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안에서 하나 되고 마음을 나누다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상봉동 12단지 행복프로젝트 ‘안녕하세요?’를 공동 주관하고 있는 중랑연극협회의 경상현 회장과 극단 어우름의 정혜승 대표를 <효녀 중랑> 연습현장에서 만났다. 두 사람에게 이번 작품의 완성도는 극 자체가 아닌 주민들과 어떻게 호흡을 맞춰가를 의미한다. 남녀노소, 빈부격차에 관계없이 문화와 예술 안에서 하나가 되고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상봉동 12단지 행복프로젝트 ‘안녕하세요?’를 공동 주관하고 있는극단 어우름의 정혜승 대표는 예술만이 살 길이고. 예술이 살아야 민족이 살고 나라가 산다고 굳게 믿고 있다. 극단 어우름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 연극인이 어우러져 정을 나누고 공연을 하는 과정을 지켜본 세월이 5년째다. 정 대표는 그 속에서 예술을 통해 어떻게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보듬으며 동등하게 소통하는지를 확인하며 예술의 위대함을 깨닫곤 한다.

지난 8월 초부터 극단 어우름에서 전국투어 중인 <오리날자! 덩기둥땅!>이 한 달도 채 안돼 서 12회 공연을 가질 정도로 바쁜 중에도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프로젝트 ‘안녕하세요?’에 참여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처음 우리와 주민들은 서로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살아가는 방법이 다르고 어떤 상황에서의 대처방법이 달랐어요. 하지만 문화를 통해, 연극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다양한 방법을 깨달았죠. 아픔과 분노와 눈물을 해소하는 건전하고 아름다운 방법이 있다는 인식변환도 이뤄냈어요. 이것만으로도 아주 훌륭한 출발이죠.” 남녀노소, 빈부격차에 관계없이 문화와 예술 안에서 하나가 되고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인 출발이라는 의미다.연극은 인간의 삶이다“연극이란 인간의 삶의 이야기예요.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은 일상에서 마음을 나누는 과정을 닮아있거든요. 스스로의 삶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의 삶의 방식을 인정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면 일상 속에서 예술을 찾을 수 있죠.” 연극이 나를 위한, 나 혼자의 즐거움을 위한 예술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로 나누고 보듬을 때 감동과 감사가 전해지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스스로도 변하고, 또 다른 이를 변화시킬 수 있다. 정 대표는 연극은 물론 여러 형태의 문화는 인간의 정신을 정화시키고 인간을 인간답게 살아가게 한다는 사실을 굳게 믿고 있다. 상봉1동 12단지 주민들이 연극 <효녀 중랑> 준비를 통해 스스로가 변화하고 서로를 이해했다면, 주민들 스스로 다른 이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하는 선물이 되는 재생산의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당부한다.

12단지 주민으로 구성된 연극단이 <효녀 중랑>을 시작으로 연극 동아리를 만들 계획이라는 소식이 정 대표를 다시 한번 즐겁게 한다. “테크닉이 뛰어나고 연기력이 훌륭하고 완성도가 높다고 연극을 잘하는 게 아니에요. 누군가 다가와 손을 내밀어주고 선물을 주었다면, 이제부터는 다른 이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고 선물이 되는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이 연극을 잘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