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부처간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의 현장을 시민의 눈으로 ‘이해’하고 ‘발견’하기 위하여 시작된 「이발하는 기자단」의 시민 기자 22명이 군부대, 교정시설, 지역아동센터 등 총 46곳의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찾았다. 아르떼365에서는 「이발하는 기자단」의 기사 중 6편을 골라 총 6회에 걸쳐 연재한다. 이번에 찾아간 곳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여성가족부와 협력하여 진행하는 학교 밖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지원 사업 현장을 찾았다. 예정원 시민기자를 따라 울산으로 가보자.

 

울산에 위치한 ‘울산시민중고등학교’에서는 다양한 연령대의 청소년들이 함께 교육을 받는다. 울산시민미디어센터가 이 곳에서 진행하는 ‘청춘다Q(큐)’는 특별히 고등학교 1~3학년 친구들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고등부 학생생활 담당인 송재명 선생님은 ‘학생 수의 70% 이상이 편부모 가정의 학생들로, 여러 사유로 다니던 학교에서 교육을 더 이상 받을 수 없어 이 곳에 온 친구들이 대다수’라며 ‘아이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이 수업을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미디어로 표현하는 시간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친구들이 변화하고, 그 속에서 하나 둘씩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자유로움 속에서 이루어지는 날개 짓

 

한창 수업 중인 교실에 들어서자 친구들은 삼삼오오 자유롭게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세 분의 선생님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아이들은 수다를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 토론 중이었다. 토론 주제는 ‘우리들의 이야기’. 친구들은 배역을 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민주적인 방법으로 하자’는 한 친구의 말에 모두 모여 가위바위보를 하며 배역을 정하기 시작했다.

 

친구들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민수(강남고등학교 1학년)는 “학교보다 이 곳이 편해요.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다는 점과 내가 하고 싶은 걸 자유롭게 골라서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라고 이곳에서의 생활을 표현했다. 특히 이 수업은 민수에게 조금 특별하다. “이 수업은 제가 좋아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어요. 사실 전 영화 ‘친구2’에 아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는데, 시나리오를 만들고 연출하는 게 즐거워요. 보통의 학교 친구들과는 다르게 마음이 맞고, 저를 이해해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좋아요.”

 

아이들의 이야기가 소재가 되는 수업

 

어느덧 주제와 제목이 정해지고, 내용이 구체적으로 진행되어 갔다. 오토바이를 타는 법, 그리고 화장으로 변화하는 얼굴 등 자신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한 켠에서는 선생님과 아이들이 지금 ‘짝사랑’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짝사랑이 가지는 다양한 이야기와 자신들의 경험을 사례로 들어가며 열띤 대화가 이어지고 있었다. 대화의 중심에는 지난해부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고3 학생도 있었다. “선생님도 여기 앉으세요”라며 기자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친절한 아이들은 자신의 속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꺼내놓았다.

 

귀를 기울이면 선명해지는 친구들의 이야기

 

“생각이 많아졌어요. 처음에는 ‘생각을 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지?’ 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왜?’라고 먼저 떠올리는 것 같아요.” 민혁(고등학교 2학년)이의 말에 이어 “저는 친구와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이곳에 온 후로,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이 힘들었어요.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를 알게 됐어요. 그리고 중도포기하고 나가려고 할 때 선생님들이 저를 붙잡았는데, 그게 좋았어요. 누군가 나를 기다려준다는 것이요.”라는 승룡이(고등학교 3학년)의 말은 이곳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친구들은 저마다의 사연과 수업에서 변화해가는 자신들의 모습을 스스로 격려하고 있었다.

 

친구들은 처음에는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그런 아이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나 둘씩 꺼내면서 그것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나누고, 생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소통에 대해 배워가고 있었다. 한 교실에 있어도 인사 한 번 하지 않고, 서로 관심 없던 친구들이 문득 이름을 부르고,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속에서 이제는 오히려 친구들이 선생님을 챙긴다. “선생님, 내년에도 또 여기 오실 거예요?”, “저는 내년에 졸업하고서도 올 거예요!” 친구들에게는 ‘온다’는 것이 관심이고 큰 의미라고 이야기 한다.

 

울산시민중고등학교울산시민중고등학교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꽃을 피워가는 아이들

 

그리고 그 후, 아이들과 선생님이 사진을 보내주었다. 사진에는 친구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또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렇게 소통의 방법을 조금씩 배워가는 울산시민중고등학교 친구들은 함께하는 의미를 다시금 발견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소중함을 찾아 세상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김다빈

예정원 _ 시민기자

 

ㅇ 사업명: 2014 부처 간 협력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 청소년
ㅇ 사업내용: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쉼터, 도시형대안학교 등 68개 시설에 문화예술교육 지원
ㅇ 주최/주관/협력: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여성가족부
ㅇ 수혜시설: 울산시민중고등학교
ㅇ 수행단체: 울산시민미디어센터
ㅇ 프로그램 명: 청춘다Q(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2005년부터 국방부, 법무부, 산업통상자원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통일부 등 여러 정부부처 및 산하기간 협력체계를 구축해왔으며, 군 장병, 수형자, 소년원학생, 아동청소년, 근로자, 북한이탈주민, 의무 경찰 등을 대상으로 다채로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다. 현장 수요를 바탕으로 국악, 미술, 음악, 연극(뮤지컬), 무용, 미디어, 문학, 마술 등 크게 8개 분야를 운영한다.
부처 간 협력 문화예술교육 지원 사업은 매년 공모를 통해 문화예술교육의 확산에 기여할 운영단체를 선발하여 교육 참여자들에게 유익한 문화예술 체험, 학습, 이해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14년에는 총 982개 시설에서 1156개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약 2만 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