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equity

 
 

인터넷의 발달 덕분에 책 외에도 사람들의 글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시대의 큰 이점이다. 물론 그만큼 신뢰할 수 없는 정보가 범람하기도 하지만, 종종 꽤 괜찮은 글들을 먼 거리에서 그것도 무료로 만나게 될 때는 새삼 인터넷에 감사하게 된다. 오늘은 조금 어깨에 힘을 빼고,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문화예술분야 지식친목계’ 같은 웹사이트로 놀러 가보자.

 

뉴욕에 소재한 프랙쳐드 아틀라스(Fractured Atlas)라는 예술가 지원 비영리 공공기관의 연구부장으로 있는 이안 데이비드 모스(Ian David Moss)는 2007년 10월 예술과 관련된 다양한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 이슈와 연구결과들을 공유하기 위한 온라인 싱크탱크 Createquity.com을 열고 편집장을 맡고 있다. 이 사이트는 현재 예술분야 블로그 중 상위권에 머물며, 수천 명의 독자들을 보유하고 있다.

 

Createquity.com은 ‘창조적 사회를 위한 예술의 역할’에 대한 차세대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 2011년 봄부터 매년 2회씩 ‘Createquity 글쓰기 원정대’를 운영한다. ‘Createquity 글쓰기 원정대’는 예술정책 분야의 연구자 및 저자들이 자신의 독특한 논지가 담긴 글을 미국 국가예술기금(the 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 등을 비롯해 주요 공공기관의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들에게 보여주고, 조언과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제공한다.

 

여러 단계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선정된 2~4명은 4개월 반 동안 편집장 및 유수의 학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과정을 가지게 된다. 이를 통해 1,500단어 규모의 장문원고 2~3개, 800단어 규모 단문원고 2~5개를 자유주제 및 제시된 주제에 따라 작성해야 한다.

– 정부/지역 문화정책 및 옹호활동
– 세계 각국의 문화정책
– ‘숨겨진’ 예술 활동 (아마추어, 거리 예술, 버스킹 등)
– 예술교육 연구 및 정책
– 기술과 문화정책 (문화 맵핑, 데이터 표준치 등)
– 예술의 측정과 지표
– 예술과 타 분야 접목 (지역 커뮤니티 개발, 인지과학, 경제 등)

 

‘Createquity 글쓰기 원정대’는 장문원고 중 1개는 의무적으로 ‘문화정책 도서관(Arts Policy Library)’을 위해 써야한다.

 

이는 문화예술 분야 연구보고서와 전문서적 등이 엄청난 자본과 시간, 노력을 투자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옴에도 불구하고, 정작 현장에 있는 전문가들은 읽을 시간이 없는 현실 때문이다. 그래서 이 ‘문화정책 도서관’은 독자들을 위해 최근 예술분야 주요 서적 및 연구보고서들의 내용을 종합 정리 및 분석해서 제공함으로써, 관련 분야 독자들에게 최대한의 흥미를 유도하고자 마련되었다. 이 카테고리의 모든 텍스트는 1) 간결하게 정리된 요점 2) 통계적 샘플링부터 문제제기의 연관성까지 아울러 논지의 강점을 분석하고 3) 해당 텍스트가 기존 다른 글에 비해 새롭게 주는 정보가 무엇인지를 추론하여, 그를 바탕으로 흥미로운 동향이나 다양한 연계 테마를 도출하는 부분으로 이루어져있다.

 

이 카테고리에는 ‘국경너머 예술교육 정책을 보다’, ‘예술, 문화, 사회적 변화의 섞임’, ‘2008 대중의 예술참여 조사’ 등 언뜻 보아도 재미있어 보이는 제목의 글들이 가득하다. 특히 ‘국경 너머 예술교육 정책을 보다’에서는 국가별 정책특성 및 현황을 비교해놓은 내용이 있어 눈길이 간다.

 

미국 미국

– 2001년 초중등교육법령(ESEA)/’No Child Left Behind을 통해 예술과목을 핵심 학습과목으로 지정
– 예술과목이 핵심과목으로 지정되면서 연방정부의 재정적 지원대상이 되었으나, 주요 교과목 인정 및 재정지원 기준에 차이 발생
– 예술교육관련 대표 재정지원 단체: 미국국립예술기금위원회(NEA), 미국 예술교육모델 개발, 공유 보조금 지원 프로그램(AEMDD) 등

 

호주 호주

– 미국과 유사한 공교육 체계(K-12)를 가졌으며, 주정부 및 지방정부가 통솔함
– 호주 교육과정, 평가, 보고 당국(ACARA)이 새롭게 교육과정 개발/실행을 담당하면서, 예술 5개 분야(시각예술, 음악, 무용, 연극, 미디어 예술)에 체계적 교육과정 마련(2014년 2월 최종안 발행예정)
– 의무 예술교육 시간: 초등학교 연 100~120시간, 중학교 연 160시간으로 증가
– 문제점: 예산분배 및 교과과정 편중에 의한 예술교육내부의 장르별 분열, 예술교육, 예술분야 재정지원 감축 등

– 주요단체: 호주 예술위원회(주/지방정부 교육 분과 관리 하에 학교-전문예술 분야 간 파트너십 효과성 연구 및 예술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지원)

 

브라질 브라질

– 2000년, 국가교육계획(PNE) 수립, 2016년까지 기본의무교육 확대 (7-14세 → 4-17세) 추진, 학교 예술교육의 중요성 강조
– 2010 국가문화계획: 시민의 권리로서의 문화, 상징적 표현으로서의 문화, 경제발전의 중요요소로서의 문화의 원칙수립
․ 문화부: ‘교육 및 문화 융합 국가정책’ 수립, 교사연수, 문화단체 및 학교 간 파트너십 구축
․ 교과부: 더 많은 교육(More Education) 프로그램을 통한 문화단체 협력학교 재정지원

 

캐나다 캐나다

– 중앙정부 및 국가부처/교육부 존재하지 않으며, 철저히 지역단위의 정부조직 운영
– 각 지방정부에 따라 예술교육 정책 및 프로그램이 각기 다르게 나타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국제적 예술교육 표준에 상응
– 다양한 예술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정부와의 교류를 확대함으로써 지역정부로 하여금 보다 광범위한 지원, 협력, 교류의 필요성 주지
– 정부공식지원 예술교육프로그램
․ 아츠스마트(ArtsSmarts): 캐나다지역 비영리 단체, 부유-빈곤지역 격차해소를 위한 학교 내 창의적 프로그램 개설, 국가연구 및 대화증진을 위한 지식교류 컨퍼런스 개최
․ 캐나다 예술 학습 네트워크: 예술과 학습 성취도 간 관계성 연구 등

 

중국 중국

– 중국은 현재 ‘가오카오(gaokao)’라는 경쟁이 치열한 국가시험을 통해 특정학생에게만 장학금을 제공하는 고등교육지원체계를 운영 중이며, 이러한 경쟁체제의 교육과정에서 예술교과 과정은 비교적 그 중요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인식
– 2001년 중국 초등교육과정 개정: ‘학생들의 혁신적, 실용적 능력 향상과, 창의적 사고력을 증진한다’는 목표에 따라, 시각예술 및 음악 교과과정 의무교육시간을 주 2시간으로 지정(고등학교는 주 1시간 예술증진 교육 실시)
– 방과 후 예술교육 프로그램은 도시지역의 학생을 중심으로 운영중
– 현재 중국 유수의 대학에서는 예술교육개혁을 추진 중에 있으며, 주로 북미/유럽대학의 교육과정을 벤치마킹 중. 이러한 흐름이 중국 학교 및 고등교육기관으로 하여금 예술을 중요하게 인식하게 하는 계기로 작용

 

독일 독일

– 독일연방 교육연구부,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 문화‧방송통신위원회(연간 8천만 원 예산의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운영)가 각각 예술교육을 지원, 실행, 관리하는 총괄부서 보유
– 교육과정 및 체계의 통합적 관리는 주정부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2003년 초등교육과정 및 기준 개정
– 정부지원현황
․ 2001-2007, 교육부 및 가족부는 예술분야에만 연간 126~140억원 지원
․ 교육부 지원 방과 후 문화교육프로그램에 연간 440억원 지원
– 기초, 직업, 중등, 고등교육별 체계적 예술(시각예술 및 음악)교육 의무 이수제 도입
– 현재 독일은 예술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 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질적평가 및 내실 추구
– 중앙정부 및 국가부처/교육부 존재하지 않으며, 철저히 지역단위의 정부조직 운영

 

Createquity.com은 웹사이트라는 장점을 활용해 예술 분야 정보의 신선도, 정확성, 전문성 등을 모두 갖추어 현장에서 필요한 학문적 소스들을 구미에 맞게 가공하여 제공할 뿐 아니라, 글쓴이의 발전을 위해 현장 전문가들의 피드백까지 신속하게 공유하고 결과물 역시 빠른 확산을 도모하는 꽤 창의적인 시스템으로 보인다. 물론 확고한 리더십과 지식인들의 노동력 투자가 밑거름이 되어야 하는 전제는 있으나, 학계 및 현장 전문가와 다양한 연구자들이 상호 시너지 효과를 위해 연결되는 점점이 다양하게 파생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는 새로운 형태의 싱크탱크이다. 향후 여기서 생산되는 콘텐츠 뿐 아니라 운영형태의 긍정적 변화양상 및 영향력에도 주목해볼만 하다.

 
 

정리 | 국제교류팀 박보연

 

참고자료 및 이미지 출처
createquit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