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0일부터 7월 4일까지 닷새 간 서울에서 사단법인 한국댄스테라피협회KDTA주최로 ‘영혼의 몸 깨우기: 자기에게로 향하는 진정한 움직임’ 워크숍이 열렸다. 총 45명이 참가한 이번 행사는 올해 아홉 번째로 열린 국제무용/동작치료 워크숍으로 오센틱 무브먼트를 테마로 하였다.

 

세계적 전문가의 생생한 수업 현장

 

오센틱 무브먼트Authentic Movement란 무용/동작치료의 한 유형으로 메리 화이트하우스가 칼 융의 심리학에 근거해 창안한 치료적인 무용 동작 치료이다. 표현적인 움직임, 그리기, 쓰기를 통해 자기를 이해하고 몸과 마음을 이어 주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수단으로 개인의 무의식적인 흐름과 접촉하고 그에 반응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다.

 

이번 워크숍을 이끈 티나 스트롬스테드Tina Stromsted박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융 연구소에 재직 중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무용동작치료사이자 융 분석심리학자이다. 이번 워크숍에서 티나 박사는 융 분석심리의 어려움에 쉽게 접근하는 방법으로 그림 그리기, 스토리텔링, 동작표현을 통한 내면으로의 접근 등을 소개했다. 또한 개인의 이슈를 스스로 이해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통합시키는 작업을 통해 참가자들의 임상작업과 자아분석에 도움을 주었다.

 

워크숍 마지막 날, 오랜 시간을 기다려 티나 박사와의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인터뷰 통역은 KDTA 김금옥 간사가 도움을 주었다.

 

내면을 들여다보는 진지한 몸짓

 

아르떼진_ 한국에 어떻게 오게 되었나?

티나 박사_ KDTA의 초청을 받았다. 나는 KDTA 류분순 회장을 베를린에서 무용치료 워크숍을 하면서 처음 만났으며, 세계의 많은 무용치료사들이 모이는 미국 ADTA 컨퍼런스 워크숍에서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후 협회에서 연락이 와서 한국의 무용치료사들, 학생들과 함께 작업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번 워크숍을 준비한 KDTA의 소개에 따르면 티나 박사는 우리 내면의 깊은 곳을 바라보고 성찰 기능과 자기회복력을 강화시켜 주는 우수한 영성과 방법을 가진 오센틱 무브먼트 전문가다.

 

아르떼진_ 오센틱 무브먼트란 어떤 것인가?

티나 박사
_ 내면에 있는 것을 바깥으로 표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무용이나 무술을 배울 때 아름다운 동작들을 따라 하면서 감정이나 내면을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오센틱 무브먼트는 눈을 감고 안에서 올라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내면의 신체 감각이나 감정, 떠오르는 이미지, 움직이고자 하는 충동을 인지해 내 몸으로 표현한다. 이런 과정은 치료약이 될 수도 있고, 명상이나 영혼과 만나는 성스러운 작업일 수도 있고, 심리치료 기법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내면의 성찰을 몸으로 표현해 보는 것은 심리 치료에도 적용이 되고 음악, 미술, 무용, 글쓰기 등 다양한 예술분야의 영감을 고취하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

 

아르떼진_ 오센틱 무브먼트는 어디서 유래했나?

티나 박사_ 심리학자 칼 융의 심리학에 기반을 두어서 만들어졌다. 이 기법은 미국 무용치료의 선구자인 메리 화이트하우스에 의해 발전되어 창안된 것이다. 그녀는 사람의 몸이나 움직임을 통해서 사람의 정신이나 내면세계가 드러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자아의 빗장을 열고 해방으로

 

아르떼진_ 주로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가? 특별한 대상이 있나?

티나 박사_ 내 생각에 오센틱 무브먼트는 자아가 아주 강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듯하다. 무의식에 있는 것을 꺼내 작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주로 정신적인 질환이 있거나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러한 경우 사람들은 대부분 이미 무의식이 많이 진행되어 힘들기 때문에 치료사가 구조를 잡아주고 리듬이나 음악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러한 구조는 사람들에게 더 정확한 방향과 기초를 지지해준다.

 

이것은 주로 신경증 환자에게 더 도움이 되는 것이다. 경직되어 있거나 머리로 많이 생각하는 사람, 자기감정이 창조적인 작업에서 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자신의 내면 모습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고, 자신의 감정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발견하고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전에 알고 있었으나 잊었던 지혜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이 마치 꿈인 것처럼 인생을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워크숍 참여자 중에 현대무용가가 있었는데, 그녀는 이 워크숍을 통해 자신의 안무가 얼마나 바뀔지 매우 기대가 되고 행복하다고 전한 적이 있다.

아르떼진_ 무용치료의 과정에 대해 말해줄 수 있나?

티나 박사_ 결국 이 작업에서 치료는 내면으로부터 온다. 움직이는 사람(동작자, mover)과 지켜보는 사람(목격자, witness)이 있는데, 이 동작자가 눈을 감고 몸을 움직이면 목격자는 그 옆에서 그 움직임을 지켜본다. 또한 목격자는 동작자가 자신의 내면에 들어가서 충분히 안전하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작업을 한다. 그리하여 동작자는 자신의 내면 깊이 충분히 탐색할 수 있게 된다.

 

동작자가 몸짓을 마친 후, 목격자는 자신이 본 동작자의 움직임에 대한 어떤 판단이나 해석은 배제한 채 동작자가 그림 그리기나 글쓰기를 하고 오도록 한다. 그리고 동작자와 목격자는 방금 한 활동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들은 그리고 만나 방금 한 활동에 대해 이야기 한다. 목격자는 그가 본 것에 대해 분석해주어 동작자 자신이 무의식중에 어떤 동작을 했는지 기억할 수 있게 한다. 또 그 동작들이 목격자에게 어떤 느낌을 주었는지도 이야기 한다. 이렇게 동작자의 내면은 안전하게 지지를 받으며 나오게 되어 과거의 문제를 치료할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은 문젯거리나 정신적 외상증 등을 치료받고 때때로 친밀감을 느끼며 더 큰 범주의 감정을 느끼고 정신적인 경험을 한다.

 

아쉬웠던 점은 이러한 과정에 대한 설명을 말로만 듣고 눈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이었다. 오센틱 무브먼트는 사람들의 무의식을 만나고 그 안에서 작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외부 공개가 금지되었다. 오센틱 무브먼트를 위해서는 동작자나 목격자 모두 고도의 집중을 필요로 하며, 제 3자가 그것을 보면 동작자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나머지 제대로 무의식을 꺼낼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의 무의식을 다루기 때문에 외부인에게 노출된다면 개인적인 프라이버시 문제가 야기될 수 있어 촬영이나 참관도 금지했다.

 

새로운 무용치료의 길을 제시하다

 

이번 티나 스트롬스테드 박사의 워크숍은 육체에서 분리된 몸과 마음, 영성을 치유하고 통합시키기 위한 접근법으로서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해 주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자신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나아가 자신의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반성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경험을 이끌면서 개인에게 고귀한 성찰을 하도록 하는 티나 스트롬스테드 박사, 그녀는 친절과 평온의 화신이었다.

 

 

 

글.사진_손예운 서울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