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정 공유도 또 다른 예술교육

 

런던에서 건너온 관객 참여 아트프로그램 『PLATFORM A+A』는 Artist와 Audience. 신진 아티스트와 관객이 만나 소통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아트 프로그램. 아티스트는 작품 창작의 과정에서 받은 영감을 관객과 공유하고, 관객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아티스트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티스트와 관객간의 소통시간을 섬세하게 과정으로 꾸민 예술교육의 다양성을 들여다본다.

 

아티스트와 관객, 서로에게 영감을 주다

 

『PLATFORM A+A』는 한 명의 신진 아티스트와 10명 남짓의 소수 관객이 모여 함께 만드는 아트프로그램이다. 한 시간가량 주어진 이 만남은 아티스트와 관객이 하나의 주제를 놓고 생각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감성을 더해준다. 타인의 생각을 들으며 저절로 내면의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감각적인 시간. 주제에 따른 그림도 그리며 마음속에 가라앉았던 아련하고 달콤한 기억들을 끄집어내기도 한다.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잃어버린 어린시절의 솔직했던 감정 표현의 방법으로 미술 심리 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기획된 『PLATFORM A+A』. 놀이와도 같은 프로그램으로 아티스트와 관객 모두가 즐기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새로운 관객 참여 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런던에서 6차례 진행됐던 『PLATFORM A+A』는 일상적으로 익숙한 카페, 바, 회사의 대회의실 그리고 영국 전통 이층버스 안에서 이루어졌다. 또한, 순수예술은 물론이고 패션, 건축, 사진, 그래픽 등 자신만의 시각적 표현 언어를 가진 다양한 분야의 신진 아티스트를 소개해왔다.

 

 

 

서울에서 열린 일곱 번째 『PLATFORM A+A』

 

런던에서의 성공적인 론칭 후 서울로 건너온 『PLATFORM A+A』. 지난 7월 7일 서울 종로타워에서 개성 있는 일곱 번째 프로그램이 열렸다. 이날 관객들이 만난 아티스트는 패션 브랜드 ‘기리야테(Giliyate)’를 론칭한 패션 디자이너 엄미리. 그녀는 미국 시카고 패션대학을 수석 졸업하고 일본 도쿄 뉴디자이너 패션 그랑프리 우수상을 받았다. 또한, 미국 대표 디자인잡지인에서 뽑은 ‘세계의 디자이너 유망주 40인’에 든 주목받는 디자이너. 20대 중반의 젊은 디자이너이지만 관객들은 당차고 자신만의 색깔 뚜렷한 그녀의 작품 세계에 눈을 반짝이며 몰입했다.

 

이날 선보인 디자이너 엄미리의 작품 컨셉트는 바로 ‘홈리스(Homeless)’. 이 프로그램이 진행됐던 공간의 탁자 주변에 길거리 낙엽을 연상시키는 천 조각이 널려 있었고, 노숙자의 옷을 연상시키는 그녀의 작품을 입은 모델들이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8년 동안의 미국 생활에서 가장 충격적이고도 인상 깊었던 것이 바로 ‘노숙자’였다는 디자이너 엄미리. 그것을 패션 작품으로 만들기까지의 창작과정 스토리를 공개하며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 『PLATFORM A+A』의 기획자 명희정 씨는 ‘나의 마음속 홈(Home)은 무엇이며, 그것을 생각하면 어떤 컬러, 어떤 느낌이 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또 그것을 그림으로 그리면서 관객은 자신만이 알고 있었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머리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고, 손으로 그리면서 점점 자신을 생각을 표현해나갔다. 잠시나마 순수한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시간. 아티스트와 관객, 관객과 관객은 그 순간만큼은 보이지 않는 ‘어른’이라는 벽을 허물고 여과 없이 순수함을 보여주며 창작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과정을 교육을 통해 맛보는 시간을 함께 했다.

 

신선한 아트프로그램으로 런던-서울-뉴욕까지

 

패션 디자이너 엄미리 씨와의 시간에 이어 지난 7월 9일에는 금속공예작가 최서윤 씨와 ‘소통’이라는 주제로 효자동 카페에서 여덟 번째 『PLATFORM A+A』가 진행되었는데, 기획자 명희정 씨에 따르면 올해 가을부터는 뉴욕을 베이스로 런던-서울-뉴욕을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티스트(Artist)와 관객(Audience)의 좀 더 친밀한 관계 개발을 위해 플랫폼을 제안한다는 의미의 『PLATFORM A+A』. 앞으로도 뻔하지 않은 새로움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창작의 즐거움을 색다르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