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 상륙한 재즈 음악학교 ‘JZ아카데미’

 

중국인과 재즈. 어울릴까? ‘전통’만 강조하던 중국인에게 새로운 관심거리가 생겼다. 2006년에 처음 설립된 ‘재즈’ 장르의 특별 교육기관이다. 많은 지역민과 외국인이 이 작은 공간을 방문하고 있으며 JZ는 이들을 위해 끊임없는 음악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매년 재즈 페스티벌을 크게 열어 그 흥미를 더욱 돋우기도 한다. 동양의 땅에서 시작된 서양 개척자들의 활약, JZ아카데미를 살펴보자.

 

JZ아카데미는?

 

JZ아카데미는 중국의 유일한 재즈 교육기관으로 상하이에 위치해 있으며 지역 중국인과 지역 외국인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재즈를 사랑하는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며 3세부터 어른들까지 각 연령층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JZ아카데미는 사립 교육기관으로 3세 유아들에게는 기본 음악교육을, 6세부터는 선택적으로 악기교육, 앙상블 프로그램 교육을 실시한다.

 

하지만 JZ아카데미는 각 수업 별로 수준차이를 두고 나이 제한을 둠으로써 교육의 질서를 정확히 하고 있다. 예를 들면 3세, 4세 때에는 ‘음악의 기본’, ‘음악의 즐거움’이라는 수업으로 악기를 직접 다루기보다는 음악을 익히도록 한다. 6세 7세가 되어야 악기 다루는 수업을 들으며 이후 앙상블에 참여케 한다.

 

성인 대상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재즈보컬과 재즈기타, 드럼 연주 등 실용음악을 기술적으로 배울 수 있게 하고 있다. JZ아카데미의 교사들은 각국에서 온 재즈 아티스트들로서 특히 지역 학생들에게 관심 받고 있다. 학기를 마치면 학생들은 콘서트를 연다. 이 콘서트는 JZ아카데미의 소유인 재즈음악 바
에서 열게 되는데 학생들의 자신감을 고취하고 JZ의 인재를 찾아내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JZ아카데미의 설립자 “벤 덴튼(Ben Denton)”

 

“JZ는 저와 다른 몇 명의 공동 설립자가 같이 세운 교육기관입니다. 재즈를 사랑하는 우리는 발전 가능성이 있는 이곳에 재즈 교육기관이 없다는 것을 알아채고 얼른 실행에 나섰죠. JZ가 처음 세워진 해, 학생들이 콘서트를 열었던 때가 기억나는군요. 가장 감명 깊은 순간이었습니다.”

 

벤은 JZ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 아직도 흥분되는 눈빛이 가득하다. “저 자신도 음악가는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JZ를 통해서 창조적인 일들을 계속하고 싶었죠. 지금도 저는 사람들을 어떤 공통 관심사로 인해 모이게 한다거나 JZ의 어린 아티스트들을 세상에 내보내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셈이죠. JZ 아티스트는 현재 상하이에 파견된 미국방송사에도 나가 연주를 한답니다.” 하지만 JZ는 중국학생보다는 외국학생이 더 많아 보였다. 그에 대해 벤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처음 설립할 때부터 외국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중국인들보다는 외국인들이 재즈에 대한 관심이 더 높고 익숙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의 목표 중 하나는 재즈를 널리 퍼트리는 것이지요. 중국 정부로부터도 이 교육기관을 세우기까지 수많은 확인과 절차를 받아야 했는데 지역민들에게도 그 절차가 필요한 것이겠지요.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은 숙제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무료 교육 강좌도 자주 개설하고 재즈 페스티벌을 열어 재즈를 널리 알리는 것입니다. 작은 시작이 이렇게 큰 발전이 되니 앞으로 기대해도 괜찮을 것 같죠?”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이렇게 대답하였다. “상하이는 아시아의 뉴욕입니다. 외국인 뿐 아니라 중국인들도 왔다가는 또 다시 떠나는 곳이죠. 하지만 그들이 어디에 가든 재즈를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때문에 저희도 계속 이곳에 남아 있을 것이고요. 앞으로는 지역을 대상으로 더욱 많은 활동을 펼칠 계획입니다. 이제는 학생보다 선생님을 해도 될 수준의 인재들이 너무 많아졌거든요. 그들의 재능을 잘 이끌어주어 장학기금도 마련할 계획이랍니다.

 

상하이 재즈 페스티벌

 

지난해 가을에는, JZ는 중국 문화부와 함께 JZ상하이 재즈 페스티벌을 주최했다. 페스티벌은 재즈와 락, 포크음악, 일렉트로닉 등 삼일 간에 걸쳐 상해 센트럴 파크에서 열리는 연간 페스티벌이다. 많은 세계의 재즈 아티스트들과 지역 아티스트들, 그리고 JZ의 학생들이 이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먼저 우리나라 자라섬 페스티벌에도 방문했던 재즈 보컬리스트, 디디브리지워터(Dee Dee Bridgewater)의 공연으로 막을 열었다. 이렇게 유명한 아티스트의 내한공연 시 JZ의 학생들은 JZ아카데미가 유일한 재즈기관이라는 이유로 아티스트들과 직접 만나거나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학생 중 디디 브리지워터와 함께 공연을 한 쟈오핑은 “난 중국의 작은 마을에서 대학입학을 위해 상하이로 온지 얼마 안 되었는데 태어나서 가장 큰 영광이었어요.” 라며 그 기쁨을 표현했다.

 

유명 아티스트들의 무대 말고도 JZ학생들의 앙상블 코너가 마련되어 있으며 ‘크리에이티브 마켓’이라는 주제로 재즈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이 자원하여 음악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코너도 있었다. 이 코너에서는 학생들이 재즈 관련 창작품이나 창작 작품을 직접 보이고 재즈 관련 서적이나 음반을 판매했다. 많은 홍보 덕에 센트럴 파크에는 지역 외국인과 관광객의 참여도가 매우 높았다. JZ는 이번 상하이 재즈 페스티벌을 주최하면서 더욱 대중적으로 뻗어나가게 되었다. 즉, JZ는 다른 학교의 기관처럼 음악 영재교육을 시켜 뮤지션을 길러내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알고 더욱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설 교육프로그램인 셈이다.

 

상하이 재즈 페스티벌로 JZ아카데미는 “소울 파이어”라는 중국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중국 라디오 중 유일한 재즈 방송인데, 이렇게 JZ는 이미 중국인의 삶속에 서서히 스며들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