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이란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하고,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 가치를 부여 받습니다. 그러나 나의 작품을 다른 사람들에게 선보일 기회가 자주 찾아오는 것은 아니지요.
여기, 나만의 작품을 만들고 전시할 특별한 기회를 얻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나의 오브제, 그리고 나의 전시회’의 참가자들입니다. 이들은 구상부터 제작, 전시에 이르기까지 다소 무거운 책임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춰지지 않는 설렘으로 가득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백종원과 함께한 나의 오브제, 그리고 나의 전시회

 

본격적인 수업의 시작을 앞두고 강의실 한 편에 오늘 수업의 재료들이 가득 쌓였습니다. 신문, A4용지, 두루마리 화장지, 종이컵 등 10여 종의 종이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공백디자인스튜디오 대표 백종원 디자이너와 함께하는 아르떼랩. 재료는 종이, 주제는 ‘통(~通)’입니다.

 

이번 수업은 책상 배치부터 특별했습니다. 소통을 위한 배치라고 할까요.책상과 책상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충분한 거리를 확보했고 참가자들의 개인 작업공간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자유로운 의사소통 및 작업의 집중력 향상을 위한 최적의 공간배치였습니다.
참가자들의 호칭은 “~작가님”이였습니다. 참가자들의 마음을 다잡아주는, 백종원 디자이너의 특별한 배려였습니다.

 

백종원과 함께한 나의 오브제, 그리고 나의 전시회
백종원과 함께한 나의 오브제, 그리고 나의 전시회

 

진행자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였습니다. 강의나 시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획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작업, 설치까지. 전 과정 속 소통을 위해서는 기존과는 다른, 차별화된 진행이 필요했습니다.

 

가장 먼저, 자르고 붙이고 접고. 종이의 다양한 표현 방법과 그 대표작들을 소개하는 내용의 강의가 30분 정도 진행되었습니다. 물론 오늘 만들 작품들을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 수준으로 만들자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종이라는 일반적인 소재의 한계를 극복한 작품들이 준 충격은 자극과 발상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백종원과 함께한 나의 오브제, 그리고 나의 전시회

 

강의가 끝난 후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참가자들은 두 사람이 한 팀이 되어 또는 단독으로 작품을 기획하고 백종원 디자이너와 논의하여 작품화시키는 과정을 밟아 나갔습니다. 이번 아르떼랩의 화두였던 ‘~通’. ‘소통’과 ‘불통’, 그리고 ‘통’ 그 자체를 포함하는 넓은 주제가 부담스러울 법도 할텐데, 참가자들은 짧은 구상 후 금방 재료를 선택해 작품을 만들어갔습니다. 비슷한 모양의 작품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통’은 쌓인 종이컵으로, 찢어진 신문지로, 구멍 뚫린 도화지로 형상화되었습니다.

 

수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시’였습니다. 내가 만든 작품을 전시할 기회가 삶에 몇 번이나 찾아올까요? 참가자들은 자신의 작품이 사람들에게 보여진다는 사실에 꽤 들떠 보였습니다. 작품이 놓일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서둘러 작품을 배치하기도 했고,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할 조명을 이리저리 움직이기도 했습니다.

 

백종원과 함께한 나의 오브제, 그리고 나의 전시회
백종원과 함께한 나의 오브제, 그리고 나의 전시회

 

작품이 조금씩 형태를 갖추어 갈 때쯤, 책상과 의자를 정리한 강의실은 이미 전시회장의 모습을 갖췄습니다. 한쪽 벽에는 한지로 만든 종이학이 가득 붙었고,천장에는 인디언들이 악몽을 먹는다고 믿는 드림캐처(dreamcatcher)가,창문에는 촘촘한 구멍의 우주가 걸렸습니다. 작은 공간 하나 허투루 쓰인 법 없이 작품들이 제 자리를 찾아 놓였습니다.

 

모든 작품 제작이 완료된 후 참가자들은 각자의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딸과 함께 수업에 참가한 어머니는 종이학을 접으며 딸과의 소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를 가졌다고 전했고, 중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는 참가자는 소통을 뜻하는 매듭을 묶으며 가르치는 학생들의 교우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고 합니다.

 

백종원과 함께한 나의 오브제, 그리고 나의 전시회
백종원과 함께한 나의 오브제, 그리고 나의 전시회

 

신기하게도 참가자 대부분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느낀 ‘통’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제야 모두들 백종원 디자이너가 선택한 ‘통’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완성된 작품이 가진 의미뿐만 아니라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 안에 진정한 ‘통’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연인과, 가족과, 그리고 낯선 사람과 함께 작품을 만들고 이야기하는 시간. 그 시간이 바로 우리의 ‘통’이었습니다.

 

함께 모여 작업한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사흘간 진행된 전시회는 진한 아쉬움을 남기고 끝이 났습니다. 작품 또한 자신의 공간에서 내려왔습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전시회는 그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작품에 담긴 우리의 이야기와 공간을 가득 메웠던 ‘통’의 시간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꽤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You were looking for buy generic wellbutrin online .

 

백종원과 함께한 나의 오브제, 그리고 나의 전시회
백종원과 함께한 나의 오브제, 그리고 나의 전시회

 

글_권다인
사진_최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