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

사람에 주목합니다_ 문화예술교육 현장 곳곳의 사람을 찾고, 만나고 이야기를 전합니다.

예술과 기술, 교육의 균형이 만드는 빛나는 순간

김선혁 레벨나인 대표, 고명지 히스토리아트랩 대표

#1. 몇 년 전 여행을 떠났을 때, 여행지에서 우연히 눈에 띈 광경. 버스의 옆자리에 젊은 부부와 아기가 앉아있는데, 아기가 ‘태블릿’을 앞에 두고 화면 위에 손짓을 하며 이미지를 넘기고 있었다. 그 행동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거의 직관적으로 알고 있었다는 듯이.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 것은. 과거 내가 필기구를 손에 잡고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암기를 하고 사전을 찾던, 거의 인류 역사의 수백 년간 지속되어 온 교육의 방식이 바뀌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로부터 몇 년도 지나지 않아, 요즘 어린이들은 모두

인간, 컴퓨터, 도래할 예술

여운승 이화여자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 교수

최근 우리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 피로감을 넘어 위협감마저 느끼는 경험을 일상적으로 겪는다. 그중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기술사회에 대한 표현이 아닐까. 스마트폰이 생활 지형을 서서히 바꾸어 온 지 십 년 가까이 되었다. 이제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고도화된 지능정보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화, 인공지능화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설명을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지 체감하기 어렵다. 그 연장선에서 문화예술교육 역시 이러한 변화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접근해야 할지, 어떤 시도가 의미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이러한 질문을 안고 예술, 테크놀로지, 교육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에

교실 속에 꽃 피어난 ‘우리들의 문화예술 프로젝트’

권나무 천안 신부초등학교 교사·뮤지션 인터뷰

늦은 오후, 학생들이 모두 하교한 6학년 1반 교실엔 아직도 온기가 가득했다. 봄 햇살 때문만은 아니었다. 음악이 없어도 음악적인 교실, 액자가 없어도 사방이 미술 작품으로 가득한 교실. 그 교실에서 권나무 선생님을 만났다. 6학년 1반에는 두 그루의 나무가 있다. 한 그루는 교실 뒤편에 아이들이 직접 그려 만든 학급나무이고, 다른 한 그루는 그 나무를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권나무 선생님이다. 교실 뒤편의 나무는 여러 모양의 잎들과 색이 여러 줄기로 나뉘어 풍성하고 조화롭게 그려져 심겨있다. 하루 만에 그릴 수 없는 크기이고, 한 사람이 그릴 수 없는

문화예술교육 현장 비평이 필요한 때
‘세상에 나쁜 예술교육은 없다’

고길섶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기획자 인터뷰

문화예술교육이라는 거울을 통해 예술교육 현장을 비평하다 예술교육 좀 하는 전북 부안 출신 문화비평가 고길섶. 문득 그의 이름이 궁금해졌다. 진짜 길섶이란다. ‘이름대로 산다’는 말을 믿지 않더라도 적어도 그의 이름에는 그의 존재와 개성을 가름할 수 있는 어떤 사연이 있지 않을까? 어머님이 고추밭 농사일을 하다 길가에서 낳았다는 출생의 비밀(?)이 있었다(호적에는 분명 한자 이름인 ‘길섭’이지만 자기 맘대로 길섶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길섶’이라는 이름은 낭만적이고 목가적인 느낌을 주는 예쁜 우리말이다. 길가, 길 어깨, 길의 가장자리의 의미처럼 그가 접하는 세계는 분명 중심이 아닐 것이다. 주변과 경계에

예술과 예술교육의 경계 없는 과정을 나누다

사진분야 학교 문화예술교육 예술강사 고정남 작가

‘우리는 예술가(ㅇ)사’ 아이쿠, 이거 어떻게 읽는 걸까? 예술가사? 예술강사? 예술가앙~사? 예술가(와!) 예술사? 도대체 독음이 난해한 전시 제목에 물음표를 잔뜩 달고 충무로의 작은 전시장을 찾았다. 6명 사진가의 작품과 아이들의 모습이 눈길을 끄는 이 전시는 사진분야 학교문화예술교육 예술강사(이하 학교 예술강사)들의 사진전이었다. 사진분야 학교 예술강사가 유난히 적은 수만 선발되었던 2011년, 2기로 모인 이들은 7년차 예술강사들의 활동과 학교 현장을 보여주자는 말에 의기투합하였고 그 작은 결과가 이 전시다. “사진 예술을 하는 예술가와 사진을 가르치는 예술강사라는 위치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며 겪은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학교 현장에 대해, 그리고

당신이 생각하는 ‘문화예술교육’은?

2018년, 내가 경험하고 싶은 문화예술교육?

‘활력소’, ‘지속성’, ‘열정의 땀방울’, ‘수적천석’, ‘가랑비’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총 11인으로부터 미니 인터뷰를 통해 들은 주요 문화예술교육 키워드다. 새해를 맞이하여, 여느 때보다도 긍정적이고 희망찬 문화예술교육의 청사진을 지금부터 들어보자. 2018년, 내가 배우고 싶은 문화예술교육? “가족들이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몸을 움직이는 미술 체험 활동이 있는 걸로 안다. 아이들이 물감을 묻히며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생각만 해도 좋을 것 같다. 노래를 좋아해서 합창단 활동을 오래 했었는데, 성인이 돼서 그런 기회가 없었다. 만약 기회가 생긴다면, 합창단에 들어가고

Let’s get it!

김설진 문화예술 명예교사(안무가)

대중들에게 춤의 신, ‘갓설진’으로 불리는 김설진 안무가. 그는 학창시절 춤이 너무 좋아 친구들과 모여 모든 곳을 무대 삼아 춤을 추었고, 그것이 곧 꿈이 되었다. 근사하고 훌륭한 것을 해내지 않아도 나를 찾는 과정과 시도가 진짜 공부임을 말해주고 싶다는 그는, 2017 명예교사 사업 <특별한 하루> 프로그램을 통해 모교인 제주 제일중학교 학생들과 만났다. 무엇이든 잘해야만 한다는 사회적 기준을 탈피하여, 자신에 대해 먼저 생각하고 이해하는 일이 청소년 시기에 선행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김설진 안무가. 그가 춤을 통해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며 자신을 관찰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시각을

미디어 아트의 주인공은 기술이 아닌 사람

박훈규 문화예술 명예교사(그래픽 디자이너 & 파펑크 스튜디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최근 전시 뉴스나 문화 이벤트 관련 소식을 들을 때 가장 빈번하게 듣게 되는 용어가 미디어 아트다. 박훈규 그래픽 디자이너는 이 생경한 동시대 미술을 그래픽 작업물은 물론 프로젝트 그룹 활동 등을 통해 구체적 이미지로 구현하는 이다. 음악과 영상, 비쥬얼과 사운드가 맞물리며 만들어내는 새롭고 역동적인 형상이 그의 주요 작업 대상이다. 디자인 관련 업종에서 일하는 40대 이상의 남녀라면 그를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여행자’로 기억할 것이다. 지난 2005년 출간한 <언더그라운드 여행기>와 2007년 <오버그라운드 여행기>는 박훈규라는 청춘을 세상에 알린 신호탄 같은 것이었다. 책이 아닌 길에서 채집한

소리를 찾아 떠나는 특별한 여행

사운드아티스트 정만영 작가 -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주말문화여행 프로그램 참여 예술가

우리는 왜 여행을 떠날까?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낯선 장소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 그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먹거리들을 처음 맛보며 느끼는 기쁨은 우리의 지친 심신을 깨우는 기분 좋은 자극이 된다. 이렇듯 여행지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모든 낯선 경험이 여행의 참 묘미라면, 여행지에서 새로운 소리에 귀 기울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 궁금해진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함께 예술을 매개로 자신만의 여행을 만들어 나가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주말문화여행 프로그램의 사운드아티스트 정만영 작가를 만나보았다. 소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발상이 독특하다. 작가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예술은 사회 구성원이 민주적으로 평등하게 누려야 할 권리

하반기 아르떼 아카데미 해외전문가 연계연수 TAT Lab 프로그램 교육강사 인터뷰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5일까지 하반기 아르떼 아카데미 해외 전문가 연계 연수 프로그램 ‘티칭 아티스트 트레이닝 랩’(Teaching Artist Training Lab, 이하 TAT Lab)이 한라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연수는 참가자를 달리하여 1차, 2차에 걸쳐 각각 3일간의 워크숍으로 진행되었지만, 본래 TAT Lab의 전체 프로그램은 8개월 동안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이다. 총 3회의 집중적인 워크숍과 더불어 워크숍과 워크숍 사이에는 전화 상담, 개별 학습계획 수립(과제 수행), 현장실습 등의 그룹활동이 진행된다. 이는 단기간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대부분의 예술강사 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달리 TAT Lab 만의 차별화된 특징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무용, 테크닉을 넘어 심리치료로 재탄생하다

추언아 예술치료사

무용은 많은 사람에게 낯설고 어려운 분야다. 왜 그럴까? 무용이란 몸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하는데, 우리가 몸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말은 우리 사회가 마음에 대해 외면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몸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이 몸과 마음에 대한 무지로 인한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요즘 뉴스에서 접하는 우울한 사건들은 마음의 문제로부터 기인한 것이 많아 보인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그로부터 다양한 범죄가 잇따르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이 안게 되는 트라우마는 또 다른

청년작가와 예술강사 사이의 균형을 찾아서

2017 학교 예술강사 지원사업 사진 분야 김서정 예술강사 인터뷰

제주문화예술재단 2층에 마련된 ‘창작공간 이층(利層)’ 작업실에서 김서정 예술강사를 만났다. 제주에 이주한 지 3년 차. 사람도 환경도 낯선 조건이다. 작가 활동과 가르치는 일에 대한 의욕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런 갈등에도 그가 일궈낸 활동들의 궤적은 뚜렷하다. 그는 예술가이다. 그래서 마을의 지킴이를 자처하며 진행한 ‘위병소 미술관’ 프로젝트는 지역 주민들에게 마을과 공간의 의미를 새롭게 반추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동시에 그는 예술강사다. 아이들과 함께 진행한 ‘우리 동네 소개하기’ 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나고 자란 마을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이미지가 범람하는

학생들과 즐겁게 작품 하나 만들자!

2017 학교 예술강사 지원사업 문해복 영화 분야 예술강사 인터뷰

글자보다 그림, 그림보다 영상에 익숙한 요즘의 청소년들과 영화로 만나는 일은 긍정적인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문화예술교육으로서의 영화 수업은 단순히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나’를 둘러싼 환경을 돌아보고 자신의 관점을 담아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매체를 이용한 소통의 방식’을 배우게 된다. 이맘때면 늘 학생들의 작품에 대한 고민과 편집 작업으로 바쁠 시기지만, 잠시 일을 내려놓고 영화 예술강사로 8년이라는 긴 여정의 이야기를 들려줄 문해복 예술강사를 만나보았다. Q. 어떠한 계기로 예술강사

문화예술교육, 대체할 수 없는 긍정의 에너지

2017 학교 예술강사 지원사업 홀트학교 강정근 교사 인터뷰

장마 막바지에 찾은 홀트학교(Holt School)에는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방학인데도 가야금과 모둠북 소리가 비를 뚫고 뚜렷하게 들려왔다. 단정하게 정돈된 교정의 이층 건물은 오롯이 국악 수업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어 이 학교가 국악 수업에 쏟는 정성과 그간의 성과를 짐작할 수 있게 했다. 홀트학교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에 있는 특수학교이다. ‘사랑을 행동으로’라는 교훈 아래 특수교육 대상자의 심신의 조화로운 발달을 도모하기 위한 언어치료, 감각운동지각훈련, 작업치료의 치료교육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홀트학교에서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2017 학교 예술강사 지원사업과 관련하여 국악 예술강사가 파견되어 활동하고 있는데, 다른 학교에 비해 담임교사와

‘모다드렁 허게맛심’(‘모두 다 같이 합시다’의 제주 방언)

문화파출소 제주서부 운영단체 인터뷰

무더운 여름, 습한 제주도 날씨 때문에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오늘은 뒷마당에서 쪽 염색을 하는 날이다. ‘모다드렁 허게맛심’(모두 다 같이 합시다)이라는 제주도 방언이 웃음 소리와 함께 들려온다. 다양한 연령대의 수강생들은 뒷마당에 모여 집에서 가지고 온 옷을 진한 감색 염료에 담가 쪽 물을 들인다. 낡은 옷이 새 옷으로 다시 생명력을 갖게 되는 순간이다. 문화파출소 제주서부는 작년 말 전국에서 두 번째로 문을 열었던 곳이다. 용담지역은 제주공항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있지만, 문화 소외지역이다. 그곳에 위치한 문화파출소 제주서부는 깔끔하게 재단장 된 단정한 2층 건물로

무용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말하다

KCP 우수 교육 프로그램 수료과정 ‘몸으로 상상하기’ - 남정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남정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자 무용가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보면 그녀의 대표작 <우물가의 여인들>이나 <빨래>와 같은 작품이 먼저 떠오른다. 한국 여성성에 대한 물음과 특유의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토속적인 내음이 물씬 풍기는 한국적 현대무용 작품으로 기억된다. 그러한 그녀를 교육자로 다시 만났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초·중·고등학생 대상 우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중점을 둔 ‘KCP(KACES Certificate Program) 우수 교육 프로그램 수료과정’을 준비하고 있었다. 예술교육자 및 전문가들의 재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면서 제도 교육이라는 틀 안에서 예술교육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화두를 던져보고 싶었다. 예술교육자라면 응당 고민했을