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 아이들의 난처한 질문, 수업시간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학교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당황스러운 상황들, 새내기 예술강사가 무턱대고 대처하기 어려울 텐데요. 새학기를 앞두고 있는 신규 예술강사들을 위해 선배 예술강사들이 나섰습니다. 바로 2014 아르떼 아카데미 상반기 학교 의무연수의 ‘사례기반 교육대상의 이해’ 수업인데요. 현장 경험이 풍부한 선배 예술강사들이 직접 기획하고 출연한 역할극을 통해 예술 분야별로 특성에 맞게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 상황들을 살펴보고 대처방법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럼 생생한 교실 속 모습을 미리 만나볼 수 있었던 그 현장을 소개합니다.

 

상황극을 통해 학교현장을 미리 만나다<

 

상황극을 통해 학교현장을 미리 만나다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 설레는 예술강사들. 새로 배정받은 학교는 어떤 분위기일까, 아이들과는 어떻게 소통할까. 궁금증만큼 새로 만나게 될 상황에 대한 고민도 감출 수 없는 강사들을 위해 학교현실을 담은 드라마가 펼쳐졌다. 무대 위에서 아이들은 계속해서 친구들과 이야기만 하고 집중을 하지 않는다. 수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상황에서 교단 앞 예술 강사가 당황해 하고 있다.

 

여기는 일반 연극무대가 아니다. 선배강사들로 구성된 팀이 지난 13-15일 상반기 학교 의무 연수과정에서 선보인 역할극이었다. 바로 학교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실제 상황들과 현실을 드라마로 재구성한 ‘사례기반 교육대상의 이해’ 수업이다.

 

“처음에는 사실 전공분야를 잘 풀어 놓고 오겠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현장에 가면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점이에요. 어떻게 아이들과 소통하고 어떻게 아이들과 시너지를 쌓아 가느냐가 전체 수업을 진행하는데 큰 영향을 끼칩니다. 그렇기에 학교와 교장선생님과의 관계, 담당교사와의 관계, 등 그런 부분에 대해서 미리 알고 가는 대처능력을 키우게 하는 것이 ‘사례기반 교육대상의 이해’ 수업의 목적이에요.” (문지영 예술강사)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요?

 

어떻게 원활하게 수업을 진행 할 수 있을까 문제에서부터 무리한 요구를 하는 학교에게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교육행정문제까지 다양했다. 수업은 예술강사들이 현직에서 만날 수 있는 가상 상황을 보며 미리 점검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타 분야에서 경험이 있는 예술강사들이 모여서 하나의 상황 틀을 짜고, 상황을 즉흥적으로 보여줍니다. 역할극을 통해서 후배강사들이 난감한 상황을 직접 경험해 보는 거에요. 문제해결능력을 가지고 학교에 나가는 것과 이론적으로만 듣고 학교로 가서 강의하는 건 큰 차이가 있어요. 예술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 예술강사들에게 꼭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기획하게 됐어요.” (문지영 예술강사)

 

학급 전체가 무기력해서 원활하게 수업이 이뤄지지 않을 때, 성에 대한 난처한 질문이 이어질 때, 수업 중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할 때, 사회성이 부족한 학습자를 만났을 때, 수업 재료로 사고가 발생 했을 때, 등등 학교 교육현장 속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사례1: 무기력한 학습자를 만났을 때
“일단, 학습자의 평소 행동을 관찰하고 왜 그런지 이유를 알아봐야 해요, 다른 아이들과는 어떻게 이야기하는지도 주의 깊게 봐야 하고요. 물론 쉬는 시간에 학생과 따로 이야기를 나누어 친밀감을 쌓아가거나 담임선생님과 상의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급하게 수업에 끌어들이려고 하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주세요.”

 

사례2: 성에 난처한 질문을 받았을 때
“우선 아이들이 성에 관심 많고 민감해지는 나이임을 인식하는 게 중요해요. 강사는 의상에도 늘 신경을 써야 합니다. 특히 너무 짧은 스커트는 곤란해요. 계속 성적인 말이나 행동을 할 때는 주의를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난감한 상황을 예측하고, 미리 규칙을 정해서 수업진행을 원활하게 하는 게 좋아요. 이때 다른 방법을 쓸 수도 있지만 계속해서 대응하기 보다 거리 두기 방법을 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연극, 무용, 공예, 디자인 등 분야별로 다른 수업진행 유의사항 점검하기

 

 

이번 수업에서 주목할 만 한 점은 각 분야의 문제 상황을 차별화시켜 조금씩 다르게 진행했다는 것이다. 특별한 재료사용이나 신체사용이 많은 예술수업이니만큼 현장에서 수업을 할 때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수업 재료가 다양한 공예, 디자인 수업은 재료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유의해야 하고, 국악, 연극, 무용 수업은 다른 수업에 비해 신체 접촉이 많아 늘 조심해야 한다. 실제 자주 발생하는 문제점들이기에 선배들의 다양한 조언이 이어졌다.

 

“수업재료는 미리 한 번 사용해보고, 어떤 사용 방법이 좋을지 예상해보는 게 좋아요. 안전성이 떨어져 못쓰게 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어요. 기자재 사용은 단계를 주고 사용하도록 해주세요. 그리고 수업 도구 사용시 주의사항을 아이들에게 질문해 대답을 스스로 생각해보고 내용을 숙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신체 접촉 문제는 민감해요. 꼬집거나 쓰다듬는 행동이 오해를 받을 수 있어요. 저학년은 어깨를 두드리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특히 고학년은 성장발달기이기에 더 세심한 관심과 행동이 필요해요. 칭찬을 할 때도 하이파이브 정도가 좋고, 학생과 강사 간 적절한 거리유지가 필요해요.”

 

역할극을 통해 미리 경험해보는 신규 예술강사 신고식

 

강의를 듣던 예술강사 중 한 명이 역할극을 직접 해보는 시간도 있었다. 역할극 속에서 신규 예술강사가 직접 수업을 진행하기 시작하는데, 극이 진행될수록 진행이 더뎌진다. 아이들이 강사의 말을 무시하고 두 세 명씩 짝을 지어 떠들거나, 스마트폰을 꺼내 게임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 강사는 더 이상 어찌할 바를 몰라, 결국 경광등을 누른다. 2분도 안돼서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문제가 드러난 셈이다.
 

이런 상황은 주로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그 때는 아이들에게 옳고 그른 것을 알려줘야 한다. 또한 수업 진행을 방해해는 아이들에게는 그에 따른 반응을 적절하게 해야 한다고 선배 강사들은 조언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작은 태도변화를 눈여겨보면서 항상 강사가 아이를 믿고 있다는 신뢰감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학년의 경우는 좀 더 엄격하게 지도해야 해요. 학급 내 수업 규칙을 정하는 것도 방법 중의 하나에요. 잠시 수업에서 떨어져 혼자 있게 하거나, 생각의 의자 같은 방식은 효과가 커요. 벌칙도 필요 할 때도 있어요. 단순한 벌칙보다 예술활동을 포함하는 것도 방법이죠. 예를 들면 동시 외우기 같은 것이요.”

 

예술강사들이 현장에서 난감해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바로 학교와의 관계에서 오는 문제였다. 교사와 강사의 차이만큼 생각의 간격이 넓기 때문이다. 예술제에서 공연을 해 달라, 축제에서 발표를 해 달라, 학교 측에 수업진행 외에 별도 활동에 대한 요구를 해올 때가 있다. 선배 강사로서 수업을 진행해 온 문지영 강사는 이런 상황에서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학교와 협조해서 일을 맞춰나가되, 무리한 요청일 경우 안 되는 이유는 적절하게 설명해서 풀어 나가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예술교육은 창의성을 어떻게 끌어낼지 주력하는 분야이고 소통을 한다는 특성이 있기에 발표나 공연을 함께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예술강사 선배님들을 만나 큰 힘이 되었어요!

 

역할극으로 재연된 학교 현실은 예술강사들 스스로가 어떤 고민과 준비를 해야 하는지 점검하고 생각해볼 거리들을 다양하게 던져주었다. 또, 먼저 현장을 경험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통해 예술강사로서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고, 또 힘을 얻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말로 강의 설명 듣는 것보다 직접적으로 상황에 맞게 연기를 해주시니 현실성이 있고 더 공감이 갔어요. 학교와 의사소통의 어려움에 대한 사례는 모르는 부분이 많았는데 실제 현장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학교선생님들이 예술강사라고 하면 무시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었는데, 이번 연수를 통해서 예술강사로서 자부심을 갖고 대처를 해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 성추행, 성폭력에 관해서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신중하게 아이들과 소통해야 할 것 같아요. “ -박지영 무용 강사

 

“학생상황, 학교상황, 조목조목 사례별로 보여주니 도움이 되었어요. 특히 선생님을 방문했을 때라든지 나중에 학교에 가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다시 한 번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김대환 만화애니메이션강사

 

“일선에서 일하는 선배님들 만난 느낌이네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적이 있는데 거기서 느꼈던 불안감과 초조함이 떠올랐어요, 내가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까라는 생각했었는데 선배님들도 똑같이 생각했다고 하니 위로를 받았어요.” -배재현 만화애니메이션 강사

 


‘사례기반 교육 대상의 이해’ 수업을 기획한 예술강사들

역할극으로 진행하여 강사들에게 더욱 현실성 있는 사례를 알려 준 이번 연수 프로그램은 오랜 시간 예술강사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문지영 강사, 장태환 강사, 김선희 강사, 권혜영 강사, 김동희 강사, 박동민 강사, 이은형 강사, 이현미 강사, 이정욱 강사가 기획하고 출연하여 멋진 연기를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이번 연수 프로그램이 학교로 나가게 되는 예술 강사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

 

글 : 송혜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