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 쫓기지 않고 그저 내 마음 가는대로 느긋하게 무언가를 하는 시간, 여러분은 가져보셨나요? 도시에서의 삶과 다르게 아무것도 안 해도 좋고, 또 무엇이든 해도 좋은 여유 넘치는 여행이 있다고 하는데요. 원하는 대로 배우고 놀며 자립하는 여행이자, 문화예술과 함께해 더욱 기억에 남을 꼼지락 주말문화여행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빡빡한 일상에서 빈틈을 만드는 여행을 떠나보는 일, 많은 사람들은 설렘과 기대로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을 텐데요. 그 중에서도 가족과 함께 무언가를 하며 의미를 찾는 일, 여유롭게 함께 즐기는 시간을 위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꼼지락 주말문화여행이 여기 있습니다.

 

“근데요. 그기 가 가지고 잡아도 돼요?”

 

꼼지락 주말문화여행 아이들
꼼지락 주말문화여행을 떠난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가득하다

 

여행을 떠나기 직전 버스 안, 평소 조용하던 지훈이의 경상토 사투리가 당차게 울려 퍼집니다. 아니, 어디에 가서 무엇을 잡겠다는 걸까요? 이때 꼼지락 주말문화여행에서만 만날 수 있는 틈틈이! 김태림 씨가 답합니다. “당근이지요!”

 

미처 출발하지도 않은 버스 안이 꿀렁꿀렁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가서 메뚜기 꼭 잡아야지!”라는 지훈이의 외침에, 친구들은 “난 우렁이!”, “난 수영도 해야지!”하며 서로 질세라 큰 소리를 치면서 신이 났습니다. “묵에는 묵~ 찌에는 찌~ 빠에는 빠~” 노래로 여행지로 출발하는 설렘을 한층 더하기도 했지요.

 

7월 20일,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꼼지락 주말문화여행, ‘우리가족 힐링푸드(부산노리단과 부산생협이 운영)’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을 찾았습니다. 제철 먹을거리 생산지에 가보고, 직접 수확해서 먹는 시간을 갖고자 꼼지락 주말여행 가족들은 경남 합천군 대양면 정양리로 향했는데요. 도시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농촌의 하루는 어떨까요? 함께 떠나볼까요?

 
 

“우렁이 제가 집에서 잘 키울 거예요”

 

꼼지락 주말문화여행 가족
트럭에 탄 꼼지락 주말문화여행 가족들이 무척 즐겁다

 

‘농촌 체험의 로망’이라는 트럭 타기 체험에 “시원하고 너무 좋다”면서 아이들보다 더 신나하는 지훈 어머니와 “아빠가 모자 잃어버리지 말랬다~”하며 작은 고사리 손으로 모자를 꼭 붙잡는 지훈의 동생 3살배기 채빈이 까지. 사소하지만 도시에서는 경험해볼 수 없었던 것들에 가족들의 즐거움은 커져갔습니다.

 

꼼지락 주말문화여행 가족들은 동화 ‘우렁이 색시’에서나 접했을 법한 우렁이를 직접 만져보기도 하고, 고운 분홍색 우렁이 알을 보면서 “우와, 예쁘다”며 탄성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우렁이가 벼는 먹지 않고, 잡초들(피)을 먹고 자라는 습성을 이용해 논을 관리한다”는 설명에 집중하던 민희는 “우렁이 가져가서 집에서 잘 키우겠다”는 다짐도 몇 번이나 했지요.

 

꼼지락 주말문화여행 틈틈이
(왼쪽)민수는 열심히 잡초를 뽑고 (오른쪽)틈틈이는 아이들에게 토마토를 건네고 있다

 

“피를 뽑고 싶은 사람은 다섯 뿌리만 뽑아보세요! 물론 하기 싫은 사람은 하지 않아도 돼요”라는 김태림 틈틈이의 외침에 어른들과 아이들 모두 피를 뽑기 시작했습니다. 또 논에 있는 우렁이를 보여주자 아이들의 환호성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아이들은 김태림 틈틈이를 ‘사자머리 파마 아저씨’라고 놀리면서 더욱 즐거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잠깐! 꼼지락 주말문화여행에서만 만날 수 있는 ‘틈틈이’가 뭔지 궁금하다고요? ‘틈틈이’는 꼼지락 주말문화여행을 한층 더 아름답게 해줄 문화예술 거리를 주고,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같이 찾는 문화예술강사를 부르는 이름이랍니다. 여행 프로그램에서 흔히 보던 강사나 가이드가 아니라, 여행을 함께 즐기는 친구라고 할 수 있지요.

 
 

“일하는 분은 일하고, 놀고 싶은 분은 노세요”

 

꼼지락 주말문화여행 토마토 씀바귀
(왼쪽)민수 어머니는 토마토와 씀바귀를 따고 (오른쪽)규헌은 토마토를 맛있게 먹고 있다

 

김태림 틈틈이는 “합천이 친환경 농작물 주요 생산지라서 특별히 주말여행지로 선정했다”면서, ‘우리가족 힐링푸드’ 프로그램은 와서 일하실 분은 일하고, 놀고 싶은 사람은 노는 그런 자유로움을 지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틈틈이와 함께 떠나는 꼼지락 주말여행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하는 여느 여행들과는 다르게 주변을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고, ‘우리만의 여행’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합니다.

 

‘우리가족 힐링푸드’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음식을 나누어 먹는 ‘식구(食口)’와 함께 요리를 하고, 음식문화여행을 떠납니다. 이 경험을 통해 가족 간에 새로운 소통도 해보고, 쉼을 나눌 수 있어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요. 이날 합천에서는 제철 먹을거리를 수확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름 맞춤형 황강 물놀이와 정양 생태 늪 견학을 해보는 시간도 이어져 더욱 알찬 여행이었습니다.

 

연꽃과 수련을 열심히 관찰하던 아이들은 부들을 보면서 “마시멜로 같아!”, “아니야, 소시지 같아”, “핫도그 먹고 싶다”고 장난을 치고 웃으며 즐거워했습니다. 이후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는데도, “엄마, 더 놀 거죠?”라고 되물으면서 아쉬워할 정도였지요. 결국 소나기를 맞으면서도 깨끗한 황강에서 물놀이를 계속해, 아이들은 엄마들이 말릴 때까지 물놀이를 멈추지 않았지요.

 
 

“아빠야, 나무젓가락으로 파리 한번 잡아봐라”

 

꼼지락 주말문화여행 물놀이
“소나기가 지나가도 좋아!” 아이들이 황강에서의 물놀이에 흠뻑 빠져있다

 

즐거운 점심시간. 규헌이의 가족이 마을 어귀 오두막에서 도시락을 펼쳐 놓자, 파리 몇 마리가 어슬렁거렸습니다. 규헌이가 “아빠. 젓가락으로 파리 한번 잡아봐라”라고 말해 모두가 의아했는데요. 규헌 아버지가 파리를 젓가락으로 잡았다는 일화가 퍼지며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습니다. 화창한 날씨에 오두막에 앉아 “이래 가지고~ 파리가 날아다니는 거를 팍 잡았다니까” 하는 아버지의 무용담에 가족들은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규헌이네는 여성인력개발센터에 있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전단지를 보고 주말여행에 동참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1, 2주차 활동을 같이 하면서 다른 가족의 아이들을 챙길 만큼 많이 친해졌다고 전했습니다.

 

재현 어머니는 그동안 꼼지락 주말문화여행에 참여하면서 되게 재미있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는데요. “평소 아이들과 자주 놀러가긴 하지만 일정을 짜고 데리고 다니는 게 사실 힘이 드는데, 틈틈이가 이렇게 요리나 만들기에도 함께해 보통 여행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것들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습니다.

 

“1주차는 밥상을 차려서 같이 밥을 먹었고요. 2주차에는 감자 샌드위치를 만들어봤는데, 스스로 해볼 수 있어서 아이들한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거 같아요. 학습효과가 있어서 그런지 집에서도 “엄마, 내가 밥 할게!”하고요. 집에서는 위험하다고 칼을 못 만지게 했는데, 아이들이 여기서 칼질도 해보는 걸 보고 안도 했어요” -재현 어머니 이향림 씨

 

이날 합천에서의 꼼지락 여행을 통해 아이들은 무엇을 느꼈을까요? 온가족이 함께 하는 여행의 소중함을 아이들이 기억하고 즐거워했다면, 그것만으로도 꼼지락 주말문화여행은 넉넉하고 행복한 여행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꼼지락 주말문화여행’, 보통 여행하고 뭐가 달라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꼼지락 주말문화여행
 

빡빡한 일상에서 빈틈과 여유로움이라는 테마를 가진 여행. 여행에 문화예술을 더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하고, 함께하는 사람들 간의 소통의 폭을 확대하고자 2013년 새롭게 시작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꼼지락 주말문화여행’. 보통 여행하고 무엇이 다를까요?

 

꼼지락 주말문화여행 프로그램의 이름이 ‘꼼지락’인 이유는 뭐예요?

‘꼼지락’은 ‘몸을 천천히 좀스럽게 움직이다’라는 뜻인데요. 일상생활의 틈을 자신만의 의미로 채울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자는 뜻에서 붙였습니다. 또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면서 나만의 추억과 꿈이 꼼지락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도 담겨져 있습니다. 지난 4월 ‘여유로운 주말문화여행’에 걸맞는 이름을 찾기 위해 공모를 했고, ‘꼼지락’이 선정되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꼼지락 주말문화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초중고 학생을 둔 가족을 위해서 많이 준비했어요. 요즘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학교-학원-집을 오가는 반복되고 여유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아이들에게 여행과 캠프를 갔을 때에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도록 하는 게 아니라, 주변을 여유롭게 바라보고 기다리는 등, 시간과 시간 사이의 ‘빈틈’을 느끼고 즐기면서 사색할 수 있는 여행을 경험케 합니다.

 

일반 여행과는 이런 점이 달라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주말문화여행은 여행지 이해와 탐방 등 획일적인 목표가 아니라 ‘아무것도 안 해도 좋고, 무엇이든 해도 좋은, 배우고 놀며 자립하는 여행’을 목표로 합니다. 또한 사진, 영상, 그림, 연극 등 문화예술을 통해 더 특별하고 기억에 남을 수 있습니다. 대다수의 여행 프로그램은 이미 만들어져 있어서 참가자의 결정권이 적지만, 꼼지락 주말문화여행은 참가자들이 여행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점이 다릅니다.

 

꼼지락 주말문화여행을 통해 이런 경험을 했으면 좋겠어요!

‘다음엔 뭘 해야 하나?’ 고민하지 않고 남는 시간을 여유롭게 느끼고, 주변을 바라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문화예술은 꼭 별도의 시간을 들여 배우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금상첨화고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사업 소개 꼼지락 주말문화여행은?

2013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진행되는 주말문화여행 프로그램인 ‘꼼지락’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며 공정여행 사회적기업인 (주)트래블러스맵이 수행기관으로 참여하는 사업입니다.
 
트래블러스맵은 전국 4개 권역의 사회적기업과 함께 서울경기(트래블러스맵), 강원(동네방네), 전북(이음), 부산경남(부산노리단) 지역에서 5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4회차 커리큘럼이 1기수인 프로그램으로 6개월간 진행하고 있습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글 |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리포터_허지은

열쇠가 상자를 열 듯, 즐거운 현장의 이야기로 여러분의 마음을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