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브랜드 중 하나인 프랑스의 루이비통(Louis Vuitton)은 오래 전부터 예술 활동을 후원해온 전통이 있다. 명품 브랜드답게 그 활동은 대개 고객을 위한 VIP 전시회나 유명 예술가들의 전시 후원에 집중되어 왔다. 그런데 2010년, 루이비통은 기존까지와 전혀 다른 형태의 프로젝트인 ‘루이비통 영 아츠 프로젝트(Louis Vuitton Young Arts Project, 이하 ‘LVYAP’)를 시작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유명 예술가의 전시를 위한 프로젝트도, 그들의 주요 고객의 문화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도 아니다. 루이비통의 신상품을 사기 위해 매장에 들어서는 고객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사회적, 경제적으로 취약하고 문화적 혜택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젊은이들을 위한 예술교육 프로젝트이다.

 
 

루이비통 영 아츠 프로젝트 (Louis Vuitton Young Arts Project)

 

루이비통은 2010년부터 영국을 대표 미술관 5곳 테이트 미술관(Tate Gallery), 사우스 런던 갤러리(South London Gallery), 사우스뱅크 센터(Southbank Centre)의 헤이워드 갤러리(Hayward Gallery), 왕립미술원(Royal Academy of Arts), 화이트채플 갤러리(Whitechapel Gallery)와 파트너십을 맺고 £1m(약 17억 원)의 재정을 후원해 왔다.

 

또한 루이비통은 ‘LVYAP’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5개의 갤러리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예술 활동들을 더욱 장려하고 후원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진행되는 이 예술교육 프로그램은 13세부터 25세의 학생들에게 영국 현대 미술계를 이끌어가는 미술관 디렉터, 큐레이터, 예술가, 콜렉터 등을 직접 만나는 기회를 제공한다. 각각의 미술관에서 5명의 패널들이 구성되어 런던 내 학교 또는 커뮤니티 그룹 안에서 참여 학생을 선정하게 된다. 루이비통은 ‘LVYAP’의 목적이 “젊은이들이 일상에서 혹은 직업으로 어른이 되어서도 이어갈 수 있는 예술을 위한 즐거움과 열정 그리고 탐구심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루이비통은 기존에 해오던 유명 예술가, 대형 갤러리들의 유명 전시 후원, 예술상 주최 등 기존의 추구해온 예술후원과는 사뭇 다른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을까?

 
 

LVYAP 프로젝트의 배경

 

이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고민은 2010년 영국 런던의 뉴 본드 스트리트(New Bond Street)에 새롭게 루이비통 매장을 열면서 시작되었다.

 

루이비통의 영국&스칸디나비아 지사 상무이사인 수 휘틀리(Sue Whitely)는 “2010년 당시 영국의 경제 불황기를 고려했을 때 이전보다 소소하고, 배려하며, 협력하는 접근 방식이 분명히 필요했다. 루이비통은 이미 영국의 대표적인 미술관인 테이트 브리튼과 영국왕립미술원 등의 주요 전시를 후원하고 있었고, 런던에 기여하고 그들의 문화의 한 부분에 동참하길 바라왔다. 무엇보다도 루이비통은 수동적인 후원에서 적극적인 협력을 하기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휘틀리는 우선 테이트 미술관 전시 후원을 통해 인연을 맺은 크리스 오필리(Chris Offili)의 소개로 런던 시내의 문화예술로부터 소외된 지역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문예창작 수업(Poetry Slam: 드라마, 작문, 화술을 결합한 시적 퍼포먼스) 현장을 찾았다. 참가한 아이들 대다수는 가족 간의 관계가 깨어졌거나, 알코올 중독 혹은 약물 중독인 부모님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이었다. 워크숍은 아이들이 자신들이 처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왔다. 휘틀리는 이 아이들을 통해 삶을 바꾸는 문화의 힘을 깨닫게 되었고, 예술과 교육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제 마음을 움직였던 것은 이 아이들이 경험하는 과정과 그들에게 변화를 가져오는 워크숍의 효과였어요. 절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어요.”

 

그 이후 ‘LVYAP’를 기획하기 위해 런던의 주요 미술관들의 대표를 직접 찾아가 프로젝트를 위한 협력방안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있는 사우스 뱅크 센터의 예술감독 주드 켈리(Jude Kelly)는 “처음에는 그저 학교 숙제를 하기 위해 적당한 장소를 필요로 하던 아이들이, 이곳에 와서 예술에 대해 열정적인 학생들이 되었다. 몇 명의 학생들은 예술과 관련된 직업을 찾았고 3명의 아이들은 현재 영화 연출 공부를 하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RECREATIVE, 예술을 통해 소통하는 젊은이들만의 온라인 공간

 

Videowww.REcreative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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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LVYAP’에 참여한 모든 학생들은 갤러리의 그림, 조각품을 눈으로만 관찰하는 것이 아니다. 직접 예술가와 전문가를 찾아가 어떻게 예술품이 완성되는지, 기초 작업부터 전시까지 전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된다. 학교나 가정에서는 절대 접할 수 없는 경험을 ‘LVYAP’를 통해 체험하므로, 학생들은 예술에 대한 시각을 점점 더 넓혀 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LVYAP’에 참여한 학생들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전적으로 반영한 ‘LVYAP’의 플랫폼인 ‘REcreative UK’라는 사이트가 만들어졌고, 학생들은 이곳에서 예술에 관해 토론하거나 각자의 예술 작품들을 공유한다. 이 공간은 예술이라는 하나의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소통할 수 있는 젊은이들만의 축제의 장인 셈이다.

 

영국 런던의 시장인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은 2010년 인터뷰에서 “LVYAP는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젊은이들에게 보다 긍정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문화를 융성하려는 영국 시청의 노력과 일맥상통한다. 런던은 이와 같이 어떻게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지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기업들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통해 LVYAP프로젝트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기대를 표한 바 있다.

 

사회적 책임을 가진 기업들의 예술교육에 대한 노력과 끊임없는 투자는 반드시 한 나라의 예술을 풍요롭게 하고, 예술 인재들의 독특한 창의성을 기르는 데 큰 주춧돌이 된다. 3년간의 프로젝트가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LVYAP’는 명품 브랜드의 예술후원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발견할 수 있다. ‘LVYAP’와 같이 젊은이들을 위한 그리고 자라나는 다음 세대를 위한 더욱 섬세하고 시대에 맞는 예술교육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기를 바란다.

 

ㅡ손미령 해외리포터(영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