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일, 제1회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기념행사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 유네스코 공동으로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본부에서 동시 개최됐다. 오후 2시 학술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리셉션과 공식 기념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첫 주간을 장식하였다. (학술 심포지엄 관련기사는 다음주 후속게재 예정입니다.)

한국으로 소통하다
공식기념 행사에 앞서,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사무실에서는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장기원 유네스코 한국대표부 대사, 박재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의 면담이 이루어졌다. 유네스코와 한국 정부가 함께해온 현재까지의 성과를 되짚고, 앞으로의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을 약속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
같은 시각, 야외 정원에서는 리셉션 준비로 분주했다. 바로 전날까지 추적추적 내리던 비가 언제 그랬냐는 듯 개이고, 잔잔한 바람과 함께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정원 안에는 하얀 한국전통 차양과 색색의 천이 드리워졌다. 리셉션이 시작하기도 전부터 정원에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한 사람들은, 오후 6시 리셉션이 시작되자, 시원하게 준비된 오미자차, 수삼꿀차의 빨갛고 하얀 색에 먼저 매료되었고, 약과, 타래과, 매작과 등 한과의 예쁜 모양에서 눈을 떼지 못하였다.

한국의 맛을 음미하며 정원을 꽉 메운 수백 명의 사람들 사이로 멋들어진 하얀두루마기를 입은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포함한 주요인사들이 입장하였을 때 리셉션은 절정에 다다랐다. 앞서 있었던 학술 심포지엄의 발표 및 토론내용에 대한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사람들은 최광식 장관, 장기원 대사, 박재은 원장과의 환담을 통해 각국의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협력 및 조언을 구하였다.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의 선도국가로 나아가다
리셉션이 끝난 후, 사람들은 아프리카 주간을 기념하는 축제분위기의 복도를 지나 Room 1으로 향하였다. 유네스코 총회가 열리는 대 회의장은 1층의 800석이 모자라 2층까지 개방하여 1000명이 훨씬 넘는 관객이 자리를 함께 하였다.

암전이 되고 조용해진 무대에는, 국립국악원의 김정승 대금연주자와 함께, 진흥원의 지원 하에 전교생이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하는 ‘예술꽃 씨앗학교’ 중 하나인 만선초등학교 이건희 학생이 듀오로 등장하였다. 한국 문화예술교육의 성과를 상징하는 청아한 두 개의 선율이 조화를 이루어 울려 퍼지며 공식 기념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인사말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기념행사에서, 장기원 유네스코 한국대표부 대사는 ‘이제는 말보다는 행동이 강조되어야 할 시점’이라며 ‘예술교육이 그 자체의 심미적인 역할 외에 최근 청소년 실업, 청소년 범죄, 청소년 폭력, 학교폭력 등 사회적 이슈의 해결을 위해 중요한 수단으로 재조명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더불어 ‘유네스코와 한국간 파트너쉽의 중요성’을 되짚고, ‘이번 행사를 통해 예술교육의 중요성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뒤이어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한국 문화예술교육의 놀라운 성과’를 공유하고, ‘다원적 가치에 기반한 예술교육이 우리 내면 속의 무한한 가능성에 기여할 것’에 대해 기대감을 표하였다. 또한 ‘예술교육을 통한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희망하며, ‘서울 어젠다’에 대한 한국정부의 실천의지를 확고히 하였다. 그는 ‘문화예술교육사 자격증제도’, ‘생활문화공동체 사업’ 등을 언급하며 대상별로 특화되는 동시에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될 한국 문화예술교육의 미래를 확신하였다. 이어 ‘문화예술교육 주간을 통해서 문화예술교육이 전 세계를 변화시키는 또한번의 원동력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마무리 하였다.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뛰어난 기술과 감성을 선보이며 높은 음악가 정신을 보여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경호군의 마림바 연주는 자리를 함께 한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반주가 없이도 무대를 꽉 채운 그의 독주는 문화예술교육의 힘이 얼마나 크고 멀리 퍼져나갈 수 있는지를 모두의 눈앞에서 증명해 보였다.
또 다른 예술꽃 씨앗학교인 부산 배영초등학교 학생들의 모듬북 연주는 관객들의 가장 큰 환호를 받았다. 아직 시차에 적응할 시간도 부족하여 졸린 눈을 비비던 무대 뒤에서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다섯 어린이가 작고 여린 손으로 북채를 꼭 잡고 자기 몸만한 북을 힘차게 두드리며 신나게 호흡을 맞추어 진심으로 즐기며 연주를 하는 모습은, 관객들의 심장을 뛰게 하였고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뒤이은 특별공연에 초청된 이브리 지틀리스와 카를린호스 브라운의 무대는 기념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장식하였다. 세계 최고의 바이올린리스트인 이브리 지틀리스는 관객과 호흡할 줄 아는 거장이었다. 짧지만 감동적인 연주에 곁들여진 그의 유머는 90세 노인의 모습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카를린호스 브라운 역시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며 브라질 전통악기와 기타를 연주하여 흥을 돋구었다.

한국 특별공연에서는 대금연주자 김정승이 다시 무대에 올라 ‘높고 맑은 소리’라는 의미의 ‘청성곡’을 연주한 데 이어, ‘황병기 명장의 수제자’ 지애리 선생의 가야금 연주에 맞추어 한국의 4계절을 아름다운 의상과 조명, 그리고 고요하고 단아한 춤으로 표현한 김명숙 늘휘무용단의 ‘The Lucid Spring’이 펼쳐졌다.

행사의 피날레를 장식한 한.불 연합풍물패 ‘얼쑤’ 와 예술꽃 씨앗학교 부산 배영초등학교 학생들의 사물놀이 합동 공연은, 관객석 뒤편에서부터 등장하여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을 가로지르며 그들의 눈과 귀를 한껏 열게 만들었다. 한국의 ‘뜨거운 열정’에 더불어 ‘함께 어우러짐’을 느끼게 한 흥겨운 마무리였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인사말에도 언급되었듯이, ’21세기는 상상력과 다양성의 시대이며, ‘상상력을 권좌로’라는 모토로 근대역사의 중요한 분기점이 된 68혁명의 중심지 파리에서 세계 문화예술교육주간을 시작’하는 그 자리에 한국정부가 그 중심에 있었다는 것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이를 계기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문화예술교육 선도국가’로서 입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매해 5월 넷째 주,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이어질 문화예술교육의 축제 릴레이를 기대해본다.

글_박보연 국제교류팀


   [미국] 대통령 예술인문학위원회, 예술교육 프로그램 “Turnaround Arts” 착수

미국의 대통령 예술인문학 위원회 (PCAH, President’s Committee on the Arts and the Humanities)와 교육부, 백악관 국가정책위원회는 지난 4월 말, 저명예술가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새로운 예술교육 프로그램 “Turnaround Arts”를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예술을 통한 학생들의 학업성적 향상 및 학습참여도 제고가 목표인 이 프로그램은, 교육부에서 ‘학교 개선 보조금 (School Improvement Grants)’을 지원받고 있는 학교 중 선정된 8개의 공립학교를 대상으로 2년간 시범 운영된다. 화가 척 클로스 (Chuck Close), 배우 사라 제시카 파커 (Sarah Jessica Parker), 첼리스트 요요마 (Yo-Yo Ma) 등이 1인당 한 학교에 매칭되어 해당학교의 예술교육을 담당할 예정이다. 한편, 미셸 오바마가 명예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대통령 예술인문학 위원회는 미국 내 우수 예술/인문학 교육 프로그램 시상, 예술교육 주요 관계자 백악관 초청 토론, 예술교육 현황 보고서 “예술교육에 대한 재투자” 발간 등을 통해 미국 내 예술교육의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관련 페이지http://turnaroundarts.pcah.gov/

글_이희경 국제교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