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국제예술강사대회(The Third International Teaching Artist Conference, ITAC3, 이하 대회)가 지난 8월 3일(수)부터 8월 5일(금)까지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개최되었다. 스코틀랜드 예술위원회(Creative Scotland)와 폴햄린재단(Paul Hamlyn Foundation)이 공동주최하고, 아트웍스 연합(ArtWorks Alliance)이 협력하여 진행한 이번 대회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노르웨이 오슬로와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지난 대회에서 다루었던 문화예술교육의 범주를 보다 확장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영국의 시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이번 대회는 전 세계 약 220여 명의 예술교육자, 문화예술교육 관련 기관 담당자, 관련 연구자들이 참여하여 ‘가장 우수한, 미래의, 급진적 참여적 예술 실천(Best, next and radical practice in participatory)’이라는 주제로 라운드테이블, 세미나, 워크숍 등을 통해 다양한 예술교육 현장사례와 관점을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기조발제 ‘지역사회와의 공동창작과 협력(Co-producing and Collaborating with Community)’과 패널세션 ‘예술가 지원에 있어서 협력적 실천의 가치’, ‘사회 참여적 예술창작에 대한 혁신적 접근으로부터 세계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에서 강조된 바와 같이, 예술가의 사회적 참여 활동 중의 하나로 교육 영역을 다루는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영국식 접근방식과 해석을 엿볼 수 있었고,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의 장이 되었다.
  • 제3회 국제예술강사대회 컨퍼런스
  • 기조발제
특히 이번 대회를 공동주최한 폴햄린재단은 영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하며 예술가의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폴햄린재단 수석 예술가(Senior Arts Leader)로서 예술가들의 컨설턴트이자 연구자로 일하고 있는 수잔 번스(Susanne Burns)를 만나 폴햄린재단의 활동과 함께 영국 문화예술교육과 예술강사에 대한 인식, 그리고 앞으로의 지향점에 대해 들어보았다.
예술가의 다양한 사회 참여적 활동을 지원하는 폴햄린재단
폴햄린재단은 1987년 독일 이민자 폴 햄린에 의해 설립된 이래, 다양한 예술지원을 실천하는 영국의 대표적인 민간 재단 중 하나이다. 주로 사회적 약자나 청소년들이 예술을 통해 자신의 삶과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가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약 100여 명의 예술가 파트너들과 함께 운영·지원하고 있다. 수잔 번스는 “폴햄린재단은 학교, 병원, 교도소 등 다양한 현장에서의 예술가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2011년부터 아트웍스(ArtWorks, 하단 박스 기사 참조)와의 협업하여 전문인력 양성과 관련한 예술가들을 훈련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예술가가 본인의 예술 활동 영역을 넓혀 보다 다양한 참여자들과 예술을 통한 사회적인 활동을 실천함에 있어서, 예술가 훈련과 프로그램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폴햄린재단과 아트웍스가 2015년에 발표한 ‘예술가 설문조사(Survey of Artists)’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8%가 꾸준히 자신들의 작업을 발전시키고자 시간을 투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앞으로 스스로 역량개발의 기회를 갖겠다는 응답은 77%로 나타났다. 예술의 분야와 경력을 막론하고 예술가들 스스로 본인의 역량과 콘텐츠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회를 원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를 통해 고용주들이 과연 예술가가 필요로 하는 훈련이나 역량 개발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되었고, 폴햄린재단이 이와 같은 기회와 활동 지원에 집중하게 된 배경이 되었다고 수잔 번스는 설명했다.
영국의 예술강사 = 다양한 환경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예술가
수잔 번스 인터뷰를 포함한 이번 대회 참가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문화예술교육 또는 예술강사에 대한 영국 사회의 인식이었다. 수잔은 “영국에서 예술강사(Teaching Artist)라는 명칭은 ‘다양한 환경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예술가’를 뜻한다.”며, 이들은 어떤 날은 학교, 다른 날은 병원이나 지역공동체 등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예술(또는 예술강사)과 교육(또는 교사)의 역할에 대해 “교사는 교육 역량, 예술가는 예술 역량이라는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지고 협력하여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것이다. 예술강사가 예술 역량과 더불어 교육 역량까지 갖추면 좋겠지만, 예술강사의 핵심은 ‘예술’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사와 예술가의 역량 및 역할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이나 미국과 같이 ‘예술강사(Teaching Artists)’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영국에서는 이들을 주로 ‘사회 참여적 예술가(Participatory Artist)’라고 부른다.”고 덧붙였다. 예술교육자(예술강사)에게 있어서 ‘예술 역량’을 중심에 두고 그들의 역할 중의 하나로 ‘사회 참여적 역할’을 제시하며, 그러한 사회 참여적 활동 중의 하나로 ‘교육(Learning)’을 예로 드는 영국의 접근과 해석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수잔 번스는 30년 전 무용가로 출발했다. “무용 강사로 활동하며 다양한 현장에서 가르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와 같은 관심이 관련 정책이나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까지 이르렀다. 이 모든 것은 프리랜서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수석 예술가라는 본인의 역할을 “끊임없이 후배 예술가들을 컨설팅하고 지원함으로써 그들의 역량을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예술가의 역할과 활동의 범위를 넓히고 스스로의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예술가 컨설턴트로서의 확고한 사명감을 보였다.
수잔은 예술강사가 갖춰야 할 주요한 가치로 ‘동기부여’, ‘열정’, ‘인간애’,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꼽았다. 반면 ‘예술가 설문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영국에는 약 5만 명의 예술가가 있는데, 응답자의 약 78%가 연간 수입 12,000파운드 이하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예술가들은 실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다른 직업을 병행하기도 하고, 극심한 경제적·정서적 고충에 시달리기도 한다.” 또한 문화예술교육 활동에 있어 예술 역량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뚜렷한 동기부여와 열정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앞으로의 문화예술교육 정책과 활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는 귀한 시간을 선사해 주었다.
  • 전시행사
  • 패널세션
아트웍스(ArtWorks) 소개
영국에서는 1960년대부터 건강, 교육, 범죄정의, 청소년 및 커뮤니티 환경 등 예술가의 사회 참여활동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활동은 종종 커뮤니티 아트(community art), 대화적(dialogical) 예술, 사회 참여적(socially engaged) 예술, 참여적(participatory) 예술 등으로 불리며 예술가, 예술기관, 분야 종사자, 커미셔너, 재정후원자, 평생교육대학, 대학, 연수제공자 등 다양한 파트너들이 참여하여 일상의 주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예술 전문가 교육 영역에서 참여적 환경에서 요구되는 역량 교육이 주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2011년 스코틀랜드 예술위원회과 폴햄린재단이 협력하여 참여적 환경에서의 예술 실행 개발 및 분야 발전을 위해 ‘아트웍스’를 출범하였다. 참여적 환경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를 위한 입문 연수와 지속적인 전문역량 개발 지원하여, 궁극적으로 예술기반 활동과 예술에 사람들의 참여활동의 질을 제고하고, 전문적이고 중요한 분야로서 문화예술교육(참여적 예술활동) 분야 가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를 목적으로 한다.
아트웍스는 출범 이후 4년간 사례조사, 평가연구, 토론회, 조사보고서 등 49개의 자료를 발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15년 3월 종합보고서 「참여적 환경에서의 실행 역량 개발(ArtWorks : Developing Practice in Participatory Setting)」과 이니셔티브 보고서 「아트웍스 : 실행을 위한 부름 – 참여적 환경에서 어떻게 협력적으로 실행을 강화할 수 있는가?(ArtWorks : A call to action – How we can collectively strengthen practice in participatory settings)」를 발행했다.
연구 결과, 1) 연수 및 역량 개발, 2) 질 제고하기, 3) 변화를 위한 조건이라는 3가지 주요 분야에 대한 13가지 제안이 도출되었다. 이를 통해 관련 분야 간 협력체계 개선 및 현장의 질을 제고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 발행 이후, 아트웍스 런던, 스코틀랜드, 웨일스(Cymru)가 각 지역별 2015-2018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주요과제를 실천하고 있다. 또한 커뮤니티아트, 사회 참여적 예술, 예술교육 및 학습, 예술봉사 등 참여적 예술과 관련해 활동하는 기관을 연결하는 ‘아트웍스 연합(Artwork Alliance)’을 창설하고, 아트웍스 펠로우십, MOOC 개발(썬더랜드 대학교 협력) 등 새로운 이니셔티브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에든버러에서 개최된 제3회 국제예술강사대회 주최 또한 아트웍스 주요 이니셔티브의 하나로 추진되었다.
자료제공 _ 대외협력팀
관련링크
· 제3회 국제예술강사대회 홈페이지 https://itac3.com
· 폴햄린재단 홈페이지 www.phf.org.uk
· 「참여적 환경에서 실행 역량 개발」 연구보고서(PDF)
· 「실행을 위한 부름」 연구보고서(PDF)
사진출처 _ 제3회 국제예술강사대회 홈페이지
이은경
이은경 _ 교육운영1팀
eklee@art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