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는 국제사회에서 문화예술교육 발전과 진흥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2010년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The 2nd World Conference on Arts Education) 개최와 대회 결과물인 ‘서울 어젠다: 예술교육 발전목표(The Seoul Agenda: Goals for the Development of Arts Education)’가 유네스코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이 그 대표적인 성과이다. 193개국에서 채택한 서울 어젠다는 이후 세계 각의 문화예술교육 정책 이행 실적을 분석하는 공통적 기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유네스코 석좌 대학교수 등 국제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서울 어젠다를 기반으로 예술교육 발전을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이 준비 중에 있다. 이번 해외리포트에서는 서울 어젠다의 주요내용을 간략히 소개하고 관련해 진행되어 온 한국과 국제사회에서의 후속 연구와 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채택과정과 구성 원칙
서울 어젠다는 2006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된 제 1회 세계대회에서 도출된 ‘유네스코 문화예술교육 로드맵(UNESCO Road Map for Arts Education)’을 토대로 출발하여 2009년 제 2회 세계대회 준비에 앞서 모인 국제자문위원회(IAC: International Advisory Committee) 회의에서 초안이 작성되었다. IAC는 ‘탈산업화’라는 경제적 맥락 속에서 창의적이고 적응력 있는 인력의 필요성뿐만 아니라 평화, 문화적 다양성, 문화 간 이해 등에 관심이 있었으며,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사회문화적 과제들을 해결하는데 있어 문화예술교육이 직간접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는데 동의했다. 그리고 문화예술교육이 이러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프로그램 기획과 실행이 필요하다. 서울 어젠다는 이러한 사안을 구성 원칙으로 삼고 있다. 서울 어젠다 전문은 2010년 제 2회 세계대회 준비기간 동안 수정을 거친 뒤, 대회 기간 중 전문가 의견과, 발표 및 토의 결과를 반영한 최종 수정안이 2010년 5월 28일 폐회식에서 발표되었으며, 총 3개 목표, 13개 전략, 39개 실천과제로 이루어져 있다.

<서울 어젠다 목표와 전략>

<서울 어젠다 목표와 전략>
목표 전략
1. 심도 있는 교육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 지속적 요소로서 예술교육의 접근성을 확보하도록 한다. 1.a 어린이와 청소년의 조화로운 창의적·인지적·감성적·미적·사회적 발달의 근간으로서 예술교육을 주창한다.
1.b 예술교육의, 예술교육에 관한, 예술교육을 통한 평생교육 및 세대간 교육을 촉진하고 장려한다.
1.c 예술교육을 통해 정규·비정규 교육시스템 및 구조의 재구축을 촉진한다.
1.d 예술교육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예술교육정책을 활성화하며 예술교육 리더십을 제고하기 위한 역량을 개발하여야 한다.
2. 예술교육 활동과 프로그램은 그 착상과 전달 면에서 양질의 수준을 유지하도록 한다. 2.a 학교 및 학교 밖의 교육프로그램에서 예술가와 교육가 간의 협력을 촉진한다.
2.b 교육자, 예술가,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예술교육 훈련이 이뤄지도록 보장한다.
2.c 사회 내 다양한 분야에 걸쳐, 다수의 이해관계자들 간에 예술교육을 위한 파트너십을 개발하도록 한다.
2.d 예술교육에 있어서 이론, 연구, 실천 간에 논의 및 상호교류를 촉진한다.
2.e 이해당사자들과 사회 각 분야간의 문화예술교육 파트너십을 추진한다.
3.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사회적·문화적 도전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예술교육의 원리와 실천을 적용한다. 3.a 사회 전반의 창의적·혁신적 역량 강화를 위해 예술교육을 적용한다.
3.b 사회적·문화적 복지를 향상시키는 예술교육의 역할을 인식하고 발전시킨다.
3.c 사회적 책무, 사회적 통합, 문화 다양성 및 문화상호간 대화를 촉진함에 있어 예술교육의 역할을 지원하고 제고하여야 한다.
3.d 세계평화로부터 지속가능한 발전에 이르기 까지 주요한 지구적 도전과제에 대응하기 위하여 예술교육 역량을 촉진한다.

[출처] 「제2차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서울 아젠다」, 유네스코, 2010

한국정부 주도로 발의된 서울 어젠다는 2011년 유네스코 36차 총회 정식 의제로 상정된 후 만장일치로 채택되어 공동합의문으로서 그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으며 그 후속조치로 매년 5월 넷째 주를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으로 선포하였다. 오랜 시간 세계 각국의 문화예술교육 전문가들의 논의와 검토 그리고 최종적 합의를 거쳐 마련된 만큼 서울 어젠다는 예술교육의 확대와 질적 향상에 있어 주요한 지표이자 출발점으로서 국제사회에서 활용되고 있다.
국가별 문화예술교육을 점검하는 기회
우리나라는 두 차례 서울 어젠다 이행 실적을 분석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그 첫 번째는 2012년 5월 파리 유네스코 본부와 함께 공동개최한 제 1회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에서 발표되었던 「한국에서의 서울 어젠다 전략과 실행(Practices and Strategies of the Seoul Agenda in Korea)」 보고서이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요 정책사업과 활동을 중심으로 서울 어젠다 이행실적을 분석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서울 어젠다 목표 1의 경우 56%, 목표 2는 30%, 목표 3은 14%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략별로는 총 13개 중 3개 항목이 우수(200점 이상), 5개 항목이 보통(100~200점), 5개가 부진(100점 이하)으로 평가되었다. 가장 높은 이행 점수를 받은 전략은 1.c(530.6점), 1.a(303.9점), 2.c(255.0점)로 예산 규모가 큰 학교안팎 문화예술교육이 큰 기여를 한 목표 1에 대한 사항이 두드러졌다. 반면, 가장 부진한 항목은 2.a(35.0점), 2.d(43.0점), 3.b(48.9점), 3.d(51.0점), 3.a(54점)로 대부분 표준 개발, 인력 네트워크, 예술교육의 사회적 역할 발전 등에 해당하는 사항들이다.
2013년에는 호주, 카자흐스탄, 뉴질랜드, 싱가포르의 유네스코 문화예술교육 옵저버토리 회원기관과 홍콩(중국) 유네스코 지역문화 교육 창의성 연구 옵저버토리와 함께 「문화예술의 저력 확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문화예술교육 탐구(Releasing the Power of the Arts: Exploring Arts Education in the Asia-Pacific)」 연구사업을 진행하였다. 이 연구는 한국, 호주, 카자흐스탄, 뉴질랜드, 싱가포르, 홍콩(중국) 6개 국/특별행정구의 문화예술교육 관련 정책(교육정책, 교육과정, 문화정책)을 살피고, 서울 어젠다의 목표, 전략, 실천과제를 기준으로 각 국가별 이행실적을 분석하고 있다. 서울 어젠다를 기준으로 연구에 참여한 6개국 모두 3가지 목표에 상응하는 문화예술교육 정책 및 주요사업을 시행하고 있었다. 전략과 실천과제별 분석에서는 각국 간의 간극을 조금 더 면밀히 살펴볼 수 있다.
13개 전략 중 한국을 제외한 어느 나라에서도 이행되고 있지 않은 전략은 1.d, 2.a, 2.c, 2.d, 3.d로 나타났다. 한국은 13개 전략 모두를 정책적으로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전략에 따른 39개 실천과제를 모두 이행하고 있는 국가는 없었지만, 과제별로 최소 2개국 이상에서 이행되고 있으며, 6개국 모두 공통으로 이행하고 있는 실천과제는 다음 7개로 나타나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1.c(i) 학습자가 속한 사회적 배경에 상관없이 광범위한 지역사회와 기관 차원에서 문화예술교육을 평생 받을 수 있도록 한다.
1.c(ii) 다양한 연령대의 학습자들이 문화예술교육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2.b(i) 지속적인 전문 교육 매커니즘을 통해 교육에 종사하는 교사(일반 및 문화예술)와 예술가들에게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제공한다.
2.e(i) 문화예술교육의 사회적 역할, 특히 교육, 문화, 사회, 보건, 산업, 통신 분야에서의 문화예술교육 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 안팎의 파트너십을 구축한다.
3.a(i) 개인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역량 증진과 창의적 시민의 새로운 세대 육성을 위해 학교 및 지역사회에 문화예술교육을 적용한다.
3.b(i) 아래 사항들을 포함하여 문화예술교육의 사회문화적 복지 측면에 대한 인식을 제고한다
• 폭넓은 전통 문화예술과 현대 문화예술을 경험하는 것의 가치
• 문화예술교육의 치료적, 보건적 측면
• 정체성과 유산을 개발, 보존하며 문화적 다양성과 대화를 증진시키는 문화예술교육의 잠재력, 갈등이나 재난 이후 상황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재건적 측면
3.c(ii) 다양한 문화적, 예술적 표현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증진, 확대한다.

반면, 2개국에서만 이행되고 있는 과제는 7개로 나타났다.

1.d(i) 문화예술교육 정책 계획과정에서 소외된 계층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집단의 참여를 포함시킬 수 있도록 문화예술교육 정책을 개혁하기 위해 실무자와 연구자의 역량을 발전시킨다.
1.d(ii) 정보매체와의 관계강화, 소통을 위한 언어 확립, 국가 사업과 역내 사업 연계를 위한 정보기술 및 가상 네트워크 시스템 활용 등을 통해 소통과 지원을 증대시킨다.
1.d(iii) 문화예술교육이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널리 홍보함으로써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고 공공/민간 부문의 문화예술교육 지원을 독려한다.
2.b(iii) 관리감독과 멘토링 등 질적 수준을 관리하는 모니터링 절차를 마련하여 문화예술교육 연수를 제공한다.
3.a(iii)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의 원천으로 혁신적인 통신기술을 활용한다.
3.c(iii) 문화예술교육 연수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한 문화간 대화 기술, 교수법, 교육장비 및 자료들을 도입한다.
3.d(iii) 지역사회 내의 민주주의 확립 및 평화 조성과 분쟁 이후의 사회 재건 지원을 위해 문화예술교육을 활용한다.
이 연구는 각 국가 옵저버토리 별로 접근방식에 차이를 보여주고 있어 연구 과제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결과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아태지역의 경우 국가별로 문화예술교육의 구성요소에 대한 해석이 매우 다양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서울 어젠다의 전략, 실천과제에 부합하지 않은 정책/사업의 경우, 자국의 문화예술교육에서의 의미 있는 기여를 하더라도 이번 작업에서는 누락되었을 가능성 또한 있다. 따라서 서울 어젠다가 국가별 문화예술교육의 실제 범위를 분석, 비교하기 위한 ‘가이드 북’이기보다는 문화예술교육 확대와 질적 향상 실현에 유용한 공동선언문으로서 그 역할과 의미를 재확인할 수 있었음을 언급하고 있다. 나아가 서울 어젠다 이행실적 연구가 보다 실제적인 교훈과 통찰을 주기 위해서는 아태지역의 다른 국가들, 특히 개발도상국 등 사회경제적으로 다양한 국가를 포함하여 정책 맵핑(mapping)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다수의 국가에서 부진한 실천과제는 이행이 어려운 이유를 조사하여 협력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공동의 도전 과제 파악, 연계 정책‧사업의 확인뿐 아니라 정책의 이행 수준과 영향을 다루는 추가 연구 확대, 교사 정책 등 교육 시스템 분석, 국가별 실천과제 사례 소개 및 공유 등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전 세계 예술교육 비교연구의 출발선
한편, 서울 어젠다를 토대로 지속적인 예술교육 모니터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유네스코 석좌대학 교수 등 전문가 집단을 주축으로 국제예술교육연구네트워크(INRAE: International Network for Research in Arts Education)가 발족되었다. 2011년 독일에서 개최된 ‘국제 예술교육 모니터링과 비교연구(International Monitoring and Comparative Research in Arts Education)’의 후속 성과로 구성된 INRAE는 2010년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의 공식보고자였던 캐나다의 래리 오퍼렐(Larry O´Farrell) 유네스코 석좌 교수를 포함하여 독일 에른스트 바그너(Ernst Wagner) 유네스코 석좌 교수 등 각국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INRAE는 2012년 ‘국가예술교육시스템모니터링: 전 세계 서울 어젠다 이행 분석 시범연구(Monitoring national arts education systems(MONEAS): A pilot study investigating the implementation of the Seoul-Agenda in the world)’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유네스코 회원국가의 예술교육정책과 실행에 있어 서울 어젠다의 권고사항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013년과 2014년 준비기간과 시범연구 이후 본격 진행되었으며 2013년에 발간된 『INRAE 연감』에서 서울 어젠다와 예술교육 모니터링 관련 다수의 논문목록(PDF보기)을 살펴볼 수 있다. 현재는 유네스코 석좌 프리드리히 알렉산더 에를랑겐-뉘른베르크 대학교(UNESCO Chair in Arts and Culture in Education at the Friedrich-Alexander University in Erlangen-Nuremberg)와 네덜란드 문화교육‧아마추어예술전문센터(Netherlands Expertise Centre for Cultural Education and Amateur Arts (LKCA)), 그리고 벨기에 헨트대학교 문화사회학‧생활방식연구그룹(Research Group Cultural Sociology and Lifestyle at Ghent University)이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 데이터는 유네스코, 세계은행, OECD 등 문화 및 교육관련 국제기구 데이터와 두 차례에 걸친 전문가 온라인 조사를 통해 수집될 예정이며, 현재 첫 번째 조사(55개국, 300여 명 참여)를 마친 상태이다. 연구결과는 2016년 가을에 발행될 예정이며, 이에 앞서 오는 6월과 7월 관련 국제 컨퍼런스를 통해 결과를 공유하게 된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관련하여 오는 6월 스페인에서 개최되는 INRAE 국제심포지엄과 7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국제 문화정책 컨퍼런스(ICCPR) 공식 참석‧발제를 통해 서울 어젠다 이행실적을 모니터링하고 세계 예술교육의 발전과 질적 향상을 위해 국제적인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권민영 _ 대외협력팀
권민영 _ 대외협력팀
mkwon@art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