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일상화’ ‘생활 속 문화’ ‘시민들의 주체적인 문화활동’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표현일텐데요. 문화융성이 지난해 새로운 국정과제로 제시되면서 수요자 중심의 문화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12월 23일 수원문화재단에서 ‘자생’과 ‘공감’이 가능한 건강한 예술생태계를 위해 어떠한 형태의 예술지원이 필요한지 문화예술정책 분야, 실무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2013 수원문화 도담도담 토론회 & 간담회>가 열렸는데요, 함께 들어볼까요?

 

‘문화’와 ‘예술’이라고 하면 특별한 예술가들이 하는 활동을 떠올렸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의미가 우리의 생활 속에서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 개념으로 점차 바뀌고 있다. 지난 2013년 12월 23일 수원문화재단 3D영상실에서 열린 <2013 수원문화 도담도담 토론회&간담회_자생과 공감을 위한 예술지원> 에서는 ‘자생’과 ‘공감’이 가능한 건강한 예술생태계를 위해 문화예술정책 분야, 실무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정광렬 선임연구위원(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기조 발제와, 이선옥 팀장(예술경영지원센터 교육․컨설팅팀)와 안태호 팀장(부천문화재단 문화사업팀) 발제와 이후 이어진 토론회를 통해 문화예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게 변화하는 예술환경과 그에 맞는 예술지원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본 기사에서는 주요 발제 내용을 중심으로 토론회를 소개하고자 한다.

 

 

‘문화융성’과 변화하는 예술환경

 


정광렬 선임연구위원(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정광렬 선임연구원은 문화의 일상화, 수요자 중심의 문화정책을 지향하는 ‘문화융성’을 위해서는 문화의 기본 속성변화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는 개인의 창조적․자아실현적 욕구가 반영된 주관적이고 정서적인 활동의 개념이 아닌 집단에 의해 공유되고 학습된 경험의 개념으로 변화하였다. 이는 문화가 공동체를 통해 공유되고 통합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문화는 여가시간에만 누리는 사치재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접근할 수 있는 필수재로 접근해야 한다. 때문에 보편적인 접근과 지원방식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문화의 일상화를 위해서는 생활 속 문화의 총체, 지역문화를 중심으로 시민들의 주체적인 문화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인 틀을 재구성해야할 것이다.

정광렬 선임연구원은 이에 지역을 기반으로 한 생활예술은 시설, 임대료 지원, 유통체계 개선 등의 간접지원 방식으로 정책이 변화할 것으로 내다보았으며, 점차적으로 문화 수요자를 직접 대상으로 하는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전하는 ‘자생’을 위한 지원 방식

 


이선옥 팀장(예술경영지원센터 교육·컨설팅팀)

‘문화의 일상화’나 ‘수요가 중심의 문화정책’의 흐름 가운데 문화예술단체나 예술가와 같이 전문 문화예술 활동 주체들의 문화예술 매개자로서의 역할에 주목하게 된다. 문화예술의 자생을 논하는데 있어 예술계 종사의 역량강화와 예술단체의 경영전문화는 더욱이 제쳐둘 수 없는 문제일 것이다. 그렇다면 예술가와 예술단체들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들이 이루어지고 있을까.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는 예술가들이 상대적으로 잘 취약한 부분인 회계, 계약, 인사관리, 저작권 등 11개 중점 분야를 수시로 컨설팅하고, 문화예술 단체의 법률문제 해결을 위한 상담도 지원하고 있다. 문화예술 기획경영분야의 업무 전문성 강화를 위한 예술경영아카데미(LINK_Learning/Improvement, Network, Know-How)는 문화예술 기획경영 전문 인력들을 지속적으로 양산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제공하여 직접적인 실무 인력과 중간 매개자를 양산에 힘쓰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역 문화예술 현장의 민간단체 및 중간지원기관 단위들과 다양한 협업모델을 탐색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Q.최서영(㈜더페이퍼 대표): 문화예술부분의 사회적 기업이 가진 보이지 않는 가치를 기업적 가치에 맞게 양적 환산하려는 것에 맞서 어떻게 대응하며, 어떻게 지원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A. 이선옥(예술경영지원센터 교육․컨설팅팀 팀장): 문화예술분야에서 영리와 비영리의 구분이 어렵습니다. 사회적 가치와 영리를 적절하게 매칭하려면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는 제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를 주고 문화예술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인과 단체의 네트워킹 자리를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성공모델에 대한 워크숍보다는 문화예술분야의 사람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경영 멘토링을 운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덧붙여 작은 마켓을 만들어 주력 상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서 문화예술분야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명도와 구매자들을 높이기 위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Q.김효경: 지역의 문화융성과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해서는 매개자 역할이 중요해 질 것 같습니다. 지역을 연결하는 문화예술 매개자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A. 이선옥: 매개자의 역량에 대한 부분인데요, 관련해서 올해 교육프로그램 중 문화공간 워크숍 프로그램운영을 했습니다. 전주와 완주 지역에서 특정 문화공간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으로, 3박4일 동안 예술가, 기획자, 지역문화재단 관계자 등이 이해관계자가 되어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면서 경험을 나누고 하나의 프로젝트로 좁혀보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지역사회와 오랜 시간 같이 활동한 예술가도 있지만 특정 프로젝트로 인해 갑작스럽게 만나는 분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지역사회의 이해를 위해 지역을 구성하는 주민이나 행정가 분들이 훨씬 더 현실적인 이야기,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대부분 문화 사업은 하드웨어를 만들거나 비어있는 것을 채우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앞으로는 경험을 중심으로 그 지역의 특색에 맞는 지속가능한 문화 사업을 만들어 지역과 주민, 예술가(혹은 예술단체)가 함께 성장해 나가는 역량 강화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 같습니다.

 

–<예술가 및 예술단체의 자생을 위한 지역에서의 지원>에 대한 토론 中-

 

예술창작과 예술향유 사이에서 ‘공감’의 균형감각 찾기_생활문화예술활동에서 찾다

 


안태호 팀장(부천문화재단 문화사업팀)

부천문화재단의 안태호 팀장(문예사업팀)은 예술지원의 방향이 예술의 대중적인 ‘공감’과 감동에 초점을 둔 공공의 영역이 강조되어 복지적 차원으로 가기도 하지만, 예술이 일상에 ‘충격’을 주어 세상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덧붙여 ‘공감’과 ‘충격’ 이 둘의 사이의 균형을 찾아 ‘공감의 틀’을 넓혀야 한다고 전했다.
 

예술가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과는 다른 방향으로 공감의 틀을 넓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지역사회 내의 ‘생활문화예술활동’이다. 생활문화예술은 ‘공감’이나 ‘감동’처럼 특정한 의미만을 선택하지 않고, 일상 속 보고 느끼는 모든 범주를 예술로 끌어들인다. 우리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생활문화예술’은 우리가 일상을 보내는 지역사회와의 관계가 중요시 되며, 상호간의 유대감을 바탕으로 문화를 나누는 활동을 위해서는 중간에 위치한 문화예술 ‘매개자’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된다.

 

부천문화재단은 ‘친절하고 따뜻한 문화공동체’를 비전으로 문화공동체 사업을 추진하면서 매개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지역문화재단의 상주 인원으로 모든 시민들의 문화적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지역의 예술가, 예술단체를 비롯한 문화예술 매개의 역량을 키워 문화공동체 활성화의 기반을 단단히 하고자 했다. 도서관의 작은 소모임으로 시작한 인형극단 ‘틱톡‘은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하였고, ‘수주도예연구소’는 도자타일을 이용한 지도와 안내판 만들기 프로젝트로 지역과 지자체, 예술단체가 서로 윈-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가 되었다.

 

예술은 그 가치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 예술에 대한 담론이 예술가들 사이에서만 논의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논의되는 기회가 더 많아져서 예술에 대한 가치를 이해하고 공유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