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해 다들 새로운 계획이나 목표는 어떻게 세우고 계신가요?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요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도 새로운 한 해를 맞아 더 다양하고 풍성한 문화예술교육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박재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님을 만나 지난 한해를 되돌아보고 2014년 문화예술교육의 과제는 무엇인지 들어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Q. 내년은 문화예술교육 정책 시행 10년차를 앞두고 있습니다. 제법 정책이 안정화되고 이제 새로운 준비를 도약할 때인 것 같습니다. 2013년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에게 어떤 해였나요?

 

2013년 진흥원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올해 9월 그동안 정들었던 구로에서 마포 청사로 이전을 했습니다. 물리적인 업무공간도 바뀌었지만 변화하는 문화예술교육 정책사업 환경에 따라 조직 체계도 2본부 1실 11팀에서 3본부 1실 13팀 체계로 재편되었습니다. 기존의 교육사업본부가 학교문화예술교육본부와 사회문화예술교육본부로 분리되고, 교육진흥본부는 문화예술교육 전문 인력양성과 국제교류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교육사업본부 안에 있던 대외협력팀은 기관장 직속으로 재편되었습니다. 문화예술교육 정책사업의 양적성장과 더불어 그 유형이 다각화됨에 따라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도입된 변화입니다.

 

Q. 올 한해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들이 있었나요?

 

새롭게 꾸려진 조직 환경에서 기존 정책사업의 구조를 다지고 신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안착시키는 한해였습니다. 특히,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의 확대와 다양화가 주목할 만한 성과입니다. 지난해 주 5일 수업제로 시작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도 올해 4배로 그 규모가 확대되면서 아동 중심의 프로그램 뿐 아니라 주말 문화여행, 가족 오케스트라와 같이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확장해 전세대가 문화예술교육으로 함께할 수 있는 자리가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꿈의 오케스트라 사업은 시행 첫 해인 2010년 8개에서 3배 이상 확대된 30개 거점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지난 10월 엘시스테마의 고향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 오케스트라와의 합동공연이 덕수궁 야외무대에서 열려 소통과 화합을 위한 음악교육의 가치를 공유하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또, 산업단지 근로자나 청소년 등 문화예술 사각지대를 꾸준히 발굴하여 지원을 확대하였고, 특별히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도 활성화되고 있어 고무적입니다. 시민문화예술교육은 단순히 시민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기보다 시민 주체를 발굴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Q. 전문예술가의 예술활동을 체험하는 것에서 나아가 국민이 직접 문화예술활동의 주체가 된다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의 특별함인 것 같습니다. 2013년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이나 사례가 있나요?

 

진흥원은 문화예술교육 지원기관이기 때문에 모든 현장을 방문하지는 못하지만 시간이 날 때 마다 현장을 찾아 새로운 에너지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난 11월 청춘제에서 만난 어르신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청춘제는 노인복지기관 지원사업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을 받으신 어르신들이 한 해 동안 갈고 닦은 노래, 춤, 연기, 그림 실력을 뽐내는 자리인데요. 특별히 어르신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한 장 한 장 그림을 그려 만든 아트북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작품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고 재기발랄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마음에 오래도록 남아 나중에 서울노인복지센터를 방문했었는데 그 때 만난 어르신들이 ‘문화예술교육 시작하면서 병원에 오는 횟수가 줄었다’며 ‘우리는 문화를 먹고 산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청춘 못지않은 어르신들의 문화향유에 대한 욕구를 느끼면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지난 5월에 열린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행사에 대한 기억도 특별합니다. 2011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서울 어젠다’가 만장일치로 채택되어 한국은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선포를 이끌어 낸 주도국으로서 매년 5월 넷째주에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문화예술교육, 말을 걸다”라는 주제로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문화예술교육의 의미를 조명해 문화예술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시민들, 생활 예술가들을 위한 무대를 많이 마련했습니다. 앞으로 매년 개최되는 주간행사를 통해 더 많은 국민들에게 문화예술교육의 취지를 알리고 참여를 이끌어내는 장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Q. 문화융성과 창조경제가 새 정부 국정 목표로 제시되어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문화예술교육,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문화융성은 ‘국민 모두가 문화가 있는 삶’ ‘문화로 풍요롭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자는 의미이지 않습니까? 문화적 체험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국민 모두가 문화를 적극적으로 즐기고, 문화를 일구는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문화예술교육 만한 것이 없죠. 문화예술교육의 목표는 국민들이 일상 가운데 문화예술의 활동 주체가 되도록 돕는 것입니다. 함께 느끼고, 배우면서 가족, 이웃, 지역과 소통하고 새로운 나와 우리, 그리고 일상의 가치를 발견해 나가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문화적 감성과 역량을 키워나간다는 의미에서 문화예술교육은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의 밑거름을 다지는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문화예술교육 비전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국민 행복을 실현하고, 또 일상 가운데 문화가 있는 삶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문화예술교육의 ‘일상화’, 지역기반형 지원과 다양한 주체발굴을 통한 ‘전달체계 개선’, 인력양성, 연구, 국제협력 등 ‘기반조성’이 주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Q. 이 과제들을 실천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문화예술교육 정책도입 초창기에는 학교 및 문화예술 소외계층 중심으로 지원이 이루어졌다면 앞으로는 정책대상을 일반 시민으로 확대해 국민이 누구나 원한다면 문화예술교육을 누릴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문화예술 지원체계 완비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입니다. 더 많은 국민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움직이는 예술 정거장’과 같이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고 지역 학교‧문화기반 시설 등과 연계해 생활권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문화예술교육을 실현할 것 입니다. 또, 프로그램 구성에 있어서도 감상교육, 생활문화, 인문학 전반 등으로 방식을 다양화해 나가려고 합니다.

 

정책사업 전달체계도 중앙집중형에서 지역기반형으로 개선해 지역주민들이 문화예술교육의 주체로 활동할 수 있는 토양을 다져나갈 것입니다. 광역센터와 각 지역의 문화예술교육 기반시설, 단체, 그리고 인력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지원을 늘려나가 모든 국민이 문화예술교육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참여자와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좁혀나가려고 합니다.

 

이러한 질적 성장을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현장을 이끌어줄 문화예술교육 전문 인력의 성장이 필수적입니다. 2012년 첫 시행된 문화예술교육사 제도를 개선하고, 예술강사의 직무경로를 고려한 연수과정 운영하여 문화예술교육 전문 기획자와 교수자를 꾸준히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노력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또 문화예술교육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연구 기능을 확충하고 국제사회에서 문화예술교육 싱크탱크의 기능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Q. 앞으로 우리 삶 곳곳에 더욱 가까이 들어올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마지막으로 아르떼365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문화예술교육은 사랑에 빠지는 것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 느끼고, 또 몰두해서 직접 어떤 것이든 내 손으로 담아내고 만들어내는 그 자체가 너무 신나잖아요. 여러분도 그렇게 사랑에 빠져보는 새해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 가운데 펼쳐질 문화예술교육의 소중한 주체가 되어주시길 기대해 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