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중•고교에 전문 예술강사를 파견하는 ‘예술강사 지원사업’을 통해 7809개 초•중•고교에서 예술강사 4735명이 학교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2008년부터 400명 이하 소규모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전교생이 참여하는 문화예술교육을 실시하는 ‘예술꽃씨앗학교 사업’은 현재 전국 43개교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서울신문이 협력하여 학교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총 8회에 걸쳐 소개한다.

 

내 몸으로 나타내다
같은 음악, 다른 생각

 

흥겨운 미디엄 템포의 곡과 다소 느릿한 변주 버전의 곡이 번갈아 들려오는 서울 중구 명동 계성여고의 무용실. 5명씩 모둠을 만든 학생들은 두 곡을 해석하고 몸으로 표현하기 위해 정신없이 토론 중이었다.

 

무용 수업을 진행하는 현아람 예술강사는 지난 6년 동안 수많은 수업을 진행하며 청소년들의 예술적 잠재력을 여러 차례 확인한 터라, 학생들이 새로운 몸짓을 만들어갈 것이라 장담했다. 그리고 곧 시작된 발표. 모둠별로 각기 다른 곡 해석이 튀어나왔다. 두 개의 곡에서 각각 ‘배고파 비참한 순간’과 ‘치킨마요 덮밥’을 생각한 모둠도 있었고 ‘야간자율학습을 빠지는 데 성공한 순간’과 ‘교문 앞에서 선생님에게 잡힌 순간’을 떠올린 모둠도 있었다.

 

물론 생각을 몸으로 표현하는 것은 어려웠다. 학생들의 어설픈 몸짓에 주제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고, 스토리가 전혀 없이 느릿한 몸짓만 남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학생도 좌절하거나 힘들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주 소란스럽고 즐거웠다. 여기에는 대부분 후한 점수가 주어져 평가의 부담이 적은 이유도 있었다. 점수를 생각해야 하는 수업은 정해진 동작을 외우고 따라 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다.

 

현아람 강사는 “예술을 전공하는 학생이 아닌 이상 위안을 주기 위한 예술이 필요하다”며 “무용의 기본 동작도 교육하지만, 우선 예술에 친숙해지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결국, 무용을 통한 감정의 표출을 체험토록 하는 것이 이 교육의 가장 중요한 점이었다.

 

내 손으로 나타내다
뮤지컬 배우가 된 학생들

 

대전역에서 차로 40여 분 떨어진 동명초등학교는 전교생이 81명에 불과한 작은 농촌학교다. 그러나 지난 2011년 예술꽃 씨앗학교로 지정된 후 꾸준히 진행해온 뮤지컬 공연으로 학생들에게서는 꽤 전문 배우의 모습이 엿보였다.

 

동명초에는 이민호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연구원을 비롯하여 10명의 문학, 영상 음악, 성악, 디자인 전공자들이 예술강사로 학생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학생들은 뮤지컬의 기본이 될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스태프, 영상 제작, 분장 등 저마다의 역할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다. 이는 학생들이 스스로 성장하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오페라를 전공한 고석우 예술강사는 “예술 교육 덕분인지 학생들의 표현력이 좋고 창의력이 뛰어나다”며 “성장하는 학생들이 함께 극을 만들어가며 배려심과 올바른 정서에 눈뜨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만드는 디지털 뮤지컬은 무대배경으로 영상을 투영시키는 일종의 융합 뮤지컬이다. 오는 7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4 대한민국 행복학교 박람회’에서 공연을 펼칠 학생들의 표정은 힘든 기색 없이 밝기만 했다.

 

원문출처

[스스로 꿈 찾기-’예술꽃 학교’ 가다] <1>계성여고 모둠별 무용수업

[스스로 꿈 찾기-‘예술꽃 학교’ 가다] <2>대전 동명초교 디지털 뮤지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