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은 자기계발 의지의 원동력

 

지난 5월27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는 ‘창의인성 함양을 위한 청소년 교육회의’ 포럼이 열렸다. 이날 초청 강연자로 무대에 오른 영국 윔블던 예술대학 앤 뱀포드 교수와 파티마 산체스 산티아고 스페인 마르셀리노 보틴 재단 이사는 자국의 창의교육 정책 방향과 핵심 사례를 발표하며 청소년기의 예술과 창의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이날 진행된 문화예술분야의 창의교육 수업 모델 시연을 통해 학교에서의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긍정적, 발전적 제안이 오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초․중등 교원과 학부모, 문화예술교육관련 학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청소년 창의인성 교육회의>는 창의교육의 정책비전과 실천 모델에 대한 대외적 공유 및 문화예술 학회와의 우호적 교류망 형성에 그 목적이 있다. 이번 2차대회 집행위원장인 이대영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문화의 세기를 맞이하여 지구촌의 최대 화두는 창의성과 창의인재의 개발에 있으며, 그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는 효과적인 것이 바로 창의교육”이라 말하고, 오늘 회의가 문화예술교육이 핵심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서로 교류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을 당부했다.

 

창의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

 

산업화와 지식정보화를 넘어 미래 사회는 첨단과학기술의 발전이 극한에 달하면서 사람의 지혜와 감성이 모든 가치창출의 근원으로 강조되는 시대로 가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동시에 더불어 살 줄 아는 인재 양성을 추구하는 창의 인성교육이 미래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하며, 학생들은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다양한 경험과 관심분야에 대한 몰입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스스로 발견해나가야 한다. 이는 문화예술을 통한 창의 인성 교육에 관심을 가진 모든 이들이 공감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천세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이 진행을 맡은 청소년 창의 인성 교육회의에서 초청강연을 맡은 앤 뱀포드 교수는 ‘예술이 교육에 미치는 상징효과’를 주제로 창의력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녀는 “아이들은 매우 창의적인 잠재력을 지니고 태어나지만 정형화된 학교 시스템이 그들의 창의성을 죽이고 있다”면서 어린아이일수록 교육은 창의성을 자극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창의적인 교육을 경험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호기심, 자신감, 집중력, 자립도, 공간감각, 문제해결능력, 공동체 의식 등이 월등하게 나타났으며, 예술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학생은 성인 되었을 때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는 비율이 좋은 예술교육을 받은 학생에 비해 5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 만큼, 과거의 반복적이고 획일적인 교육으로는 21세기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기를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수업시간에 다 같이 둘러앉아 토론할 수 있는 쌍방향 예술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예술을 통한 학교 교육의 통합 모델 제시

 

마르셀리노 보틴 재단의 파티마 산체스 산티아고 이사는 학교와 지역사회의 예술을 통한 예술에 의한 학습노력 결집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창의력과 감성의 동반 성장이야말로 가장 바람직한 학교예술교육의 통합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마르셀리노 보틴 재단이 지난 2006년부터 실시해오고 있는 ‘레플레즈아르테(ReflejArte)’는 지방정부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3~16세 학생들의 역량개발을 집중적으로 촉진하는 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특히 시각미술과 창의력 배양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특히 미술을 통해 자아인식, 자존감, 공감, 감정적 표현을 발전시켜 어린이들이 긍정적인 가치와 창의력을 키워나가는데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감성교육은 창의력이 있는 아이로 변화시키는 원동력임을 강조하며 나라마다 특화된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화예술교육이 미래다

 

문화예술 분야 수업모델 시연에 나선 박광서 한국예술종합원 교수는 ‘청중이 직접하는 음악회’를 통해 객석의 청중으로서 한걸음 뒤에서 듣고 보는 음악회가 아닌 연주자로서 참여하여 같이 연주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는데, 클라베스, 카바사, 마라카스, 봉고, 스틸 드럼 등의 중남미 악기들을 사용하여 매우 간단한 리듬을 배워보고 전문 연주자와 함께 합주를 함으로서 더욱 높은 수준의 음악적 경험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했다.

노주희 한국오디에이션음악교육연구소 소장은 ‘화성 감수성 수업’ 시연을 통해 화성을 깊이 이해하면 즉흥연주를 하거나 노래를 만드는 창의적인 작곡활동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나무, 바람, 햇빛, 뭉게구름, 소년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면서 자신의 소리와 다른 사람의 노래가 어울려 만드는 협화와 불협화를 통해 화성 감수성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소리를 변별하여 다른 화음과 구별하고 인식하며 이름을 붙이는 과정을 재현했다. 화성의 두 가지 요소, 종적인 소리현상인 화음과 그 화음이 진행하여 만드는 횡적인 소리현상 모두를 의식화하여 느끼고 또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창의적인 음악예술교육에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 이날 노주희 교수가 보여준 화성 감수성 수업의 핵심주제였다.

주성혜 한국예술종합원 교수는 ‘창의 인성교육으로서의 예술교육의 역할과 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연주 및 가창 기술의 습득과 악보 읽기, 명곡에 대한 이해에만 치중하고 있는 기존음악교육에서 벗어나 음악과 미술, 동작이 융합된 수업과 같이 언어적 사고 및 학습활동과 연계 가능한 수업모델이 개발되어 예술교육의 다양한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참가자 모두는 문화예술교육이 곧 우리의 미래라는 것에 공감하며 창의 인성교육으로서의 예술 교육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