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의 핵심은 ‘실행’이 함께하는 배움입니다. 여기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젊은 예술강사들이 CoP를 결성해 행동으로 옮기는 배움에 나섰습니다. 문화예술을 통한 더 나은 실천, 그리고 한 사람의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문화예술교육을 위해 젊은 패기로 도전한 이들의 이야기! ‘애정사’ CoP의 박지영 조장(국악부문 예술강사)과 ‘이게 진짜일까’ CoP의 김민아 조장(미술부문 예술강사)이 전하는 생생 CoP 현장의 이야기를 11월 셋째 주 아르떼진 테마기획에서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문화예술교육 실행공동체를 말하다

김정이 퍼실리테이터 기고

 

이야기 하나

문화예술교육의 애매~한 부분
우리가 직접 해 보고 정해 드립니다~!

 

‘애정사: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사회문화예술교육
선배강사’ 박지영 조장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다 보면 참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말 그대로 ‘애정남’이 등장해 주었으면 하는 순간이 있는데요. 이럴 때 예술강사들은 연수에서 만난 동료와 선배 강사의 조언과 경험담을 떠올리며 ‘다른 강사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고민하곤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CoP를 구성할 때 사회분야 예술강사가 많이 접하게 되는 문제에 대해 실천적 해답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특히 저희가 몸담고 있는 사회문화예술교육의 경우 기관이나 시설에 있는 어린이를 만나야 하기 때문에 그 나름의 고충과 애매한 상황이 많습니다. 학교분야 문화예술교육과는 달리 환경의 특수함에서 비롯된 돌발 상황이 일어날 때가 종종 있죠. 저희는 사회분야 문화예술교육의 특수성을 감안,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방안 및 노하우 축적’을 저희의 최종적 실천 방향으로 잡았습니다.

2011년 10월 결성된 저희 ‘애정사’는 활동인원 4명 전원 사회분야 예술강사입니다. 다들 예술강사로 5년에서 8년 동안 활동한 고참들이죠. ‘애정사’의 시작은 바로 저희의 갈증과 욕구로부터 비롯했습니다. 다른 강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면 ‘아! 나는 왜 저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맞아 맞아~ 나도 그런 고민을 한 적 있는데….’라며 수많은 깨달음과 공감을 갖곤 하는데요. 그때마다 ‘이런 이야기를 우리끼리 나누는 것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동료들과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어요. ‘애정사’는 저희의 고민과 모색을 공론화하고, 함께 연구해 나가자는 바람을 담은 CoP입니다.

함께 활동하는 다른 강사님들이 입을 모아 말씀하시는 것처럼, CoP를 통해 얻은 소중한 보람이라면 ‘나 혼자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공감대였어요. 그리고 저희가 항상 강단에 서서 학생들에게 전했던 이야기인 ‘직접 해 보고 느껴 보렴. 선생님이 하는 것을 듣기만 해서는 되지 않아. 직접 해 보고 너만의 소리를 찾을 때 진짜 음악이 네 것이 된단다.’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어요. 저희는 아이들을 그렇게 가르치면서 정작 저희 자신은 ‘직접 하는 것’에 대해 얼마나 소극적이었나 돌아보게 됐지요. 바빠서, 혹은 다 안다고 생각해서 직접 해 보고 부딪쳐 보는 것을 주저했던 거에요. CoP는 자발적으로 연구하고, 직접 실천해 보면서 배움을 축적하는 학습 과정이기 때문에, 저희의 이런 모습이 많이 깨지고 변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문화예술교육의 중요한 화두는 창의성인데요. 저희에게 CoP는 창의성의 촉을 세워 주는 활동입니다. 말로만 가르쳤던 ‘직접 실천하라’는 이야기를 저희가 직접 ‘실천’하는 과정에서 메말랐던 창의성의 원천이 다시 샘솟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저희의 CoP 활동은 올 연말 종료합니다. 난생 처음 해 보는 활동이고, 낯선 개념을 익히며 서로 토론하고, 실천 방향을 정하는 것이 비록 쉽지는 않았지만,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몸으로 익힐 수 있는 기회였던 이번 CoP는 무엇보다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저희의 연구와 실천이 다른 사회분야 문화예술교육 강사들께 가치 있는 데이터로 남았으면 합니다. 보다 나은 문화예술교육을 위해 고민되는 순간, 어려운 순간마다 저희 ‘애정사’의 활동 기록이 여러분께 다른 방법으로 생각하는 것을 일깨워 주었으면 합니다.

 

이야기 둘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진정한 소통의 길을 찾는다

 

‘이게 진짜일까?’ 김민아 조장

 

‘관점’은 세상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에겐 ‘물잔에 물이 반이나 담겼네!’라고 보이는 일도 부정적인 시각의 사람이 보기엔 ‘물이 겨우 반 밖에 남지 않았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또한 남다른 ‘관점’은 사물의 숨겨진 이면을 발견할 수 있게 해 주고, 창의적 시각으로 세상 바라보기의 시작이 됩니다.

2011년 10월부터 활동 중인 ‘이게 진짜일까?’ CoP는 서울, 인천 및 대구에 살고 있는 여섯 명의 사회문화예술교육 미술분야 예술강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모두 남다른 ‘관점’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 공감하는 강사들이죠. 저희의 CoP 이름인 ‘이게 진짜일까?’는 바로 저희의 학습 주제와도 일맥상통합니다. ‘다른 시선으로 사물과 소통하기’라는 주제를 학습하는 저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지금 내가 보는 것이 과연 진짜일까?’라는 스스로에 대한 물음이에요.

이러한 주제는 저희가 몸담고 있는 사회문화예술교육 분야의 특수성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저희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사회적으로 ‘~할 것이다’, ‘뒤떨어진다’, ‘부족하다’는 둥 편견 어린 시선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이 편협한 관점으로 저희 학생을 바라보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죠. 저희조차도 사회예술강사로 활동하기 전엔 잘 몰랐던 점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직접 현장에서 아이들과 같이 수업을 하다 보면 저희가 가졌던 생각이 얼마나 편협한 것이었는지 종종 깨닫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게 사실은 진짜가 아니라는 사실도요. 몸이 불편하니까, 가족이 없으니까 못 할거야, 안될 거야,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오해였다는 것이죠. 그런 깨달음의 과정을 거치면서 사물의 이면에는 저희가 알지 못했던 수많은 가능성이 숨어 있다는 사실에 공감하게 됐어요. 그리고 이러한 발견이 다만 느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CoP를 통한 실행 데이터로 남기를 바라게 되었고요.

CoP라는 개념이 아직 낯설다 보니, 한 회 한 회 모이면서 저희가 생각하는 CoP의 형태를 잡아 나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딱 정해진 것이 없어서 가끔은 답을 찾기 위해 많이 토론하고 의견을 조율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CoP는 반드시 실행이 수반되어야 하기에, 매 순간 도전에 임하는 것 같아요. 배움이 실천까지 이어지면 그 과정에서 책임감이 생겨나거든요. 세상을 바라볼 때 ‘이게 진짜일까?’ 생각할 뿐만 아니라 저희가 학습한 것을 실천하는 과정에서도 스스로에게 ‘내가 하려는 이것, 내가 알고 있는 이것이 진짜일까?’라고 계속 묻게 되는 거죠. 그리고 자칫 CoP가 단순한 교안 구성 스터디로 머물지 않도록, 그 부분을 고민합니다. 수평적인 학습과 토론, 실천이 균형 있게 자리잡아야 CoP 본연의 가치가 생겨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세 사람이 모이면 거기에 반드시 스승이 있다.’는 옛말이 있는데요. CoP 활동을 하면서 이 말을 절실하게 깨달아요. 한 사람이 이런 주제를 잡고 혼자 파고든다면 결코 뛰어넘지 못했을 한계를, 여러 사람의 의견과 학습, 모색을 통해 쉬이 돌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 말씀을 하세요. 함께 나누는 문제 의식, 그리고 서로의 현장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이 힘이 되고요. 같이 고민한 것을 현장에서 실행해 보고 얻어진 데이터는 모호했던 학습 목표를 분명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죠.

CoP의 가치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아요. 토론과 모색이 탁상공론으로 끝나지 않고 실천을 통해 제 모습을 갖춘다는 것이지요. 다른 강사님들도 CoP에 대해 낯선 개념, 어려운 실천이라고 생각지 마시고 한 번 도전해 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혼자만 고민했던 점을 여럿의 토론과 생각을 통해 쉬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실천을 통해 배운 것을 더욱 적극적으로 자기화할 수 있다는 것도 CoP의 장점이고요. 내년에는 현장에서 더 많은 CoP 강사님을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_ 박지영 예술강사·김민아 예술강사 정리_박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