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서울국제조각페스타2012_Seoul International Sculpture Festa2012 in Korea> 개막식이 열렸다. 국제조각페스타 운영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문화재단, 한국미술협회 등 예술단체들이 힘을 모아 마련한 국제적인 전시다. ‘조각은 재미있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세계적인 행사를 주도하는 주체자로서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조각으로 대중과 소통하다

 

12년 동안 지속된 이번 축제는 그동안 서울과 부산에서만 볼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 후쿠오카(19~21일)와 도쿄(23~25일)에서도 만날 수 있다. 주최 측은 “이번 일본과의 즉흥 네트워크 구축은 최초로 해외와의 연계를 시도하는 점에서 무용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앞으로 유럽, 미국 및 아시아의 다른 나라로 더욱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축제에는 공연과 함께 전문무용수와 성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즉흥 클래스도 함께 마련되었다. 워크숍은 축제기간 전부터 시작해 7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 즉흥 클래스, 8일 전문직 대상 클래스 외에 총 27개의 워크숍 프로그램이 시행되었다.

 

총 120명의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참여한 축제는 700여점이 전시 되었다.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넘어선 <2.5차원(2 1/2 Dimension)>, 완성된 조각품의 탄생 과정을 보여주는<더 스튜디오(The Studio)>, 명상적인 공간이 될 <관계의 미학(The Object Speaks)>,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는 <조각가와 앨리스(Sculptors in Wonderland)>, 마술 같은 조각가의 터치를 보여줄 <마이다스의 손(Midas Touch)>, 공간을 캔버스 삼아 자유롭게 드로잉을 펼치는 <공간 드로잉(Space Drawing)>, 조각과 디자인 그리고 사람들의 소통을 위한 <라운지 S(Lounge S)>, 조각의 새로운 정의를 실험하는 <이것은 조각이 아니다!(Heavy Shadow)>, 그리고 크라운-해태제과 국제 레지던시 작가들이 꾸미는 <야외조각전- 조각, 세계의 질서를 품다(Sculpture as Universal Language)>. 중국 현대작가28명을 초청한 <중국현대조각전(Chinese Contemporary Sculpture)>, 세계 거장의 작품을 선보이는 <더 마스터스(The Masters)> 등 다양한 기획전으로 구분되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한국에서 열린 글로벌 조각 축제

 

11개로 구성된 전시회는 참신하고 철학적인 주제로 평소 만날 수 없었던 작품들로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김형준, 류호열, 나점수, 백인정, 신성호 등이 참가한 <더 스튜디오>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작가의 스튜디오를 전시장에 옮겨와 완성된 조각품의 탄생 과정을 보여 주었다.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된 작품들은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과 열린 창조의 공간을 표현했다. 특히 여성의 나체를 실물처럼 재현해 낸 홍승태 작가의 작품 앞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승환, 도태근, 박태동, 신은숙 등의 ‘관계의 미학’은 동양적 사유방식은 실체 혹은 본질을 근원적으로 지향하며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현상의 느낌을 전달했다. 같은 대상이라도 시간과 공간이 상이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변한다는 동양적 철학을 각자의 상상력으로 조각한 것. 주최측은 이 기획에 대해 21세기적 담론변화의 멋과 맛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국제조각페스타2012에 참가하기 위해 10: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최종 선발된 5인의 해외작가들은 약 한 달간 크라운해태 미술창작스튜디오에 머물며 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전시 후 이들의 작품은 송추아트밸리내 야외조각공원으로 이전, 영구 전시될 예정이다.

개막전에 참석한 관람객들은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작품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며 앞으로 이러한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조각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자 했던 이번 축제는 우리나라도 문화예술축제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가능성과 함께 관람객에게 한 발 더 다가가는 축제가 되었다.

 

글.사진_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