장 도움이 되었던 프로그램’, ‘학교에 적용 가능한 프로그램’ 그리고 ‘디자인교육 프로그램 개발의 방향성’에 대해 22명의 의견을 수렴하였다.
향후 디자인의 교육의 방향 및 KCP 연수에 대한 제언
전시 및 심층 설문 분석을 통해 ‘디자인 교육 컨텐츠’, ‘교수자의 전문성과 열정’의 측면에서 매우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술교육과 디자인교육의 유사점과 차이점, 디자인 사고에 기반한 창의적 사고 능력으로의 접근에 대해서는 많은 시사점을 준 것으로 파악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한계점이 있음이 분석되었다. 첫 번째는, 디자인사고에 기반한 수업을 지향하였으나, 실습이 미술의 범주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 이유는 조형을 벗어난 디자인교육의 사례와 검증된 프로그램이 부족하고, 실습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만들기/그리기’의 틀을 벗어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향후 ‘만들기/그리기를 통한 생각의 발전과 학습’이라는 맥락으로 좀 더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일부 프로그램은 실재 교육 현장에서의 워크숍을 통해 검증된 것도 있었으나, 초·중·고 공교육 현장에 기반하지 못하거나 최적화되지 않은 프로그램이 있었다. 학교의 정형화된 수업시간이나 예산상의 문제로 재료와 도구 구입의 조건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프로그램들이 있었다. 향후 초·중·고 디자인교육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미술교육의 일부로서 확장할 것인지, 창의적 체험교육의 일환으로 전개할 것인지, 일반교과와의 융합의 디자인사고의 관점으로 전개할 것인지, 디자인 교과로 독립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정의철
정의철
서울대학교 디자인학부 부교수. 주요 연구 분야는 제품UX디자인, 인간중심디자인방법이다. 2016년 서울대학교 창의선도 신진연구자로 선정되어 앞으로 9년간 UX 미래 디자인에 대해 연구하게 된다. 저서로 『통합디자인』(교문사, 2015), 『디자인의 시대, 트렌드의 시대』(미래의 창, 2010) 등이 있다. 2016 우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 연구 ‘디자인 생각지도 탐험’에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했다.
jech@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