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곡하게 가득 찬 일상적 메모들이 작품이 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박이소 작가의 데이북(day book)을 만나봅니다.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각종 메모, 스케줄 등이 담긴 시각적 일기장이기도 한 데이북. 창의성은 새로운 것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일상적인 것을 어떻게 독창적으로 인식하고 표현할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신을 물론 학생들에게 쓸 것을 독려했다고 하는데요, 함께 만나볼까요?

 

노트 속에는 각종 메모와 일상 경험, 낙서들이 가득합니다. 일상적인 내용들이 노트 속에서 나와 특별한 작품으로 만들어지는 순간, 평범한 데이북은 보물창고로 변신합니다.

 

작가이자 미술 교육자였던 박이소가 그 데이북(day book)에 끄적이며 그려놓았던 <밝은 미래를 설계하는 책상>은 실제 그의 작업으로 만들어집니다.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각종 메모, 스케줄 등이 담긴 시각적 일기장이었던 그 데이북은 우리에게 예술은 새롭고 특별한 게 아닌 일상적 경험으로부터 시작한다고 말합니다. 박이소는 창의성은 새로운 것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일상적인 것을 어떻게 독창적으로 인식하고 표현할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술교육자이기도 했던 그는 시각을 통해 사고하고 이를 드로잉으로 연결시키는 다양한 과정을 학생들이 경험하기 원했고, 실제로 학생들에게 수업 기간 동안 데이북 쓰기를 독려했습니다.

 

오늘 하루 어떤 것을 보고 느꼈는지 데이북을 써 보는 건 어떨까요? 그 순간이 담긴 내용들이 나만의 작업 노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백남준아트센터의 기획전 <러닝 머신 Learning Machine>

 

미술교육자로서의 박이소의 고민과 그의 창작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작업 노트는 백남준아트센터 기획전 <러닝 머신>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박이소 작가의 전시공간에는 데이북 외에도 독특하게도 작가가 1995년~2002년 직접 SADI, 계원조형예술대학, 한국문화예술종합학교 등 대학에 출강 할 때 사용했던 강의계획서 6개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강의계획서에는 ‘빗살무늬 토기를 그렸던 그 시대의 작가는 왜, 어떤 생각으로 그렸을까?’ 같이 엉뚱하지만 진지한 질문 등 학생들이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것들을 어떻게 창의성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 고민하여 구성한 작가만의 커리큘럼과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마주하는 고민과 생각의 기록까지 담겨있습니다.

 

<러닝 머신>은 1960년대 플럭서스 작가들이 창조한 ‘경험으로서의 예술’이 갖는 교육적 의미에 주목하여 가르치고 배우는 장으로서의 예술을 보여주고자 기획되었으며, 2013년 10월 6일까지 전시됩니다.

 

 

사진 및 자료 제공 : 백남준아트센터  &nbsp- 러닝 머신 Learning Mach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