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하모닉과 한국예술교육문화진흥원이 함께 한 2011년 8월에 시작한 ‘꼬마작곡가’ 프로그램의 발표회를 통해 느낀 점과 참가 예술가들의 인터뷰를 나누고자 한다.

뉴욕필하모닉의 꼬마 작곡가 프로그램은 처음으로 한국의 거문고와 해금이라는 생소한 인터내셔널 악기를 실험적으로 프로그램에 접목시켰다. 생소한 외국의 악기와 낯선 음을 접한 꼬마 작곡가에게 창의력의 가능성을 줄 수 있었고, 앙상블로 연주된 꼬마 연주가들의 음악 작품을 통해 동서양의 악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음악을 통한 예술 교육의 생생한 현장을 체험할 수 있어 소중한 시간이었다. 오늘 프로그램을 접하고 결과발표의 자리에 오게 된 나는 4시간여의 발표와 페널 디스커션 시간을 통해 몇 가지를 느끼게 되었다. 문화예술교육에 있어서 꼬마 작곡가라는 멋진 프로그램이 아래에 작성한 것처럼 중요한 안건을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즐거움을 통해 배움은 배가 된다는 것이다. (Fun Value의 중요성)

뉴욕 필하모닉의 교육분야 디랙터인 앤 피츠기본이 수차례 강조했듯이 뉴욕필하모닉의 “꼬마 작곡가 ” 프로그램의 최종 목표가 단순한 “음악가 양성” 이 아니다.
예술과 문화, 특히 음악이라는 장르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감성적, 그리고 문화적 필요성을 채워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에센스는 FUN, 즐거움이라는 Value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이는 즐거움이 음악교육의 목표점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이들에게 무겁고 지루한 방법이 아닌, 즐거움과 놀이행위를 통해 음악을 쉽고 편하게 받아들이고 더 많이 흡수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예술강사 발굴과 교육의 절대적 필요성이다.

뉴욕필 하모닉이 현재 뉴욕 내 공립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도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진행 하고 있지만, 멀리 해외로도 손을 도움의 손길을 뻗어 베네수엘라의 생활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사랑으로 다가가 예술 강사들이 음악과 문화, 그리고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심어주고 있다.
문화예술 교육의 필요성과 절실함에 대한 것은 이미 많은 조사와 이론을 통해서 우리 모두 인정하고 있는 사실(Fact)이다. 결국, 갈증과 필요성을 채워줄 수 있는 최전방에서 문화예술 교육이라는 행위를 수행할 예술강사의 발굴은 교육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셋째, 모든 관계는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인지를 해야한다.

진행되는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에서 아이들과 예술 강사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배우는 건강한 관계로 진행되고 있다. 모든 관계가 그렇듯이 강사와 학생이 서로 주는 영향력은 쌍방향이다. 결코 아이들만 프로그램을 통해서 배움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고, 예술 강사 또한 아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고 있다. 결과 발표회와 패널 디스커션이 끝난 후 꼬마 작곡가 프로그램의 기획자, 참가 예술가이신 리쳐드케릭, 데이비드, 강은일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프로그램 공동 창시자인 작곡가겸 피아니스트 리처드 캐릭과의 인터뷰

Q. ‘꼬마작곡가’에서 맡은 역할을 무엇입니까?

A.저는 이 프로그램에서 어린아이들에게 멘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아이디어를 시작하기 전 자신의 속에 내재 되어 있는 창의력을 잘 끌어낼 수 있도록 돕고 있죠. 프로페셔널 음악가들을 초대해 꼬마 작곡가들이 음악을 같이 만들고 완성하는 작업을 멘토링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Q. 음악은 감정과 생각을 나누는 또 하나의 소통의 언어입니다. 이 음악이라는 언어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맨토로서 느끼거나 배운 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이 프로그램을 함께한 모든 어린이 작곡가들은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각자 다른 방법으로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늘 새로웠고 나에게는 배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어떤 아이는 감정을 중요시하고 다른 아이는 스토리를 먼저 만들어 나가며 음악을 완성시켰습니다. 모든 아이들은 하나의 음정 노트로 시작을 합니다. 마음에 끌리는 음정으로 시작해 다른 뮤지션과 함께 음악을 완성시켜 가는 놀라움이자 즐거움이고 살아있는 교육입니다.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배우는 프로세스를 경험하면서 개인의 유니크함과 음악이라는 언어가 탄생할 때마다 음악 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낍니다.

Q. 음악과 즐거움은 뗄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A.교육 컨텐츠에서 빠지면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즐거움(FUN)입니다. 하지만 즐거움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교육과정을 통해 모두가 함께 느끼고 만들어 갈 때 생기는 것 같습니다. ‘꼬마 작곡가’ 프로그램에서 어린아이들이 보여주는 집중력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열정은 전문 음악가 못지 않았습니다. 즐거움은 열정과 집중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Q. 이런 효과적인 음악교육프로그램이 더 발전해 많은 아이들이 혜택을 보면 좋겠습니다. 지금 준비하는 다른 과정이 있는지요?

A.현재 뉴욕, 미시간, 콜로라도 등에서 공립학교를 대상으로도 진행 중이고, 또 쿠바, 아부다비, 홍콩, 샹하이, 도쿄 등 인터네셔널 도시에서도 진행 중입니다. 이 프로그램이 건강하게 확장되고 더 많은 이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많은 이들이 프로그램을 이해하고 함께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특히 젊은 프로페셔널 음악가들이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기관은 경제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Young Composer Hand Book’을 출판하기도 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여러가지 방법으로 프로그램에 동참해 함께 키워나가기를 바랍니다.

Q. 오늘 무대 앞에서 자신의 음악을 들으며 즐거워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A.그 모습은 자신의 음악이 연주되는 것을 처음 들어보는 아이들의 얼굴입니다. 친구, 가족들과 함께 하는 그 순간 아이들의 표정은 프라이드와 수줍음으로 가득하며 매우 행복함으로 가득 합니다. 자신이 만든 음악을 듣는 데 어찌 즐겁고 기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프로페셔널 음악가이자 교육예술가로 활동중인
바이올린연주가 데이비드와의 인터뷰

Q.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아이들 개인의 국적과 문화가 음악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오늘 봐서 알겠지만, 프로그램에 참가한 8명의 아이들은 국적도 문화도 다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작곡한 음악들이 다른 이유는 그 것 때문만이 아닙니다. 모든 개인은 다른 특성과 성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들이 만들어낸 음악 하나하나가 유니크하고 소중한 것입니다.
창의력과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가능성은 유니버셜합니다. 나는 아이들 안에 잠재되어있는 창의력을 음악이라는 코드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끌어내게 도와주는 이 작업이 너무나 즐겁습니다. 나에게는 그들 개개인의 특성과 개성이 보입니다.

Q. 예술교사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입니까?

A.음악적 룰을 최대한 배제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추구하는 바와 생각을 꾸준히 물어보고 대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린아이들과 편하고 자연스럽게 대화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합니다. 음악은 무형이지만, 그것을 만들어 가는 우리들의 과정은 인간과 인간이 같이 함께 하는 유형의 단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로페셔널한 음악가들과 아이들 모두가 함께하는 진지하고 즐거운 이 시간은 단순한 교육이 아닙니다. 한 아이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받는 영향과 변화는 한 아이는 물론이고, 그의 가족들 그리고 지역사회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우리 모두 숙지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에 함께 해주신 해금 연주가 강은일 선생님과의 인터뷰

Q. 아이들이 작곡을 하는 과정을 보시면서 배운점은 무엇입니까?

A.저도 작곡에 대한 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곡은 너무나 어렵고 힘든 작업이라 시작조차 해보지 못하고 꿈으로만 간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아이들이 작곡을 해내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어린아이와 함께 우리안의 창의력과 열정을 찾고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은 것 같습니다.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 받았다고 할 수 있죠.

Q.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A.일단 아이들에게 창의성을 끌어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고 정리하며 표현하는 행위까지 잘 끄집어 낸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어린이들도 이런 음악 교육을 통해, 음악과 인성, 사고력, 사람과의 관계를 배우고 깨닫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_ 명희정 뉴욕 문화예술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