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에게도 필요한 인간관계 지침서

김국태, 김기용, 김진숙, 이수석 외 지음 |
팜파스 | 2013.01.10

 

 

친구는 특별한 존재이다. 청소년기의 친구는 더욱 특별한 관계인데, 친구를 통해 나와 다른 세계와 접하고 친구 관계가 곧 내 미래의 인간관계를 규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구와의 갈등은 무엇보다 더 괴롭다.

 

열일곱 살의 나는 친구와 어떤 관계에 있어야 할까? 청소년의 가장 현실적인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학교 현장의 선생님들이 친구들과 잘 지내는 법에 대한 조언을 하고 나섰다. 청소년 교육 현장에서 나온 조언이다 보니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다소 지도하려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우리 청소년들이 뭔가 심적인 갈등이 생겼을 때 의지하고 참고할 수 있는 지침서로서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사람 사이의 소통에 문제가 생겼다면 그것은 ‘두려움’과 ‘무관심’ 사이에서 발생한다. 외톨이가 될까 두렵거나 막연한 피해의식에 시달리기도 하는가 하면 그런 상대방의 고통을 무관심하게 받아들여 쉽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이러한 심적 갈등은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고통을 준다.

 

17살 청소년은 매우 민감하다. 자기 인식이 객관적이지 못하고 환경 인식 또한 지나치게 주관적인 나이이다. 누구나 이 시기를 겪은 사람들은 이때의 고통이 얼마나 오랫동안 인생에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다. 이때를 쿨하고 가볍게 넘길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축복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이 책은 자신과 친구에게서 그 해결책을 찾으라고 말한다.

 

개와 고양이는 늘 싸울 수 밖에 없대요. 서로 신호가 다르니까요. 개는 반가우면 꼬리를 세우는데 고양이는 그걸 상대방에 대한 긴장의 표시로 받아들여요. 친구 관계에서 갈등은 대부분 상대방의 신호를 잘못 받아들일 때 생겨요. 친구와 약속 하나 해 봐요. 서로의 신호를 잘 해석할 수 없을 때 솔직하게 털어놓기. 그러면 서로 공연히 마음 태우는 일을 줄일 수 있을 거예요.

– ‘난 나름 배려라고 생각했는데……’ 중에서

 

인간은 자기와 다른 방식의 소통에 적대적이기까지 하다. 낯선 것은 두려움을 자극하고 마음을 방어적으로 만들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공격성을 자극하는 법이다. 그것이 여기서 말하는 친구 사이의 ‘긴장감’이다. 비단 청소년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청소년은 이런 문제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여기서 제안하는 해결책은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라는 것이다. 솔직함은 불필요한 마음의 소모를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기까지 가려면 정말 용기가 필요하다. 내 틀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고 인정하는 용기인데, 그것을 배우기 위해 나 자신을 먼저 잘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평소에 다양한 나와 친해 두는 게 좋아요. 내 안에 있는 내가 이상하게 변하지 않도록,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내 모습들을 잘 이끌고 갈 수 있도록. 그러려면 늘 직간접적으로 많은 경험과 생각을 쌓아야 해요. 친구들을 바라볼 때에도 마찬가지예요. 친구들이 보이는 의외의 모습에 당황하지만 말고 먼저 그 모습을 인정해 보려고 노력하는 건 어떨까요?

– ‘가끔 다른 내가 나타나 당황스럽다’ 중에서

 

결국 다양한 인간관계의 경험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경지에 다다르기까지 겪어야 하는 진통은 피할 수가 없다. 이 성장통이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으려면 ‘나부터 변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나를 알고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나의 고정관념에 유연함을 주려는 노력이다. 청소년이 아닌 당신도 잘 갖추기 힘든 덕목이다.

 

사실 친구와의 심리적인 갈등에서 비롯된 고통은 정면돌파 해서 이겨내는 수 밖에는 길이 없다. 그 과정에서 표류하거나 좌절하지 않도록 누군가 도와줄 수 있다면, 적어도 청소년의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와 닿는 조언이라도 쉽게 얻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 곳곳에서 그런 노력들을 발견하게 된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간 후에도 인간관계 문제는 늘 여러분을 천국과 지옥을 오가게 할 거예요. 순간순간 용기를 갖고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반드시 천국에 더 오래 머물 수 있으리라 믿어요.

– ‘타인, 지옥이기도 하고 천국이기도 한’ 중에서

 

인간관계의 문제는 평생 우리를 괴롭힌다. 대처하기에 따라 당신의 현실은 천국이 될 수도 있고 지옥으로 변할 수도 있다. 과연 어떤 것이 현명한 대처법일까? 저자인 일곱 명의 선생님들이 주는 현실감 넘치는 조언들을 곳곳에서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