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과 게임의 만남? 다소 어색해보이는 이 만남이 사실은 굉장히 재미있는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최근 게임의 교육적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교육현장에서 콘텐츠를 게임화하여 적용하는 사례들도 늘어나는 중이라고 합니다. 문화예술교육현장과 게임디자인의 특별한 만남, 2013 ‘창의키움 문화예술교육 창의놀이 개발 프로젝트’ 이번 아르떼 아카데미 이야기는 연수에 참가한 많은 팀들 중 팀명부터 재미난 신나고팀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놀면서 공부하는 것만큼 신나는 일이 있을까? 최근 게임/놀이의 교육적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실제 교육현장에서 교육 콘텐츠가 게임화되어 적용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UN의 푸드 포스(Food force)는 2005년 국제 연합산하기구인 세계 식량계획(WFP)에서 개발한 교육용 컴퓨터 게임을 개발하여 성공적인 평을 받았다. 이 게임을 통해 게임사용자들은 실세계의 기근상황과 WFP가 지원하고 있는 일을 배우게 된다. 뉴욕의 퀘스트투런은 게임의 구조와 요소를 활용해 높은 몰입과 경험을 통한 학습이 이루어지는 커리큘럼(6-12학년 대상) 모델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학생들은 게임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탐험가, 수학자, 역사가, 작가 등이 되어 자연스럽게 교육콘텐츠를 소화한다.

 


 

“게임은 규칙을 통한 학습 시스템이다. 참여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세계를 만들고, 선택을 위해 전략적 사고를 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정보를 찾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다른 이들의 생각/관점을 고려하게 된다.” – 퀘스트투런(Quest to Learn)

 

그렇다면 문화예술교육과 놀이가 만나면 어떤 모습일까?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부터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위한 게임디자인 실습까지 이루어진 연수, 2013 창의키움 ‘문화예술교육 창의놀이 개발 프로젝트 Season2’가 지난 7월 22일부터 26일까지 4박5일간 현대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되었다. 창의키움은 창의성에 관한 분석, 교수법 뿐 아니라 게임디자인개발, 스토리텔링 기법, 창의놀이 개발 실습 등 개념이해부터 기획실습까지 창의적 문화예술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구성됐으며,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되었다. 이번 연수에는 총 7팀의 34명의 강사들이 참여했다.

 


 

창의키움은 모둠별 기획 활동이 주요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다른 연수와 다르게, 애초에 팀으로 연수에 지원하고 기획서를 미리 제출하여 참가 팀을 선별했다. 그 동안의 연수와는 또 다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번 연수 프로그램, 호기심 많은 아르떼365가 이번 연수에 참여한 ‘신나고’ 팀(유효정, 김미애, 한소현 ,유은미)을 만나보았다.

 

 

“저희 팀 이름은 신나고에요.”

  


(왼쪽부터) ‘신나고’팀의 유효정 강사, 김미애 강사, 한소현 강사.

“나보다 우리가 더 똑똑해요”
각자의 생각도 중요하지만 함께하면 좋은 생각들이 많이 나오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는 유효정 아르떼 강사(연극). 인터뷰 자리에는 웃음이 계속 이어지고, 농담처럼 건네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도 서로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가득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무려 거의 10년지기 동료라는 것. 극단 민들레에서 활동하셨던 유효정 강사의 제자로 시작된 인연이, 시간의 무게가 더해져 이제는 든든한 버팀목과 같은 동료사이가 되었다. 현재는 국립민속박물관 전래놀이 강사활동을 함께 하고 있는 이들이 이렇게 긴 시간동안 함께해온 신뢰를 바탕으로 이번 연수에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함께 잘 노는 것만큼은 누구보다 자신 있었다는 ‘신나고’ 팀은 연극분야, 특히 전래놀이라는 분야에서 강사로 활동 중이다. 연극이라는 장르는 특히 잘 놀아야 더욱 즐길 수 있는 것이라며, 이번 연수의 주제인 ‘게임’ 역시 한글로 직역하면 ‘놀이’라는 점에서 연극과 맥이 닿아있어서 연수프로그램에 처음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또, 4박 5일간 개발한 결과물을 연극의 교안으로도 활용하여 수업에 적용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연수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게임이 우리나라 말로는 놀이잖아요. 아이들이 ‘게임’한다고 하면 부모님들이 나쁘게 생각하시지만, 누구나 어릴 적엔 ‘인형 놀이 나 ’소꿉 놀이‘ 등의 ’놀이’를 하면서 자랐어요.” -김윤애 강사

 

“건강한 표현을 한다는 것이 건강한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을 연극놀이와 접목시켜 수업에도 활용하고자 참여하게 되었어요.” -유효정 강사

 

혼자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함께하는 승리”

 


 

전래놀이 강사활동을 하는 팀원들답게, ‘신나고’ 팀은 도깨비 방망이 카드, 전래놀이 수행카드 등 우리의 것을 끌어와서 전체 게임의 흐름을 잡았다. 게임의 룰은 보드게임형식에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만큼 이동하고, 그 자리에 나온 미션을 수행하는 것인데, 제기차기, 비석치기, 공기놀이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한 ‘업어가기’라는 룰은 이 게임의 독특한 점 중 하나로 이 ‘업어가기’를 하게 되면, 같이 게임하는 다른 친구에게 협상을 제안할 수도 있고, 협업을 하게 되면 서로에게 더 이익을 주는 구조로 되어있다.

 


 

“요즘아이들이 혼자 하는 온라인 게임을 많이 하고, 상대방을 밟고 올라서 이기는 것을 목표로만 하잖아요, 그런 아이들을 보며 아쉬움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처음부터 서로 도와서 더 잘 할 수 있는 놀이를 만들어보자는 것에 의견을 모았어요.” -한소현 강사

 

“저희는 연극분야의 예술 강사인지라, 함께한다는 것에 좀 익숙했던 것 같아요. 연극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또 스토리텔링이 바탕이 되고 그렇게 함께 이야기를 잘 꾸려나갈 수 있다는 장점을 게임개발에 활용했죠.” -유효정 강사

 

실제로 이때 개발한 게임을 토요일 방과 후 ‘신나게 놀자’ 수업시간에 활용했다는 김윤애 강사는 아이들이 직접 몸으로 전래놀이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효과가 높았다고 한다.

 

창의성이란, ‘내’가 ‘너’를 더 잘 받아들이고, ‘우리’를 조화롭게 찾아가는 것

“창의적인 게 내 생각을 내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내 것과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도 중요한 거에요.” -한소현 강사

 

연수과정 내내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는 ‘나를 버리는 것’이었다고 전하는 김윤애 강사는 ‘전문가’라는 위치가 때론 생각의 발목을 잡기 때문에, 평상시 공동의 결과물을 위해 자신의 의견을 버리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연수는 나의 고집과 아집을 버리고 그 빈자리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였을 때, 그 시너지효과는 몇 배의 결과물로 되돌아 온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을 수 있게 해줬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도 중요하다고 전하였다.

 

인터뷰 처음부터 끝까지 서로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물씬 풍겼던 ‘신나고’ 팀, 앞으로 있을 아르떼 연수에서도 팀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리포터



글 | 문화예술교육 아르떼아카데미 리포터_정혜정

문화예술교육과 여러분 사이에 다리를 놓는 사람입니다.
여러분들이 이 다리를 건너며 생기는 풍성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