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1] 예술강사들이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일들

예술강사들이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으로서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교육진흥원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홀로 파견된 예술강사를 지원하는 현장방문 평가

예술강사 지원사업은 각 예술분야의 전문인력을 학교에 파견해 문화예술교육을 실시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학교 문화예술교육 활성화에 기여하고 예술 전문인력의 사회적 활용을 실현한다는 취지이다. 현재 전국 2,400여개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시행 중이며 문화예술교육 전체 예산 150억 원 중 105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학교에 파견되는 예술강사들은 서류와 면접심사, 기본연수의 절차를 거쳐 활동하게 된다. 해를 거듭하면서 점점 더 그 활동기준이 까다로와지고 있는데 예술인으로서의 전문성은 물론 특히 교육부분에 대한 경험이 중요한 활동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강사풀에 합류하게 되면 예술강사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한데 그 중 하나가 현장평가이다.

“교육현장은 각 지역위원회가 직접 학교를 방문해 평가하고 있습니다. 학교문화예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는 산간오지에도 있고 재정적인 문제도 있기 때문에 현장 평가를 하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죠. 하지만 그 만큼 관리의 중요성이 이야기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장 방문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어요. 하나는 학교에 홀로 파견된 예술강사의 보호차원으로 예술강사들의 고충과 문제를 파악해 개선하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학교 측의 이야기도 경청하여 예술강사의 활동을 평가하기도 합니다.”
예술강사의 평가가 지역위원회의 현장방문만으로 일단락되는 것은 아니다. 연 2회에 걸쳐 현재의 교육상황을 토론하고 강사들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지역문화예술 워크숍을 갖고 평가에 반영한다. 또 연말에 각 학교와 예술강사의 만족도를 조사하고 크로스 체크하여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진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는 일반기업체의 인사고과와는 전혀 다르다. 심각한 문제가 발견된 강사 외에 각 강사별로 전문성과 특징을 기록해 적재적소에 파견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이 평가의 목적이다.
“영화와 무용, 만화 애니메니션의 경우에는 100% 방문평가가 이뤄집니다. 하지만 380개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연극의 경우는 예산상의 규모와 인력부족 등의 이유로 50%만 현장방문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지는 것이죠.  방문평가의 의의는 예술강사 개개인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고 전반적인 교육현장 평가와 DB구축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술강사들이 함께 고민하는 문화예술교육, 강사연수와 통합교과

예술강사로 활동하게 된 이들은 각각 상반기와 하반기에 진행되는 예술강사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학교에 파견되기 전 학교교육과 교육방법론, 아동심리, 상담법, 실기교수법 등에 관한 기본연수를 실시하고 이를 마친 기존 예술강사를 대상으로 심화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초임 예술강사의 경우 1차 서류심사, 2차 면접을 거쳐 기본연수 프로그램을 거치게 됩니다. 물론 최종선발은 연수를 통해서 결정됩니다. 이 분들이 교육진흥원의 강사풀에 이름을 올리게 되고 학교로 파견되는 것이죠. 하반기에는 중간점검 차원이자 좀 더 전문성을 강화시키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교육진흥원이 예술강사 지원사업을 총괄운영하게 되면서 예술강사들의 학점관리를 생각하고 있는데요. 우선 기본연수를 마친 분들을 대상으로 좀 더 전문성이 강조된 심화연수를 준비 중입니다.”
기본연수 학점을 이수한 예술강사들에게, 특정한 시기에 한자리에 모여 교육활동과 실습방법에 대해 토론하는 연수프로그램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소중한 공간이자 흔치않은 기회다. 하지만 연수 프로그램의 질적향상에 대한 요구도 만만치 않다.
“1년에 두번, 예술강사분들이 특정한 시기에 모여 연수에 참여하는 데, 이는 아이들과의 대면교육과 실습방법의 토론 등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교육진흥원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연수부분도 현재 기획 중인데요. 직접 모이지 않고 집에서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교육의 이해’ 등 이론을 중심으로 시행할 예정입니다. 물론 온라인에서의 연수 참여도 학점으로 인정해 강사들의 참여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다섯 분야로 나눠 진행되고 있는 예술강사 지원사업에서 통합교육 또한 관심의 대상이다. 이것은 영화, 연극, 무용, 만화 애니메이션, 국악 등 서로 다른  분야를 가르치고 있지만 예술장르의 경계를 넘어 보다 종합적인 관점과 방법론으로 문화예술교육을 지향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 또한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예술분야의 특성이 강해 교류가 쉽지 않고 우선 분야별 교육이 시행되는만큼 그 기초를 튼튼히 다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에 예술강사 지원사업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각 분야의 관계자들이 모여 서로의 학습 프로그램을 살펴보고 협력을 모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통합교육이란 측면에서 각 예술분야의 교육이 완전히 확립되지 않은 채 단순히 표면적 차용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어요. 교육진흥원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 예정입니다. 올 연말부터 교육사례집을 만들 계획이죠. 예전에는 각 분야별로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각 분야의 사례를 모두 담으려고 합니다. 내년부터는 강사들이 교류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자율연구모임 등의 지원을 기획 중입니다.”

학교를 넘어, 지역 현장으로 예술강사가 간다!

일선 학교에서 아이들을 접하는 예술강사들의 고충 중 하나는 매년 경쟁을 통해 강사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 또한 학교 측과의 소통 부재 등으로 교사와 아이들 사이에서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사실 교육진흥원에 매년 강사풀 선발을 새로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예술강사들은 기본적으로 그 분야의 전문가, 즉 예술가이고 학교에서도 문화예술교육 시간에 그 분야의 전문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만큼 경쟁력을 필요로 합니다. 교육진흥원은 이러한 현장의 수요에 대해, 예술강사 지원사업을 통해 강사를 선발하고 이들을 학교에 배정하며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매년 진행되는 예술강사 선발은 현장에서 필요한 강사풀을 만들어 가는 일인 것이죠.”
앞으로 교육진흥원에서는 학교 문화예술교육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계하여 예술강사들의 파견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학교에 국한되었던 강사들의 활동과 위치를 지역 구성원들의 문화교육을 담당하는 실질적인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교육진흥원에서는 예술강사 지원사업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예술교육과 노인/장애인 문화예술교육을 지원하고 있어요. 올해도 우수한 예술강사분들을 지역시범사업에 파견했습니다. 예를 들면 예술강사 중 노인연극에 적합하신 분들을 파견해 지역복지관으로 활동 범위를 확대시키는 것이죠. 예술강사 지원사업은 학교문화예술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됐지만 사회문화예술교육과 시범사업 또 서울시교육청과 문화부가 지원하는 사업에 파견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문화예술교육 분야의 범위가 확대될수록 파견범위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위해 교육진흥원은 강사풀의 데이터베이스 화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예술강사들의 교육경력 등을 자세히 기록해 자료화 한 후 학교를 비롯 문화예술교육을 원하는 지역 교육현장에 적합한 강사를 파견할 계획이다.
“현재 교육진흥원은 강사풀을 통해 예술강사를 교육현장에 배치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데이터베이스 관리에 중점을 둘 예정입니다. 예술강사들의 학력과 경력 등 기본 정보와 교육, 활동경력, 연수와 평가부분 등을 종합해서 데이터베이스를 완성한 후, 예를 들어 경남지역 노인복지관에서 예술강사를 요청했을 때 강사의 동의 아래 복지관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죠. 교육현장에서도 상황에 적합한 강사를 직접 선택할 수 있고 강사들도 사전에 교육환경을 숙지할 있어 만족도 높은 교육이 진행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예술강사들이 전문 예술인과 교육현장의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애쓰고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파르고 힘들게 보였던 외줄이 어느새 아주 넓지는 않지만 작은 길이 되었다. 예술강사 지원사업은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으로 예술강사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진입로에 서서 이제까지 왔던 길들을 소중히 되돌아보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예술강사 한사람 한사람의 땀방울이 보통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어 맑은 시내를 만들어 낼 날이 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