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5일 햇볕이 따사로웠던 토요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특별한 백일장이 열렸습니다.

 

‘르떼’ 배 백일장
주제: 말을 걸다

 

보통의 백일장과는 달리 어르신부터 아이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통이 큰 ‘르떼’가 큼직큼직한 칸이 그려진 63자 원고지를 준비했지요. 칸이 커서인지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속마음을 시원시원하게 써내려갔습니다.

 

“엄마한테 말을 건다. 한참을 고민하고 말을 건다. 이걸 허락해 줄라나? 생각하고 말을 건다.”
“딸이 11살이 되니까 예전 같지 않다. 잘 토라지기도하고, 혼자 비밀이 많아졌다. 말걸고 싶지만 눈치를 본다”

 

나란히 선 모녀는 약속이라도 한 듯 완성한 글을 꺼내 보이며 딸은 엄마에게, 엄마는 딸에게 말을 걸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서로의 글을 확인하고서 깜짝 놀랐을 것 같네요. 평소에 꺼내지 못했던 속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겠지요?

 

 
 

학창시절, 백일장에 나가 빈 원고지를 보고 있노라면 무엇이든 멋진 글을 써내야 한다는 부담이 느껴지지 않았나요?
주제를 봐도 별로 쓸 만한 말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을 때에는, 나의 속마음을 들여다보세요. 요즘 너무 바빠서 피곤했던 일,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 싫은 마음, 따분한 일상에서 나를 꺼내줄만한 즐거운 일들. 내 자신이나 주변의 사람들, 혹은 모르는 사람들 그 누구에게라도 좋으니 글로 말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르떼’ 배 백일장

‘르떼’배 백일장은 2013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을 맞아 아르떼 페이스북 오프라인 이벤트로 기획되었습니다. 백일장의 주제는 ‘말을 걸다’로 올해 주간행사 슬로건인 ‘문화예술교육, 말을 걸다’에서 따왔습니다. 백일장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참여해, 글을 통해 자신과 주변에게 말을 걸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출품작은 아르떼 페이스북 갤러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