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로 7월의 더운 기운이 조금은 가라앉았던 지난 14일, 양평 코바코 연수원에서 2012년 학교 예술강사 지원사업 하반기 연수가 있었다. 벌써 네 번째 연수를 맞이한 우리는, 서로 서먹했던 첫 연수가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그간의 소식을 묻고 나누느라 정신 없었다.

 

멘토시스템 도입 등 새롭고 다양해진 연수프로그램

 

여느 때와 같이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되고 새롭게 시도되는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과 평가방식의 설명이 이어졌다. 이번 연수부터는 각 교급별로 모둠이 나누어 지고 각 모둠별로 연수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수업교안을 구성하고 발표하는 형식으로 변화가 있었다. 예술강사들 스스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참여하면서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도움이 되는 연수 프로그램을 도입하고자한 의도였다. 실제 수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힘든 점이 수업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함께 교안을 구성하고 공유하는 연수 방식이 굉장히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격적인 연수가 시작되고 1일차, 학교문화와 조직의 이해로 시작된 수업은 2일차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교육 개발에 중점을 두고 진행되기 시작했는데 교수진과 강사, 예술강사 선배들로 구성된 멘토그룹이 각 분반을 담당하여 프로그램 기획에 전반적인 도움을 주었다. 이번 연수에서 예술강사들이 굉장히 만족한 부분이 바로 이 제도였다. 사실 예술강사 연수가 1년에 2회 실시되는 만큼 밀도 높은 교육을 실시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되는 것이 사실이다. 다시 입시생으로 돌아갔다고 할 만큼 저녁까지 이어지는 강의는 예술강사들에게 굉장히 부담이 컸다. 하지만 간단하게 강의를 진행하고 이 후부터는 수업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멘토들이 바로 옆에서 커뮤니케이션하며 연수가 진행되는 내내 도움을 주는 방식은 강의에 대한 부담이 적고 그 효과가 훨씬 직접적으로 느껴졌다.

 

 

수업 설계 프로그램에 대한
개발과 구성을 공유하다

 

이번 연수에서는 13가지 주제가 주어지고 각 모둠이 선택한 주제로 수업을 설계하는 프로그램이 과제로 주어졌다. 그간 교육프로그램 설계에 목이 말라있던 선생님들은 각자 가지고 있는 다양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어느덧 현장에서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디자인 교육에 대한 열정이 함께 베인 선생님들의 진지한 눈빛을 느낄 수 있었고 그 일원으로 동참하는 것이 너무나 뿌듯했다.

 

교안 발표를 앞둔 연수 3일차 밤에는 새벽까지 불이 꺼지지 않고 토론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을 만큼 모든 예술강사가 적극적이었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수업을 진행할 모델을 만드는 프로그램인 만큼 아이들의 마음이 되어서 만들어진 교안에 따라 강사들 스스로가 학생이 되어 수업을 진행해보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몇번이고 수정해 나갔다. 이런 예술강사들의 노력은 연수 마지막날 교안 발표에서 잘 나타났다. 선택한 주제에서 파생시킨 교육 프로그램들은 너무나 신선했고, 각 강사들의 상황에 따라서 조금씩 수정하면서 훌륭한 수업으로 발전 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다. 각 모둠의 발표를 하나하나 듣는 과정 모두가 설레임과 즐거움, 기대가 가득한 시간이었다.

 

어느덧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에 능숙해진 강사들의 발표 자체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재밌는 프로그램들을 공유한다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이었다.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의 창의적인 사고를 즐거운 방식으로 유도할 수 있는 것이 우리 예술 강사들의 사명이자 목표이지만, 그 커리큘럼을 예술강사 혼자 만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진정한 성과를 얻고,
자신감을 나누다

 

이번 연수는 이런 부분에서 정말 많은 성과가 있었던 연수라고 평가하고 싶다. 각 모둠의 발표가 이어지는 내내 웃음과 질문이 끊이지 않았고 마지막 모둠의 발표가 끝나면서 강당에 울려퍼진 박수소리는 발표를 위해 밤을 지새웠던 모두의 피로를 씻어냈다.
멘토 그룹의 간단한 평가와 시상이 이어지고 퇴소식이 진행됐다. 스텝이 준비한 연수영상을 보는 내내 여느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아쉬움이 마음 한 켠을 아릿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전국 각지에서 교육활동을 하고있는 예술강사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연수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진한 아쉬움과 이번 연수 프로그램이 모둠 활동이었던 만큼 그 어느때보다도 깊게 든 정이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아쉽게 퇴소 기념사진을 찍고 악수를 나누고 각자의 책임을 가지고 돌아가는 예술강사들의 뒷모습도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번 연수를 돌이켜보면 가장 큰 변화였던 교육 프로그램을 계발하는 모둠 활동이 연수의 주요 프로그램이 된 점은 아주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다만 충분한 이론적인 교수 설계요령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든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에서 멘토제도는 굉장히 큰 도움이자 보완책이 되었다.
교육프로그램을 설계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몸소 체험하며 차라리 객관식 문항을 풀이하는 과거의 시험방식으로의 회기가 갈망되는 마음이 들었던 것도 어쩌면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과정이 끝나고 보니 비교할 수 없을만큼 뿌듯한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굉장히 좋은 교안들을 공유하게 해주고 그 어느 때 보다도 적극적이었던 우리 예술강사들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또한 연수를 진행하는 내내 친절함을 잊지 않았던 스텝들과 코바코 연수원의 유명한 식단 또한 연수에 대한 평가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이번 연수를 통해 다가오는 새로운 학기에는 우리 예술강사 모두가 조금 더 발전된 모습으로 아이들을 만나 즐거운 창의교육에 앞장설 수 있을 것 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된 뜻 깊은 시간이었다.

 

글_ 박철현 디자인 예술강사 2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