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 필요한 예술교육의 효과성에 주목한다 – 앤 뱀포드 인터뷰

문_송보림(아르떼 미국 통신원) / 답_앤 뱀포드

앤 뱀포드 교수(Anne Bamford)는 시드니 기술대 예술교육센터를 거쳐 현재 영국 런던 윔블던 미술대학의 미디어 센터(engine room)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유네스코와 함께 예술교육의 효과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그 결과를 오는11월 서울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그녀는 예술교육가로서 특히 시대에 따라 새로이 생겨나는 언어개념들과 시각적 소통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앤 뱀포드 발표 일정
– 문화예술교육 국제 심포지엄 <영화와 뉴미디어 문화예술교육> (11월 22일 14:30-16:00)
– 유네스코 예술교육 세계 대회 준비회의 <아태지역 예술교육의 이슈와 과제> (11월 24일 11:00-12:30)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관심을 갖고 우리사회의 소통방법으로
예술을 접근하는 앤 뱀포드 교수 그녀의 이론은 쉴새 없이 변해가는
현대사회에 필요한 예술교육에 대해 시사한다.

먼저 그간 해오신 연구 작업들을 간략히 소개해 주십시오.
저는 예술교육이 미치는 영향의 정도를 측정하는 것과 우리가 예술교육의 가치를 생각하는 방법을 새롭게 정의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연구를 통해 혁신과 창의성이라는 주제를 탐구해 왔는데, 특히 평가, 사회적 영향력, 평등과 다양성 등의 개념이 예술이 아닌 다른 분야를 통해서 어떻게 드러났는가에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몇 년 동안 청소년들의 인터넷 활용에 대해 연구하면서 ‘사이버 왕따 (cyber bullying)’ 현상을 목격한 바 있습니다. 그 당시는 아무도 그런 것이 존재하는 지도 모르는 시절이었는데, 사이버 왕따와 이것이 청소년 자아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춘 제 연구는 이 영역에 관해 많은 다른 연구가 시작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유네스코의 지원을 받아 실시된 교수님의 최근 연구보고서에서 “예술교육은 어린이, 교육환경,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친다” 라고 정의를 내리셨습니다. 이 연구의 목표가 이 시대 예술교육의 현주소를 알아보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 결과는 한국의 예술교육가들에게 크게 고무적입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좀 더 설명해 주신다면요?
양질의 예술교육 프로그램은 학업능력 향상을 이끕니다. 예술교육은 고유한 인간적 가치를 높이고 비판을 통한 자기존중을 이끌 뿐 아니라, 학습의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조사한 국가들의 75%가 예술교육이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고 생각했으며, 이는 특히 언어능력과 언어학습의 분야에서 두드러졌습니다. 이러한 향상효과는 예술교육과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접근을 통한 교육을 포함하는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에서 나타났습니다.
또한 예술교육은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의 학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며, 예술교육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태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킵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쉽게 결론내리기 어려운 것이기는 하나, 예술교육의 영향, 특히 예술교육과 인지발달 그리고 청소년들의 건강과 복지 효과 사이에 어떤 연결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보다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밝힌 것만은 분명합니다.
예술교육은 협동, 존중, 책임감, 인내, 이해를 증가시키고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이해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교실 안에서의 소통을 좀 더 원활하게 하고, 학교생활 내의 집중력을 키우고 학교출석률을 높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남학생들과 탈선청소년들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이 보고서에서 ‘예술교육 (education in the arts)’ 과 ‘예술을 통한 교육 (education through the arts)’을 구분하셨는데요. 두 번째 개념이 통합교육론과 맥락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교육현실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또 최근 많은 예술교육가들이 통합교육적 접근의 가능성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국어, 수학 등 실용과목에 치중하는 것에 대한 대체방법으로 눈길을 끌고 있기 때문이죠. 그 두 분야의 차이점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예술교육’은 기법에 의해 유지되고 또한 유기적인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될 수 있습니다. 즉 무용, 미술, 음악, 연극 등의 각기 예술형태에서 사고방식과 표현방식은 학교와 학습에 대한 태도를 향상시키고, 문화정체성을 고양하고 자기만족과 번영에 대한 지각을 고취시킵니다. 동일선상에서 ‘예술을 통한 교육’은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교수법을 이용해서 모든 과목을 가르치는 것을 일컬으며, 이는 전체적인 학업성취를 향상시키고 학교에 대한 불만을 감소시키며 긍정적인 인식변화를 촉진합니다. 예술을 통한 교육은 전체 교과과정을 가르치기 위해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을 이용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도는 언어능력 향상과 영어 학습 혹은 외국어 학습과 관련하여 매우 효과적입니다. 연극과 미술활동은 학습효과를 높이는 데 특히 효율적이며, 또한 음악적 방법이 수학과목 점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발표 또한 나왔습니다. 이러한 접근이 가능한 것은 예술적인 방법론이 협동과 전통적인 학교구조를 변화시키는 데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예술교육가들은 학교와 지역사회 기관 사이의 협력관계를 위해 많은 부분을 애쓰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좋은 제안이나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협력관계는 모든 양질의 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성공적인 협력관계는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시할 때 문화예술기관의 특성을 직접적으로 반영할 때 이루어집니다.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들여다보면 문화기관과 산업 사이에 장기적이고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유지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계는 협력자들의 노력을 인정하고 의사결정, 실시, 평가 등 모든 부분을 통괄하는 진정한 의미의 협력관계여야 합니다. 많은 학교들이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고 있으나, 이런 식의 단기적•일시적 프로그램은 학교와 교육현장에서의 진정한 변화를 이끌지 못합니다. 우수한 협력관계는 적어도 2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이루어져야 하며, 교육, 예술 그리고 문화기관 사이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이번 국제 행사에 어떤 내용을 발표하실 지 간략하게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특히 현재와 미래의 소통 형식과 예술 간의 관계에 대해 논하고 싶습니다. 저는 어떤 식으로 예술이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인지 확신하는 것과 어린이들의 희망찬 미래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뉴미디어 교육은 많은 예술교육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분야인 만큼 교육가들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점이 있을까요?
가장 큰 과제는 전통적으로 구분해온 창작자와 소비자 혹은 예술가와 감상자 사이의 분리를 허무는 것입니다. 이는 교육계와 점점 커지고 있는 창의성을 다루는 산업분야 모두에 큰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독자들과 예술교육가들에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지요.
한국방문이 크게 기대됩니다. 한국은 오랜 전통과 강한 자부심을 자랑하는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방대한 전통문화뿐만 아니라 최첨단의 테크놀로지와 공연예술, 그리고 정치적 활동과 미래를 위한 비전의 틀 안에서 문화적, 사회적 신념을 포착하는 미술 등을 포함합니다. 이러한 예술적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교육분야와 결합한다면 향후 몇 년 간 한국의 눈부신 발전의 토대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한국은 예술교육 분야에서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으며, 이러한 한국의 힘은 교육이 더욱 적절하고 창의적이고 의미있을 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 노력하는 것을 통해 세계 모든 어린이들에게 커다란 도움을 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